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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회연속 올림픽行③]AG 금메달에 올림픽 본선행까지, 또 해낸 '학범슨'

등록 2020.01.23 01: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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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새로운 것을 갈망하는 '공부하는 지도자'

[서울=뉴시스]김학범 감독 (사진 = 대한축구협회 제공)

[서울=뉴시스]김학범 감독 (사진 = 대한축구협회 제공)

[서울=뉴시스] 권혁진 기자 = 국내 축구계의 대표적인 '비주류'로 통하는 김학범 감독이 또 해냈다. 2년 전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감동을 선사하더니 이번에는 9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이라는 쉽지 않은 일을 달성했다.

한국은 22일 오후 10시15분(한국시간) 태국 랑싯의 탐마삿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호주와의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준결승에서 2-0으로 승리, 결승 결과에 관계없이 이번 대회 상위 3개팀에 주어지는 2020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했다.

김 감독이 다시 한 번 한국 축구계에 큰 선물을 안겼다. 

김 감독의 선수 시절은 화려함과 거리가 멀었다. 명지대를 거쳐 국민은행에 입단했지만 큰 주목을 받지 못한 채 축구화를 벗었다. 은퇴 후 잠시 은행원으로 일하기도 했던 김 감독은 국민은행에서 본격적인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그가 축구계 전면에 이름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은 1996 애틀랜타올림픽 때였다. 아나톨리 비쇼베츠 감독을 보좌하는 코치로 U-23 대표팀에 합류했다.

비쇼베츠 감독 아래에서 경험을 쌓은 김 감독은 성남으로 자리를 옮겼다. 1998년부터 7년 간 차경복 감독 아래에서 숱한 영광을 합작했다.

그의 진가를 지켜본 구단은 2005년부터 지휘봉을 맡겼다. 이듬해 김 감독은 성남을 K리그 우승으로 이끌며 기대에 보답했다. 2008년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팀을 떠난 김 감독은 2010년부터 잠깐의 중국 생활을 마친 뒤 2012년 강원FC를 통해 K리그에 복귀했다. 성남(2014~2016), 광주(2017)에서도 선수들과 호흡했다.

 '공부하는 지도자'로 혁혁한 업적을 남긴 김 감독은 2018년 2월 U-23 축구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했다. 연령대별 대표팀이긴 했지만 김 감독이 대표팀 수장으로 임명된 것은 이때가 처음이다.

[방콕=뉴시스]김학범 감독이 20일 태국 방콕의 알파인 풋볼 캠프 훈련장에서 선수들에게 지시하며 활짝 웃고 있다. (사진 = 대한축구협회 제공)

[방콕=뉴시스]김학범 감독이 20일 태국 방콕의 알파인 풋볼 캠프 훈련장에서 선수들에게 지시하며 활짝 웃고 있다. (사진 = 대한축구협회 제공)

당면 과제는 그해 8월로 예정됐던 아시안게임이었다. 당시 김판곤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장은 "(김 감독은) 철학과 단기 대회를 준비하는데 필요한 요소 등 명확한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단기전에 대한 노하우와 준비사항을 자세히 설명했다"고 소개했다.

김 위원장이 그린 '장밋빛 미래'가 그대로 실현됐다. 6개월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김 감독은 자신의 노하우를 모두 쏟아냈다. 축구라는 공통분모 아래 어린 선수들과의 소통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그 결과 한국은 이란(2-0), 우즈베키스탄(4-3), 일본(2-1) 등 강호들을 차례로 쓰러뜨리고 시상대를 정복했다. 손흥민(토트넘)이 병역이라는 큰 부담을 덜고 맘 편히 해외에서 활약할 수 있는 것도 이때의 금메달 때문이다.

아시안게임의 대성공으로 김 감독과 U-23 대표팀과의 연은 도쿄올림픽 최종예선까지 이어지게 됐다. 김 감독은 만만치 않았던 이번 대회를 또 다시 성공으로 마무리했다.

한국은 중국과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답답한 모습으로 불안감을 자아냈지만 경기를 거듭하면서 숨겨뒀던 발톱을 드러냈다. 체력 저하를 우려해 로테이션을 돌린 김 감독의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 교체 카드는 매경기 적중했다.

김 감독의 다음 무대는 올림픽 본선이다. 한국은 2012년 런던 대회 때 이후 8년 만의 메달을 노린다.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학범슨'의 노력과 재능이 더해진다면 영광 재현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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