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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수반 "트럼프發 중동평화계획 받아들지 않을 것"

등록 2020.02.12 13: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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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유엔 대사 "아바스 수반 물러나야…두 국가 해법 거부"

[뉴욕=AP/뉴시스]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전보장이사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아바스 수반은 이날 "1천300만 팔레스타인인을 대신해 이스라엘과 미국의 제안을 거부한다는 팔레스타인의 입장을 재확인시키고자 이 자리에 왔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중동평화안은 자결과 자유 독립에 대한 우리의 권리를 폐기하는 것이며, 팔레스타인에서의 이스라엘 정착과 합병 등 불법을 합법화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2020.02.12.

[뉴욕=AP/뉴시스]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전보장이사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아바스 수반은 이날 "1천300만 팔레스타인인을 대신해 이스라엘과 미국의 제안을 거부한다는 팔레스타인의 입장을 재확인시키고자 이 자리에 왔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중동평화안은 자결과 자유 독립에 대한 우리의 권리를 폐기하는 것이며, 팔레스타인에서의 이스라엘 정착과 합병 등 불법을 합법화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2020.02.12.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이 11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놓은 '친(親)이스라엘 성향' 중동평화계획에 대해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가져올 수 없을 것"이라며 맹비난했다고 AP통신과 뉴욕타임스(NYT), 하레츠 등 외신이 보도했다.
 
아바스 수반은 "이 계획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가져올 수 없다. 따라서 우리는 이 계획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고 거듭 선언했다.
 
아울러 "이 계획은 (치즈 몸통에 구멍이 숭숭 뚫려 있다는 점에서) 스위스 치즈 같다. 그 누가 이와 같은 조건을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며 "이 계획은 점령을 고착화하고 오래전 제거했다고 생각했던 아파르트헤이트(극단적 인종격리 정책)를 부활시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NYT는 아바스 수반이 유엔 안보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평화계획은 향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 협상 기준으로 고려될 수 없다는 점을 확실히 했다고 평가했다.
 
아바스 수반은 이날 팔레스타인이 오슬로 협정을 준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랍권과 이스라엘이 지난 1993년 체결한 이 협정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 등 점령지를 반환해 팔레스타인 자치국가를 설립케 하는 대신 아랍권은 이스라엘의 생존을 보장하는 '영토와 평화의 교환'이 골자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이자 유대계 미국인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이 주도한 중동평화계획은 팔레스타인의 동부 예루살렘 주권을 부인하고 반면 요르단강 서안지구 주요 유대인 정착촌에 대한 이스라엘의 주권은 인정하는 등 이스라엘에 편향돼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아바스 수반은 중동평화계획 구상 단계부터 편향성을 지적하며 참여를 거부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함께 중동평화계획을 발표하자 양국과 관계 단절을 선언하기도 했다. 국제사회에 중동평화계획을 거부해줄 것도 호소하고 있다.
 
아랍연맹(AL)과 이슬람 협력기구(OIC)는 아바스 수반의 요청에 따라 중동평화계획에 반대 입장을 내놨다. 유럽연합(EU)도 '두 국가 해법'이라는 국제사회의 기존 합의의 틀을 벗어났다며 공식 거부했다. EU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 직접 협상을 촉구했다.
 
두 국가 해법은 1967년 3차 중동전쟁 이전 국경선에 따라 요르단강 서안지구와 가자지구, 동예루살렘을 팔레스타인 국가로 독립시킨 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국가 대 국가로 공존하자는 것이 골자다.
 
트럼프 대통령 이전 미국 지도자들과 대부분의 국가들이 이를 지지하고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아바스 수반에 앞서 연설에 나서 두 국가 해법에 대한 지지를 거듭 확인했다.
 
반면 유엔 주재 이스라엘 대사인 대니 다논은 팔레스타인 지도부가 평화회담에 관심이 없다고 힐난했다.
 
그는 "아바스 수반이 진지하게 협상에 나섰다면 그는 지금 (유엔 본부가 있는) 뉴욕이 아니라 예루살렘에 있을 것"이라며 "아바수 수반이 자신의 입장을 고수하는 한 평화를 위한 진전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두 국가 해법에 대해 "실패한 정책을 거부한다"고도 했다.
 
이어 "그가 물러나야만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며 "교섭 거부주의, 테러 선동과 미화에 나서는 지도자는 평화를 위한 동반자가 될 수 없다"고 했다.
 
켈리 크래프트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이날 "중동평화계획은 현실적인 '두 국가 해법'에 대한 협상을 재개하기 위한 수단"이라며 "미국은 (이 계획에 대해) 정직하고 공개적인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 처음부터 말했듯 우리의 계획은 과정의 시작이지 끝이 아니다"는 입장을 내놨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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