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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사태 여객 회복 3개월 걸렸는데"…항공업계, '우한폐렴 쇼크'에 시름(종합)

등록 2020.01.29 17:19:00수정 2020.01.29 17:4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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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스·메르스 사태, 여객수 회복에 3~5개월 소요

우한 폐렴도 中 노선 운휴 등에 여객 급감할 듯

4분기 항공사들 적자행진 이어 1분기 부진 전망

[인천공항=뉴시스]홍효식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진자가 증가한 28일 인천국제공항 중국행 탑승권 발권 창구가 한산하다. 2020.01.28.  yesphoto@newsis.com

[인천공항=뉴시스]홍효식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진자가 증가한 28일 인천국제공항 중국행 탑승권 발권 창구가 한산하다. 2020.01.2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고은결 기자 = 국적 항공사들이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한 피해 규모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과거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만큼 피해 규모가 불어나면 올 1분기 여객이 전년 대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29일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 2003년 유행한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2004년 1월 완전 종식됐을 때 전 세계 총 발병자는 8273명이었고 이 중 774명이 사망했다.

당시 중화권 감염자는 중국 5328명, 홍콩 1755명으로 전체 감염자의 85.6%를 차지했다. 홍콩국제공항 및 캐세이퍼시픽항공은 여객수가 사스 사태 전으로 회복하기까지 5개월 정도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발병 당시에는 국내에서 186명의 확진자가 발생했고 이 중 29명이 사망했다. 당시 국적 항공사들의 여객 수는 메르스 발병 이전 수준으로 돌아오는 데 3개월 정도 걸렸다.

메르스 사태 당시에는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중국 정기 노선이 없어 대형항공사(FSC)들의 타격이 상대적으로 컸다. 메르스 사태 절정에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각각 하루에만 3000명 이상의 항공권이 예약 취소됐다. 국제선 여객 감소에 양사는 2015년 2분기 실적에서 나란히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항공사들은 지난해에도 일본 노선 부진, 공급 과잉 등으로 실적이 주춤한 가운데 우한 폐렴이란 또 한 번의 고비를 맞닥뜨리게 됐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으로 2020년 상반기 국제여객, 화물 수요 및 항공사들의 실적 전망이 하향 조정될 것"이라며 "일본 노선 수요 정상화 이전 대체 노선으로 생각되던 중국 노선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영향에 노출되며 항공사들의 실적 턴어라운드 시점은 늦춰질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진에어는 일본 노선 수요 감소가 본격 반영되며 지난해 3분기 영업손실을 지속했다. 아직 발표 전인 4분기 실적도 일본 노선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홍콩 사태까지 겹치고, 화물 회복이 지연되며 항공사들은 일제히 적자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인천공항=뉴시스] 홍효식 기자 = 중국발 항공기에서 내린 여행객들과 외국인들이 28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 검역소에서 발열검사를 받고 있다. 2020.01.28.  photo@newsis.com

[인천공항=뉴시스] 홍효식 기자 = 중국발 항공기에서 내린 여행객들과 외국인들이 28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 검역소에서 발열검사를 받고 있다. 2020.01.28. [email protected]



올 1분기 실적도 짧았던 설 연휴 대목에 우한 폐렴 사태까지 불거지며 전년 대비 주춤할 전망이다. 일단 중국 노선 축소에 따른 중국인 여객 감소가 예상된다.

티웨이항공은 지난 21일부터, 대한항공은 24일부터 인천~우한 노선의 운항을 중단했다. 아시아나항공은 2월1일부터 인천~구이린 및 인천~하이커우, 2월3일부터 인천~창사 노선 운항을 중단한다.

제주항공은 29일부터는 무안~싼야 노선, 30일부터는 무안~장자제 노선의 운항을 잠정 중단한다. 30일부터는 무안~장자제 노선을 운휴한다. 2월1일부터는 무안~싼야, 인천~난퉁, 인천~하이커우 노선의 비운항에 돌입한다. 2월2일부터는 인천~싼야 노선을 운휴한다. 에어서울은 인천~장자제, 인천~린이 노선의 운항을 중단했다.

이스타항공은 청주~장자제 노선을 오는 30일부터 2월29일까지 운휴한다. 제주~상하이 노선은 다음달 2일부터 29일까지, 청주~하이커우 노선은 다음달 1일부터 29일까지, 인천~정저우 노선은 다음달 12일부터 29일까지 운항 중단을 결정했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03년 3월 기준 외국인 입국자 가운데 중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10%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11월에는 35% 수준에 달했다"며 "중국인 여객 감소에 따른 타격이 사스 때보다 더 클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항공사들은 우한 폐렴의 확산 정도를 속단하긴 이르지만 메르스 발병 당시처럼 감염 환자가 속출할 수 있어 긴장을 늦출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 대형항공사 관계자는 "우한 폐렴 사태 초기인 만큼 타격 규모를 예단하긴 이르지만 피해 최소화를 위해 메르스 사태 당시와 비슷한 수준으로 노선 운항 중단 검토 등 대책 마련에 나선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전체 여객 매출 중 중국 노선의 비중은 각각 13%, 19%다.


[평택=뉴시스] 김종택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인 '우한폐렴'이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보건당국과 의료기관, 각 지자체가 감시.대응 태세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28일 오전 경기 평택항국제여객터미널에서 평택시청 항만정책과 관계자들이 '우한폐렴' 확산을 막기 위해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2020.01.28. semail3778@naver.com

[평택=뉴시스] 김종택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인 '우한폐렴'이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보건당국과 의료기관, 각 지자체가 감시.대응 태세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28일 오전 경기 평택항국제여객터미널에서 평택시청 항만정책과 관계자들이 '우한폐렴' 확산을 막기 위해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LCC들도 지난해 중국 노선 운수권을 다량 확보한 만큼 우한 폐렴 사태에 따른 직격탄을 맞게 됐다. 업계 1위 제주항공의 경우 지난해 3분기 전체 여객 매출 중 중화권 노선 비중은 15% 수준이었다. 한 LCC 관계자는 "아직은 우한 폐렴 사태가 초반인 만큼 타격이 있다고 볼 수는 없지만 운항을 중단하는 중국 노선을 추가 검토 중이므로 피해 규모가 커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우한 폐렴 사태가 안정화되면 기저 효과로 항공 여객 수요가 반등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하준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020년부터 한한령 해제와 도쿄올림픽을 앞둔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기대했으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발발로 회복 시기가 잠시 미뤄졌다"라며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안정된다면 그동안 미뤄졌던 여행수요까지 더해져 항공 여객 수요는 크게 반등할 것"으로 진단했다.

한편 중국 내에서는 우한 폐렴 환자 수가 2003년 당시 중국 내 사스 환자 수를 초과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사이트를 통해 29일 0시를 기준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망자가 132명, 확진자가 5974명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국내에서는 현재까지 4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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