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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당국도 확신 못하는 신종 코로나 '무증상 감염'…역대급 질병 우려

등록 2020.01.30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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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바이러스, 통상 증세 따라 바이러스 양 증가

무증상자, 바이러스 적어 검사로 식별하긴 어려워

확진자 외출한 국내서 무증상 감염될 경우 치명적

[서울=뉴시스]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이 26일 오후 5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세 번째 확진자 관련 브리핑을 하면서 기침 시 개인위생수칙을 선보이고 있다.(사진=질병관리본부 제공) 2020.01.2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이 26일 오후 5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세 번째 확진자 관련 브리핑을 하면서 기침 시 개인위생수칙을 선보이고 있다.(사진=질병관리본부 제공) 2020.01.2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중국 우한에 방문한 적이 없고 폐렴 증상이 있는 사람을 만나지도 않았는데도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해외에서 발생하면서 무증상 감염이 가능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이미 사람 간 2차 감염 사례가 다수 나타난 가운데 무증상 감염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어 기존에 있던 그 어떤 코로나바이러스보다 빠르게 확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30일 의학계에 따르면 감염 여부는 유(有)·무(無)가 아닌 확률에 의해 구분된다.

김대하 대한의사협회 의무이사는 "감염병이 0과 100으로 나뉘는 것은 아니다. 밀접 접촉자라고 해서 무조건 감염되는 것은 아닌 것처럼 바이러스 양이 많으면 감염 확률이 올라가고 바이러스 양이 적으면 감염 확률이 내려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학검색엔진 KMLE에 따르면 감염은 바이러스가 인체에 침입해 증세나 질병을 일으키는 증상감염과 증세가 미미하거나 없는 무증상 감염으로 나뉜다.

그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무증상 감염 가능성을 낮게 보는 이유는 코로나바이러스의 특징 때문이었다.

이재갑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호흡기 바이러스 대부분의 특징은 증상의 정도와 바이러스 배출 정도가 비슷하다는 것"이라며 "무증상의 경우 당연히 확률은 더 적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난 29일 세계보건기구(WHO)는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전제를 달면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무증상 감염자도 바이러스를 옮길 가능성이 있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일본에서는 버스기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이 버스기사는 우한을 방문한 적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버스기사는 1월 8~16일까지 2차례에 걸쳐 우한에서 온 단체관광객을 태운 적이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우한에 다녀온 적이 없는지, 버스에 태운 관광객 중 증상이 있던 사람은 없었는지 등 추가 역학조사가 필요하지만 현재로서는 무증상자로부터 감염됐을 가능성을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감염병이 감염을 일으키려면 체내에 있는 바이러스가 특정한 방법을 통해 타인의 체내로 들어가야 한다. 잠복기에는 바이러스 양이 적어 감염 가능성이 낮지만 해외에서 무증상 감염으로 의심될만한 사례들이 알려지면서 이 가능성을 원천배제할 수 없게 됐다.

김우주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일반적으로 감염병은 증상이 없는 잠복기에 전파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예외적으로 홍역이나 인플루엔자 같은 경우는 증상 시작 전이라도 전염력이 있다"며 "지금 방역은 열과 호흡기 증상이 있는 환자들을 격리하고 접촉자 추적을 하는 것인데 증상이 시작되기 전에 전파력이 있다는 얘기는 현재 방역에 하나의 틈이 생겼다는 것이고 앞으로 전파력도 빨라지고 통제하는데 어려움을 줄 것이라는 근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기침이나 재채기 등을 할 때 나오는 물방울인 비말을 통해 전파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코와 입을 막으라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무증상자로부터 감염이 가능하다고 확인된다면 파급력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사람과 사람 간 2차 감염 확인 사례가 해외에서 다수 발생하고 있고 국내에서는 이미 3번째와 4번째 확진자가 격리 되기 전 외식과 병원 방문 등으로 외출을 한 상태여서 주의가 요구된다.

이미 감염력은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보다는 다소 낮지만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보다는 높은 수준으로 나타나 있다.

WHO에 따르면 1명이 감염시키는 인원 수인 재생산지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1.4~2.5로 추정한 상태인데 사스는 재생산지수가 이보다 높은 3이다. 메르스는 지역사회에선 0.6, 병원내에선 4 수준이었다.

무증상자 감염을 사전에 차단할 방법을 찾는 것도 현재로서는 요원하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지난 28일 브리핑에서 "잠복기 시기엔 바이러스 양도 적고 혈액으로 나오는 양도 적어서 검사로 인지하기엔 어렵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무증상 감염에 대해서는 거리를 두고 있다. 박혜경 중앙방역대책본부 총괄팀장은 지난 29일 브리핑에서 "WHO 문건을 보면 오히려 근거가 없다고 돼 있다. 그러니까 근거가 확실하지 않다"면서도 "종합적으로 판단돼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차 감염과 무증상 감염 모두 현재까지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체내에 들어오는 것을 막으면 감염을 방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기 때문에 개인위생수칙 준수와 마스크 착용이 필요하다.

김우주 교수는 "바이러스가 눈이나 코나 입의 점막에 붙어서 호흡기 감염이 시작된다. 피부는 단단한 막이기 때문에 바이러스가 피부에 묻어서는 침투하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기침 에티켓도 지키고 마스크 착용을 철저히 해야 한다"며 "면 마스크는 얼굴을 가리는 정도이지 감염예방용은 아니고 KF94, KF99 마스크는 숨이 차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유용한 방법은 아니어서 KF80 정도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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