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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쓸통]'기생충 열풍'에 짜파구리 먹는 외국인…韓 라면 1년 수출액은?

등록 2020.02.16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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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라면 수출액 4억6700만 달러…5년 새 122% 급증

최다 수출국에 중국…미국·일본·인도네시아 순으로 많아

주한 美대사 짜파구리 사진 올리자 美국무부 대변인 리트윗

'노 젓는' 농심, 11개 언어로 조리법 제작…주가도 고공행진

[세쓸통]'기생충 열풍'에 짜파구리 먹는 외국인…韓 라면 1년 수출액은?



[서울=뉴시스] 이승재 기자 = 영화 '기생충'에 등장해 '역대급' 인기를 끌고 있는 짜파구리. 그 인기를 확인하기 위해 유튜브에 'Jjapaguri'(짜파구리)를 검색해봤다. 조회 수가 80만에 가까운 영상에 들어가 보니 진행자가 영어로 레시피를 설명해준다. 심지어 댓글도 죄다 영어로 쓰여 있다.

드디어 외국인들도 '너구리'와 '짜파게티'를 섞어 먹기 시작한 것이다. 이 맛을 알아 버렸다면 한국 라면에 대한 수요는 당연히 늘지 않을까. '라면 한류'가 일어나길 희망하면서 현재 수출 현황을 살펴봤다.

16일 한국무역협회 무역통계정보시스템(K-stat)을 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라면(HS코드 1902301010) 수출액은 4억6700만 달러(약 5530억원)로 전년 대비 13.1% 늘었다. 같은 기간 라면 수입액은 500만 달러에 그쳐 무역수지는 4억6200만 달러에 달한다.

라면 수출은 증가하는 추세다. 신라면, 불닭볶음면 등 특정 품목을 중심으로 미국과 동남아 지역에서 한국산 라면의 인기가 꾸준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라면 수출액은 5년 전과 비교해 122%가량 늘었다.

물론 가장 큰 시장은 중국이다. 지난해에만 1억2400만 달러어치를 수출했다. 이는 1년 전과 비교해 33.4% 늘어난 수준이다. 미국 수출액은 5400만 달러로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이어 일본(3400만 달러), 인도네시아(2200만 달러), 대만(2000만 달러), 호주(1900만 달러), 베트남(1900만 달러), 태국(1900만 달러), 말레이시아(1600만 달러), 필리핀(1400만 달러), 영국(1300만 달러), 홍콩(1300만 달러), 캐나다(1000만 달러) 순으로 집계됐다.

중동 지역에서도 한국 라면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얼마 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한국 라면, 중동에서 인기 여전'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놨다. 지난해 인스턴트 라면의 중동 수출액은 380만 달러로 최근 4년간 연평균 성장률이 15.3%를 기록했다.

보고서는 한국 라면의 성공 이유에 대해 '도전하고 싶을 정도로 매운맛'을 꼽았다. 보완해야할 부분도 있다. 지나가는 유행에 그치지 않고 꾸준한 소비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현지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는 다양한 맛과 새로운 제품 개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건강하고 덜 해로운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난 만큼 매운 맛만을 강조하는 라면을 탈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서울=뉴시스] 농심이 제작한 짜파구리 영국 홍보물

[서울=뉴시스] 농심이 제작한 짜파구리 영국 홍보물



우리가 짜파구리에 주목하는 이유다. 영화 기생충을 보면 부잣집 박사장네는 짜파구리에 한우 채끝살을 넣어 먹는다. 빈부차를 드러내기 위한 상징적인 장치였다는 해석도 나온다. 맛을 배가시킨 것만큼은 확실하다.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기생충이 상을 휩쓸자 이 음식도 덩달아 해외에서 주목받고 있다. 지금도 국내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짜파구리 '인증샷'이 올라온다.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도 짜파구리 사진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 모건 오테이거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이 트윗을 리트윗하면서 '#한류'를 덧붙이기도 했다.

너구리와 짜파게티 제조사인 농심도 '노 젓기'에 한창이다. 농심은 시상식 다음 날 짜파구리 조리법은 11개 언어로 소개하는 영상을 올렸다. 세계 각국 영화관에서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관객에게 나눠주는 이벤트도 펼친다고 한다.

이런 사회적 현상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주식시장 그래프도 출렁였다. 농심 주가는 지난 10일부터 3거래일 동안 약 11% 뛰었다. 이후 이번 주 마지막 거래일인 14일에는 0.19% 소폭 하락하면서 25만7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그래도 52주 최저가(21만7000원)와 비교하면 18%가량 오른 수준이다.

농심의 최근 분기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3분기까지 라면 수출액은 813억8600만원이다. 2018년 전체 라면 수출액이 817억9700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라면 수출은 플러스(+)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세쓸통' = '세상에 쓸모없는 통계란 없다'는 일념으로 통계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내 알기 쉽게 풀어내고자 합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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