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책]'크게 이루고 싶다'면 7단계…'넛지 실천편'

[서울=뉴시스]넛지 실천편. (사진 = 별글 제공) 2020.01.2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임종명 기자 = '팔꿈치로 슬쩍 찌르다', '주의를 환기시키다'. '넛지(Nudge)'라는 단어의 본래 뜻이다.

그러나 2009년 리차드 탈러 시카고대 교수와 캐스 선스타인 하버드대 교수의'넛지' 출간 이후 그 의미가 달라졌다.

이들의 저서에서 넛지는 '타인의 선택을 유도하는 부드러운 개입'을 의미하는 용어로 쓰였다. 즉 상대의 선택을 유도하는 일종의 설계인 셈이다.

상대가 사회적으로 올바른 선택이나 행동을 하기 바라거나, 내가 원하는 선택을 하도록 유도할 때 사용된다. 예컨대 지하철 끝자리를 분홍색으로 꾸며 임산부를 배려토록 한다거나 한여름 해수욕장에 LED 전등을 설치해 쓰레기 투기를 하지 못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저자들은 우리는 일상의 모든 순간 넛지를 당하고 있다고 말한다. 넛지는 보이지 않는 듯해도 어디에나 존재해 나도 모르게 나의 선택을 이끌고 있다고 설명한다.

넛지 실천편은 리차드 탈러 교수가 고문으로 활동하는 사회적 기업 행동통찰팀(The Behavioural Insight Team), 일명 '넛지팀'의 오웨인 서비스와 로리 갤러거가 펴냈다.

이들은 경제학 분야 뿐 아니라 공공 분야까지에도 적용돼있는 넛지 이론을 스스로 활용할 수 있도록 재정립했다.

요점은 아무리 크게 이루고 싶다 하더라도 작고 구체적인 과정이 없으면 목표를 이루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는 구체적인 실천 방법에서는 차이를 나타내지만 최근 몇 년 새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습관형성에 대한 이론들과 흡사하다. 다만 넛지를 녹여냈다는 점이 차이점일 수 있겠다.

저자들은 '크게 이루고 싶다면 작게 생각해야 한다'는 주제 아래 셀프 넛지를 일곱 개 단계로 구성했다. 결정, 계획, 약속의 조건, 보상, 목표, 피드백, 노력 등이다.

'결정' 단계에서는 하나의 목표에만 집중하고 명확한 대상과 기한을 설정할 것, 다음 '계획' 단계에서는 간단하고 명확한 실행 가능 계획을 세우고 습관화한다.

3단계 '약속의 조건' 부분이 돋보인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약속을 한 뒤 이 내용을 일종의 서약서처럼 쓰고 주변에 공표하라는 내용이다. 친구나 동료 등 적절한 심판을 세우는 것도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권한다.

약속까지 했다면, 이를 지켰을 경우 되돌아올 보상을 정하는 단계다. 다만 그 보상이 무엇을 위한 것인지, 충분한 의미가 있는 보상을 받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보상은 동기부여가 되어 약속을 계속 지켜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5단계는 주변 사람들과 '목표'를 나누고 도움을 받도록 할 것, 6단계는 적절한 '피드백'을 받아 현재 상태를 돌아보고 나아갈 방향을 바로 잡는 단계이다. 마지막 7단계는 '노력'이다. 집중해서 노력하고 과정을 되돌아보고 목표 달성의 순간을 축하하라고 말한다.

넛지팀의 최고책임자 데이비드 할페른은 프롤로그에서 '자유의 여신상' 이야기를 꺼낸다.

"자유의 여신상을 완성된 상태로만 보면 복잡하고 어려웠던 건축 과정을 간과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수많은 설계와 건축 기술이 필요했다. 즉, 행동이든 건축물이든 완성하려면 튼튼한 토대가 필요하다. 건축물을 잘 짓기 위해서는 시작 시기에 구조나 접합 등 약한 부분들을 받쳐줄 임시가설물이 필요하다. 이는 튼튼하게 만들어져야 하고 비바람으로부터 건축물을 보호해야한다. 제대로 건축물을 올리고 나면 이 가설물을 분해해야 하는 날이 온다. 이때 당신의 건축물은 홀로 당당히 서 있을 것이고 목적에 맞게 제 기능을 할 것이다."

성공이란 건축물을 굳건히 세우기 위해선 다양한 노력들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넛지는 보다 단단하고 내실 있는 성공을 다지기 위한 기초를 마련하는 초석이 될 수 있다. 실천의 결과는? 물론, 개인의 노력이 좌우한다. 256쪽, 김지연 옮김, 별글,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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