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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배달서비스 간다, 유연한 극단 증명···'우리 노래방 가서'

등록 2020.01.29 18:5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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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준호 연출이 이끄는 대학로 대표 극단

스타배우 이희준·진선규·김민재 등 출신

대표작 '우리 노래방 가서··· 얘기 좀 할까?’

6년 만에 대학로 귀환

서경대학교 공연예술센터 2월8일 개막

[서울=뉴시스] 연극 '우리 노래방 가서··· 얘기 좀 할까' 출연·제작진. (사진 = 극단 공연배달서비스간다 제공) 2020.01.29. realpaper7@newsis.com

[서울=뉴시스] 연극 '우리 노래방 가서··· 얘기 좀 할까' 출연·제작진. (사진 = 극단 공연배달서비스간다 제공) 2020.01.2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대학로의 유사 동인제 극단 '공연배달서비스 간다'의 대표작 중 하나인 연극 '우리 노래방 가서··· 얘기 좀 할까?'가 6년 만에 대학로로 돌아온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중장기 창작 지원 사업 선정작으로 2월8일부터 3월8일까지 서경대학교 공연예술센터 스콘1관 무대에 오른다.

연출을 맡은 민준호 공연배달서비스간다 대표가 '말을 해도 소통이 안 되는 공연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만든 공연으로 2008년 초연했다. '거울공주 평강이야기', '나와 할아버지'를 쓰고 연출한 그의 또 다른 대표작이다.

 극단의 초기작 '거울공주 평강이야기'가 거의 말이 없는 공연이었는데 그래서 배우들이 말을 많이 하는 공연에 출연하고 싶어했고, 그래서 만든 공연이다. 극단명 '간다'를 한자로 풀면, 간략할 '간(簡)'에 다양할 '다(多)'다. 간략하면서 다양한 공연을 선보이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민 연출은 29일 오후 대학로 이음아트홀에서 "노래방에서 노래만 하는 것이 아닌 소통의 부재에 빠진 인물들이 대화를 더 많이 나누는 상황을 모은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관계가 서먹한 '희준'(아들)과 본인의 재혼에 대해 이야기를 하기 위해 서울로 올라온 '민재'(아버지), 서로 다른 성격과 연애 방식 때문에 어려움과 집착을 겪고 있는 민정(여자친구)과 희준(남자친구), 남자친구와 헤어진 후 친구들과 노래방을 찾은 민정, 재혼을 결심하고 데이트를 하기 위해 노래방을 찾은 민재와 보경, 재혼의 결심을 번복한 보경을 데리고노래방을 찾은 보경, 유정, 유연의 이야기로 이 다섯가지의 에피소드들은 공감대를 안긴다.

에피소드마다 등장 인물이 부르는 우리 귀에 익숙한가요, 팝송은 얽히고설킨 감정과 감성을 전달한다.

[서울=뉴시스] 연극 '우리 노래방 가서··· 얘기 좀 할까'. (사진 = 극단 공연배달서비스간다 제공) 2020.01.29. realpaper7@newsis.com

[서울=뉴시스] 연극 '우리 노래방 가서··· 얘기 좀 할까'. (사진 = 극단 공연배달서비스간다 제공) 2020.01.29. [email protected]

'극한직업'을 통해 1000만 배우로 거듭난 진선규를 비롯 김민재, 차용학이 아버지 '민재' 역에 캐스팅된 것을 비롯 유지연, 정연, 오의식, 윤석현, 한수림, 정선아, 김하진, 유연, 이지해, 임강성, 오인하 등 간다 안팎을 기반으로 삼은 배우들이 총출동한다.

초반에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출신들이 중심이 됐던 공연배달서비스간다는 배우들이 드나는데 유연하기로 유명하다. 이희준, 진선규 등 스타 배우들이 이곳 출신이지만 이들을 가둬두지 않는다. 그래서 유사 동인제라는 표현을 썼다.

그런데도 특유의 끈끈함 때문에 몸 담았던 배우들이라면 이곳을 고향처럼 여긴다. 무용수 겸 안무가 김설진, 배우 박해수 등 간다와 작업했던 외부인들이 이런 분위기를 부러워하면서도 자연스럽게 섞여들어간 이유다.

이번 '우리 노래방 가서··· 얘기 좀 할까?'에 출연하는 박소진 역시 마찬가지다. 걸그룹 '걸스데이' 출신인 그녀는 최근 SBS TV 금토드라마 '스토브리그'에 출연하면서 배우로서 입지를 굳히고 있다.

바쁜 스케줄 틈에서도 연극 출연을 결정한 진선규는 "다들 일 마치고 집에 가서 쉬잖아요. 저는 다른 촬영장에서 일하다 간다에서 작업하는 것이 일종의 쉼이에요. 집처럼 꼭 와야 하는 곳"이라고 말했다. 예전에 '우리 노래방 가서··· 얘기 좀 할까?'에 출연했을 때보다 인지도가 확 높아졌지만 달라진 것은 없다며 다시 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여러 영화와 드라마에서 개성 있는 역을 맡고 있는 김민재 역시 간다가 "가족 같은 곳"이라고 했다. "젊은 날에 기댈 곳이 없을 때 이곳에서 사회성을 배웠어요"라고 했다.

[서울=뉴시스] 연극 '우리 노래방 가서··· 얘기 좀 할까' 출연·제작진. (사진 = 극단 공연배달서비스간다 제공) 2020.01.29. realpaper7@newsis.com

[서울=뉴시스] 연극 '우리 노래방 가서··· 얘기 좀 할까' 출연·제작진. (사진 = 극단 공연배달서비스간다 제공) 2020.01.29. [email protected]

공연배달서비스 간다의 다른 특징 중 하나는 배우, 연출, PD 등이 놀이처럼 작품을 대한다는 점이다. 김민재 역시 "놀이라는 중심 안에서 건강해진다"고 긍정했다. 하지만 "장난스럽게 놀지만 그 안에는 진중함이 다 있다"고 봤다.

"결과에 대해 강요하지 않아요. 민준호 연출은 배우를 기다려주고 연기의 기술적인 것을 보기 보다 배우의 사는 이야기를 들어줍니다. 그것이 간다의 장점이죠."

민 연출은 "보통 우리나라에서 생각하는 단원제의 느낌이 간다에는 원래 없다"고 특기했다. "단원제에 대한 의무도 없고요. 정확히 말하면 단원을 뽑지 않아요. 연이 돼서 오디션을 본 뒤 아직까지 인연이 닿는 배우들도 있죠."

그러면서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스승으로 모신 교수이자 자신이 존경하는 연출가로 꼽은 이상우 연출이 평소 한 말을 인용했다. "극단의 이름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즐겁게 일하는 존재로서 가치가 있는 거죠. 극단 이름 자체에는 자부심이 없어요. 그저 배우들이 같이 할 때는 자부심이 있죠. 간다라는 이름이 사업체가 돼 의무감을 갖게 만들고 힘들게 한다면 폐교를 해야합니다."

그래서 관객들에게 '우리 노래방 가서··· 얘기 좀 할까'를 꼭 보러 와달라고 이야기해야 하는 강박관념도 없다. 민 연출은 "관객들이 저희 작품을 봐야 할 이유는 정확히 없겠죠. 그런 것이 제일 좋아요. 새로운 경험을 하셨으면 하는 취지라서요. 만약 보신다면 생소함을 느끼셨으면 합니다. 하하."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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