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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신자 찾으러 한강 뛰어든 살신성인"…눈물의 영결식

등록 2020.02.18 12: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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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한강 투신사 수색 중 사망해

부인 휠체어에 초점없는 눈빛으로 눈물

文대통령 "국민들과 고인의 영면을 기원"

이용표 "안전하게 지켜주지 못해 안타까워"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용표 서울경찰청장이 18일 서울 송파구 국립경찰병원에서 엄수된 고 유재국 경위 영결식에서 조사 낭독 후 경례하고 있다. 2020.02.18.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용표 서울경찰청장이 18일 서울 송파구 국립경찰병원에서 엄수된 고 유재국 경위 영결식에서 조사 낭독 후 경례하고 있다. 2020.02.1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정윤아 기자 = "6개월 뒤에 태어날 조카는 걱정말고 편히 쉬어."

고(故) 유재국 경위와 함께 근무한 동료는 고별사를 읽던 중 목이 메어 차마 말을 잇지 못했다.

지난 15일 한강 투신자 수색에 나섰다가 안타깝게 숨진 고 유재국 경위 영결식은 18일 오전 서울 송파구 경찰병원에서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치뤄졌다. 문재인 대통령, 정세균 국무총리,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민갑룡 경찰청장,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조의 화환 20여개가 영결식장 한쪽에 자리했다.

서울경찰청 장으로 치뤄진 이날 영결식 시작과 함께 유 경위의 부인을 비롯한 유족 20여명이 식장에 들어서자 200여명의 제복경찰들은 일어서서 예우했다.

영하의 날씨 속에서 부인은 마스크를 쓰고 휠체어에 탄 채 담요를 덮고 들어왔다. 부인은 초점없는 눈빛으로 단상에 올려진 유 경위의 사진을 보며 연신 눈물을 훔쳤다. 부인은 현재 임신 초기인것으로 알려졌다.

참석한 경찰들은 추운 날씨 속에서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유 경위와 함께 근무했던 한강경찰대 동료들은 헌화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고 유재국 경위 영결식이 엄수된 18일 서울 송파구 국립경찰병원에서 고인의 영정과 유족들이 입장하고 있다. 2020.02.18.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고 유재국 경위 영결식이 엄수된 18일 서울 송파구 국립경찰병원에서 고인의 영정과 유족들이 입장하고 있다. 2020.02.18. [email protected]

유 경위와 절친했던 동료 경위는 고별사에서 "그날 널 안 말려 후회스럽고 죽고 싶은 마음뿐"이라며 "차갑고 사방이 막힌 어두운 공간에서 얼마나 무섭고 날 기다렸을까 생각하니 미안하다"고 말하며 울먹였다.

그러면서 "6개월 후에 태어날 조카는 걱정하지 말고 편히 쉬어"라며 "나중에 커서 아빠에 대해 물어보면 너가 얼마나 성실한 사람이었고 용감한 경찰관이었는지 말해주겠다. 언제나 경찰가족으로서 지켜주겠다"면서 연신 눈물을 흘렸다.

이용표 서울경찰청장은 조사에서 "사건 당일에도 실종자를 찾아 가족 곁으로 돌려보내고자 한치 앞도 안 보이는 강물 속으로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뛰어들던 의로운 경찰"이라며 "당신을 안전하게 지켜주지 못한 걸 진심으로 안타깝고 미안하게 생각한다. 당신을 영원히 잊지 않겠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경무과장의 대독으로 전해진 조전에서 "고인은 기동단원으로 치안현장에서 항상 능력을 발휘했을 뿐만 아니라 대원으로 고귀한 생명을 구해온 탁월한 경찰관"이라며 "대한민국은 고인의 숭고한 희생을 잊지 않겠다. 국민들과 함께 고인의 영면을 기원한다"고 위로의 말을 전했다.

유 경위의 친형은 "제 동생이 안타까운 사고를 당했지만 경찰분들이 위로와 배려를 해주셔서 가는 길을 잘 배웅할 수 있었다"며 "남은 가족들도 서로 의지하면서 살아가겠다.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고 유재국 경위 영결식이 엄수된 18일 서울 송파구 국립경찰병원에서 고인의 동료 경찰이 눈물을 글썽이며 경례하고 있다. 2020.02.18.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고 유재국 경위 영결식이 엄수된 18일 서울 송파구 국립경찰병원에서 고인의 동료 경찰이 눈물을 글썽이며 경례하고 있다. 2020.02.18. [email protected]

유 경위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러 나온 서울청 지휘부, 서울경찰청 한강경찰대 소속 대원들, 김영우 미래통합당 의원 등도 고개를 떨구며 애도했다.

영결식이 끝난 후 경찰들은 인도 양쪽에 도열해 관이 나가는 마지막 길을 지켰다.

유 경위가 잠든 관은 그가 근무했던 한강경찰대에서 노제를 지낸 후 현충원에 안치된다. 같은 시각 관서별 청사 안에서는 사이렌 방송이 울리고, 30초간 묵념이 진행됐다. 지난 16일부터 서울경찰청 정문 등에 걸린 추모 현수막은 오는 21일까지 게시된다.

앞서 유 경위는 지난 15일 오후 2시께 가양대교 위에서 한강으로 뛰어내린 남성을 수색하다 교각 틈새에 몸이 껴 사망했다. 1981년생인 유 경위는 2007년 순경공채로 입직한 후 서울 용산경찰서를 거친 뒤 한강 경찰대로 옮겨와 2년7개월간 근무했다. 그러면서 10명의 생명을 구한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6일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과 민갑룡 경찰청장은 각각 옥조 근정훈장과 경찰공로상을 수여했다. 사망 당시 경사였던 유 경위는 경위로 1계급 특진이 추서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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