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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말류 화석으로 상주 공검지 축조시기 검증…1400년 전 축조

등록 2020.02.13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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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적층에서 미기록 화석 돌말류 32종 발견

[대구=뉴시스] 경북 상주 공검지. (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

[대구=뉴시스] 경북 상주 공검지. (사진=뉴시스 DB).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 정성원 기자 = 김제 벽골제, 제천 의림지와 함께 삼한 시대 3대 저수지 중 하나인 상주 공검지가 1400여년 전에 축조됐다는 사실이 최근 생물학적으로 증명됐다.

환경부 산하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은 상주 공검지 퇴적층의 돌말류 화석을 분석한 결과 자연 습지였던 이곳이 1400년 전 인공저수지로 축조됐다는 사실을 검증했다고 13일 밝혔다.

'고려사'에는 1195년(고려 명종 25년)에 공검이라는 큰 못에 축대를 쌓아 저수지를 만들었다는 기록이 있다. 축조 시기는 지난 2009년 5월 복원 중 발굴된 옛 수문의 방사성 탄소연대를 측정한 결과 약 1400년 전으로 추정된 바 있다. 그러나 생물학적으로 축조 시기를 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검지는 지난 1959년 말 서남쪽에 오태저수지가 완공된 후 모두 논으로 만들어졌다. 그러나 지난 1993년 옛터 보존을 위해 1만4716㎡ 크기로 개축된 후 2011년에 우리나라 논 습지 중 최초로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됐다.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연구진은 지난해 4월9일부터 사흘간 공검지 일대 2곳을 각각 9m와 8.5m 깊이로 파냈다. 이후 연구진은 퇴적층 내 화석 돌말류의 양과 종 특성 등을 분석해 공검지 생성시기와 과거 수환경 변화를 알려주는 근거자료를 모았다.

분석 결과 1400여년 전 축조 이전에 공검지가 본래 자연 습지였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증거가 나왔다. 약 5~6m 깊이의 6000여년 전 퇴적층에서 육상화 지표종 돌말류 화석이 발견됐다.

연구진은 또 제방 축조 이후 4단계에 걸쳐 수위가 변했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1.5~2m 깊이의 150여년 전 퇴적층에서 수생식물 기생 돌말류를 비롯한 각종 돌말류가 발견됐다. 연구진은 이 시기에 최대 수위를 보였다가 이후 육상화가 진행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밖에도 연구진은 공검지 퇴적층에서 32종의 미기록 화석 돌말류를 발견했다.

발견된 미기록 화석 돌말류 중 가장 오래된 종은 '피눌라리아 엑시도비온타'(Pinnularia acidobionta)이다. 연구진은 이 돌말류 종이 공검지가 만들어졌을 당시에 살았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 2003년 일본 도쿄 우소리 호에서 처음 발견된 이 돌말류는 습지 환경에 주로 서식한다.

정상철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미생물연구실장은 "올해 상반기 중으로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상주박물관과 함께 상주 공검지의 옛 규모를 정확히 밝히기 위한 후속 연구를 추진할 예정"이라며 "벽골제, 수산제, 의림지 등 역사적 가치가 높지만, 아직 생물학적으로 충분히 입증하지 못한 기원 전후로 추정되는 고대 저수지로 연구를 확대해 국가 습지보호지역 보전 연구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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