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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로 빨간불, 아이돌 그룹 당황속 대책마련 고심

등록 2020.02.07 13:3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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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걸그룹 여자친구가 3일 오후 서울 광진구 예스24라이브홀에서 열린 새 미니앨범 '回 : LABYRINTH'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신곡을 선보이고 있다. 2020.02.03.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걸그룹 여자친구가 3일 오후 서울 광진구 예스24라이브홀에서 열린 새 미니앨범 '回 : LABYRINTH'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신곡을 선보이고 있다. 2020.02.0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의 확산세가 꺾이지 않으면서 가요계가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유튜브, 네이버 브이라이브(V Live) 등 이미 온라인을 통한 팬들과 교감이 활발해졌지만 오프라인 만남도 K팝계에서는 여전히 중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아이돌 그룹은 새 앨범 발매 당일 쇼케이스를 열고 이후 팬미팅을 통해 친밀감을 다진 뒤 콘서트를 통해 가수의 메시지를 공유하는 것이 관례처럼 됐다. 역시 시청률은 높지 않지만 중요한 프로모션 중 하나인 음악방송 출연도 필수다.

온라인은 앨범 활동을 통해 보지 못하는 아이돌들의 일상을 공유하는 수단으로 주로 사용돼 왔다. 이렇게 오프라인과 온라인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린 상황이 K팝계 생태계로 굳혀져왔는데, 이번 신종 코로나 사태로 틈이 생긴 것이다.

최근 여자친구, 에버글로우, 이달의 소녀 등 컴백한 그룹들은 팬들을 상대로 하는 쇼케이스를 대거 취소했다. 최소한의 홍보를 위해 미디어 대상으로만 쇼케이스를 열었다. 대신 행사 전후 공연장 소독은 물론 입장하는 미디어 관계자 모두 열감지화상카메라 촬영을 하는 등 방역을 철저히 했다.

팬들을 위해서는 쇼케이스 현장을 따로 촬영해 온라인에 업로드하는 방식을 택했다. 과거에도 쇼케이스 현장에 오지 못하는 팬들을 대상으로 브이라이브 등을 통해 온라인으로 중계를 하기도 했지만 화질과 카메라 각도 등 좀 더 온라인 콘텐츠 완성도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 역력하다.

일부 기획사는 이로 인해 대관비 등 일부 프로모션 비용의 손해를 다른 보상 없이 감수해야 했다.

음악방송은 지상파를 중심으로 '무관객 녹화'를 진행하고 있다. 음악방송에 출연하는 아이돌의 모습을 카메라 등에 담는 풍경을 가리키는 '출근길'도 없어졌다.
 
특히 작곡가 겸 프로듀서 용감한형제가 7년 만에 선보이는 보이그룹 '다크비'(DKB)처럼 갓 데뷔하는 신인그룹들에게 지금과 같은 상황은 큰 악재다. 

인지도가 부족한 신인그룹은 오프라인에서 꾸준히 다양한 활동을 하며 친밀감을 느끼는 팬들을 확보하는 것이 우선이다. 하지만 현재 이런 프로모션은 사실상 불가하다.

인기그룹들도 이런 상황이 당황스러운 것은 마찬가지다. 오래 전부터 계획해온 1년 프로모션이 어긋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뉴시스]우한 폐렴(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과 관련해 30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방역 관계자들이 공연장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2020.01.3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우한 폐렴(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과 관련해 30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방역 관계자들이 공연장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2020.01.30. [email protected]

아이돌의 1년 스케줄은 빼곡하다. 최근 아이돌 그룹들을 보통 3, 4개월마다 새 앨범을 낸다. 그리고 틈틈이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투어를 병행한다.

돌발 상황이 발생해 조금이라도 활동에 차질이 생기면, 계획했던 일들을 모두 다시 수정해야 한다. 부침이 심하고 새로운 그룹들이 계속 등장하면서 아이돌 업계의 경쟁은 생각보다 극심하다.

이런 상황에서 마니아 팬덤이 견고하지 않은 아이돌 그룹은 조금만 활동을 하지 않아도 팬들에게 잊힐 수 있다는 위기감에 휩싸인다.
 
치열한 경쟁과 비좁은 내수시장의 한계를 타개하기 위한 방편으로 아이돌 그룹은 처음부터 해외를 겨냥하는 경우도 많다. '에이티즈'처럼 해외에서 먼저 눈도장을 받고 한국에서 뒤늦게 주목 받는 팀들도 상당수다.

해외에서 주목을 받으려면 현지에서 쇼케이스와 콘서트를 꾸준히 열어야 하는데 신종 코로나로 인해 이 역시 힘든 상황이다. 그나마 안전지대로 여겨지고 있는 일본에서는 그래도 예정된 콘서트가 꾸준히 열리고 있다.

하지만 유럽 등지에서 중국인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인들에 대한 반감의 기색이 보이면서 현지 K팝 콘서트도 타격을 받을까 업계는 노심초사하고 있다.

이참에 기존에 활용해온 온라인 라이브 방송을 적극 사용하려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컴백을 앞두고 있는 아이돌 그룹을 매니지먼트하는 중견 기획사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 관련 대책 회의를 끊임없이 하고 있는데 새로운 온라인 콘텐츠 제작 아이디어에 초점이 맞춰졌다. 지금은 밝힐 수 없지만 팬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을 고민 중"이라고 했다. 

이런 예상치 못한 악재에 대한 대비책은 현재 딱히 없다. 우선 사태가 확산되지 않도록 방역 당국을 비롯한 정부의 방침을 따르는 것이 현재 할 수 있는 일이다.

일각에서는 몇 년 전부터 K팝계 화두로 떠오는 가상현실, 증강현실, 홀로그램 등 기술을 활용한 콘서트 개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이 아니냐는 예상도 나온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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