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고용 겨우 개선됐는데…신종 코로나로 서비스업 타격 우려
취업자 증가 폭 두달 연속 50만명 넘겨…고용률 역대 최고
기저효과+재정 일자리+설 특수…홍남기 "회복 흐름 견조"
제조업 취업자 22개월만에 증가 전환…40대는 51개월째↓
"신종 코로나, 서비스업 고용에 영향 미칠 소지…불확실성↑"
메르스때 도·소매업 타격…관광객 줄면 숙박음식점업 위태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11일 오전 대구 중구 대신동 서문시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email protected]
1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1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취업자는 1년 전보다 56만8000명 늘었다. 2014년 8월(67만명) 이후 6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이다. 취업자 수가 두 달 연속 50만명을 넘긴 것은 2014년 7~9월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1월 취업자 수 증가 폭이 1만9000명에 불과했던 데 따른 기저효과(기준 시점과 비교 시점 간 상대적 수치에 따라 그 결괏값이 실제보다 왜곡돼 나타나는 현상)가 있었다.
정부의 재정 일자리 사업이 지난해 2월에서 올해 1월로 앞당겨진 영향도 작용했다. 정부는 올해 중 74만개의 노인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지난해 말부터 공고를 내는 등 사전 준비에 착수했다. 올해 예산은 전년 대비 20.1% 증가한 25조5000억원으로 짜였다. 통계청은 이 같은 정부 정책이 지난달 중으로는 10만명 전후로 취업자 수를 늘리는 데 기여했다고 봤다. 실제 지난달 60세 이상 취업자는 전년 대비 50만7000명 증가했는데, 1982년 작성 이래 가장 많았다. 재정 일자리 사업이 반영되는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에선 지난해 2월(23만7000명) 이후 집계 이래 두 번째로 많은 18만9000명의 취업자가 늘었다.
[서울=뉴시스]12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680만명으로 1년 전보다 56만8000명(2.2%) 증가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15~64세 생산가능인구의 감소 폭은 지난해 9월 -5000명, 10월 -1만3000명, 11월 -2만3000명, 12월 -3만1000명, 올해 1월 4만3000명으로 계속해서 확대되고 있다, 그럼에도 취업자 수 증가 폭이 늘면서 고용률이 유례없는 수준으로 높아졌다. 15세 이상 고용률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각각 60.0%, 66.7%로, 모두 작성 이래 최고치였다.
[서울=뉴시스]12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680만명으로 1년 전보다 56만8000명(2.2%) 늘어났다.연령대로 보면 60대 이상이 1년 전보다 50만7000명 증가했다. 40대는 8만4000명 감소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정부는 지난달에 이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오전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속된 고용 회복 흐름이 더 견조해지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통계청에서도 제조업과 함께 40대 취업자의 감소세가 둔화된 점에 주목했다. 40대 취업자는 2015년 11월부터 51개월째 줄고 있는데, 지난달에는 감소 폭이 -8만4000명으로 2018년 5월 이후 20개월 만에 10만명대 아래로 내려갔다. 은 국장은 "지난해 1월 -16만6000명이 감소했던 걸 고려하면 8만명이 순증된 효과"라고 했다.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12일 오전 서울 종로 정부서울청사 영상회의실에서 제5차 신종 CV 대응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제4차 경제활력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0.02.12. [email protected]
연초부터 경제 심리를 대폭 위축시키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는 다음달부터 고용 지표에 본격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조사가 국내 첫 확진자가 나오기 전에 이뤄진 탓에 1월 지표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홍 부총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서비스업 등 고용에 영향을 미칠 소지가 있다"면서 "인구 등 구조적 둔화 요인이 계속 작용할 것인 만큼 불확실성이 확대될 가능성"이라고 우려했다.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은순현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이 1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2020년 1월 고용동향을 공표하고 있다. 1월 취업자는 2680만 명으로 전년동월대비 56만 8000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0.02.12. [email protected]
외국인 관광객 증가에 힘입어 호조세를 보였던 숙박·음식점업에도 타격이 있을 수 있다. 숙박·음식점업 취업자는 지난해 2월부터 내리 증가세를 보여왔다. 기재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월평균 외국인 관광객은 145만7000명으로, 전년 대비 13만3000명 늘었다. 이 중 중국인 관광객이 전년 대비 9만4000명 늘어난 51만명이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집계에 따르면 메르스 사태가 있었던 2015년 6~8월 외국인 관광객은 전년 대비 월평균 46만6000명씩 급감했던 바 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일자리가 단기, 고령 위주로 만들어지고 있는 점은 여전하지만, 제조업 취업자가 늘어난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신 교수는 "올해 1월까지는 기저효과에 이른 설 명절로 인한 특수가 컸다고 봐야 한다"며 "기저효과가 사라지는 다음달부터는 취업 규모가 쪼그라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소비가 위축되고 있는 데다 파트타임(part-time)을 중심으로 해고하는 경우도 많을 것"이라며 다음달 취업자 수 규모가 20~30만명대로 축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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