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흡수통합' 비판…안철수·태극기세력과 2차 통합은

"한국당 흡수통합" "안철수·태극기세력도 아울러야"

安, 선거연대 가능성에 "창당 시작인데 실례되는 말"

조원진 "朴 탄핵 인정 세력들과 통합하지 않을 것"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 이언주, 유의동 의원 및 청년 대표들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출범식 '2020 국민 앞에 하나' 에서 함께 '미래통합'을 외치며 박수를 치고 있다.  2020.02.1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승주 기자 = 범중도·보수를 아우르는 신당 '미래통합당'이 17일 본격 출범했지만 일각에서는 기존 자유한국당의 틀을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는 아쉬움도 제기된다. 이에 총선 전 실용적 중도를 기치로 내건 안철수 전 의원과, 이른바 태극기 세력의 구심체인 우리공화당 등까지 아우르는 큰 틀의 통합이 마저 추진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 미래를향한전진4.0(전진당) 등은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2020 국민앞에 하나' 미래통합당 출범식을 진행했다.

통합 과정은 큰 잡음없이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됐지만 '한국당 흡수 통합'이란 비판에서 벗어나기 어려워 보인다. '미래통합당'이란 당명이 한국당의 비례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과 비슷한 데다, 당색도 한국당이 붉은색과 함께 써온 밀레니얼 핑크와 유사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신당 지도부와 공천관리위원회가 한국당 최고위원회와 공관위를 기반으로 일부 확대하는 정도에서 가닥을 잡은 점도 그렇다. 구성원은 노동계 및 시민단체까지 다양하지만 현직 국회의원만 놓고 보면 한국당(106명)에 새보수당(8명)과 전진당(1명) 총 9명이 더해진 수준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이들은 과거 한국당 소속이기도 하다.

이에 총선 승리를 목표로 한 진정한 야권 통합은 중도부터 태극기 세력까지 아우르는 큰 틀이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다만 당장 이들과의 통합이나 선거연대 논의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안 전 의원 측은 귀국 전부터 줄곧 통합신당에 합류하지 않겠다는 뜻을 단호하게 밝혀왔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안철수 국민의당 창당준비위원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아동 및 청소년의 안전을 위한 실천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2020.02.17. [email protected]

안 전 의원 측은 바른미래당 재건을 추진하려다 손학규 대표의 벽에 막힌 뒤 거침없이 국민의당 창당을 추진 중이다. 전날에는 경기·서울·대전·광주 시·도당 창당대회를 마무리하고 각 시도당 위원장을 선출했다. 안철수계 비례대표 의원들은 아직 바른미래당 소속이지만 실질적으론 국민의당 창당에 몰두하고 있다.

그럼에도 정치권 안팎에서 통합 가능성이 흘러나오자 안 전 의원은 입장을 재차 명확히했다. 그는 전날 서울시당 창당대회 중 만난 기자들이 미래통합당과 선거연대 가능성을 묻자 "우리 당은 지금 창당 시작인데 너무 실례되는 말 아닌가"라며 "이 문제에 대해 저는 일관되게 (보수통합 안 한다고) 공항에서부터 얘기하고 있다"고 일축했다.

이와 관련 혁신통합추진위원회 한 관계자는 뉴시스에 "공식적으로 통합신당에 합류하지 않겠단 의지를 밝히셔서 우리도 지켜보는 입장"이라며 "우선 계획한 일을 추진하다 총선을 앞두고 대의적으로 함께 하시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른바 태극기 세력 측과는 아직 눈에 띄는 통합 논의는 없는 상황이다. 대표적인 태극기 세력인 우리공화당은 홍문종 의원의 탈당으로 조원진 대표 체제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김문수 자유통일당 대표와 집회를 시작으로 점진적인 연대를 추진 중이다. 홍 의원은 이와 별개로 친박신당을 창당한다는 계획이다.

통합신당 내에서는 이들과 함께 가야한다는 목소리가 간간이 나오고 있지만, '탄핵의 강을 건너자'는 통합 기본원칙에 배치돼 쉽지 않을 전망이다.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조원진 우리공화당 공동대표가 14일 오후 대구 동구 신암동 동대구역 앞 광장에서 열린 ‘제160차 태극기 집회’에 참석해 박정희-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경례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앞서 이언주 전진당 대표는 지난 10일 통합신당 회의에서 "우리에게 남은 과제는 현재 광화문에서 함께 싸웠지만 이 자리에 같이 하고 있지 못한 자유통일당을 비롯해 우리 동지들이 조속히 빨리 합류하는 것"이라며 "강력한 야당이 출현할 수 있는가, 이 점에 대해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극복할지 깊이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김진태 한국당 의원은 17일 공관위 면접이 끝난 뒤 기자들이 홍문종 의원과 김문수 전 의원 측과 함께 해야하지 않냐고 묻자 "아쉬운 점이 많다. 같이 해서 진정한 미래통합이 될 수 있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럼에도 우리공화당은 통합 논의에 선을 긋고 있다. 조 대표는 지난 10일 우리공화당 최고위원 연석회의에서 "유승민 의원과 자유한국당과 우리는 통합하지 않는다"며 "이번 총선은 탄핵무효를 주장하는 세력들과 탄핵을 인정하고 탄핵의 강을 건너자는 세력과 싸움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3일 최고위원회의에서는 "대구·경북에서 보수우파 기존 정신을 훼손한 배신자 한국당에 단 한 석의 의석을 줄 수 없다"고 날선 목소리를 냈다.

이와 관련 한 혁통위 관계자는 뉴시스를 만나 "통합 논의가 처음 나올 때부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태극기 쪽과는 논의가 없던 것으로 안다"며 "탄핵에 대한 입장이 극명히 달라 통합이나 선거연대 모두 어렵지 않겠나 싶다. 굳이 우리가 먼저 나서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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