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中 경제학자들 "코로나19 영향 심각,무역합의 이행 미뤄야"

등록 2020.02.18 15:26:53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경제 짓눌려…中이 美에 연기 요청해야" 주장

中, 1단계 합의서 2000억달러 추가 구매 약속

중국 정부 아직 공식 연기 요청 안 해

[우한=AP/뉴시스]16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정 병원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의 진인탄 병원에서 의사가 환자를 살피고 있다. 2020.02.18.

[우한=AP/뉴시스]16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정 병원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의 진인탄 병원에서 의사가 환자를 살피고 있다. 2020.02.18.

[서울=뉴시스] 남빛나라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잠잠해지지 않는 가운데 중국 경제학계에서 1단계 미중 무역합의 이행을 연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18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관영 싱크탱크인 중국사회과학원의 선임연구원이자 '중국 금융 40인 포럼'(CF40) 소속인 쉬치위안은 전날 이같은 내용을 담은 글을 발표했다.

그는 1단계 미중 무역합의에서 약속한 구매 계약을 미뤄달라고 미국 측에 요청해야 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가 "경제를 짓누르고 있기 때문에" 합의 이행에 영향을 받을 수 있어서다.

앞서 1월 미중은 향후 2년 동안 중국이 미국산 물건과 서비스를 총 2000억달러 규모로 추가 구매하기로 했다. 기준점은 2017년이었다.

쉬는 "가능하다면 중국은 적절한 방식으로 구매 계획 이행을 늦춰달라고 요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발언은 국제 무역학자들 사이에서 코로나19로 중국 경제가 큰 타격을 받으리라는 공감대가 형성된 가운데 나왔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생위)에 따르면 코로나19 누적 사망자가 총 1868명, 확진자는 7만2436명이다.

쉬의 제안은 코로나19가 올해 1분기 중국 경제를 탈선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을 반영한다고 SCMP는 전했다.

상하이 주재 미국상공회의소가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거의 80%가 생산라인을 가동할 인력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물류도 심각한 차질을 빚고 있다. DHL은 세계에서 가장 바쁜 컨테이너 항구 중 한 곳인 상하이의 항구에서 노동자의 50%만이 근무 중이라고 분석했다.

제조업 공급망의 이같은 위축은 결국 미국산 수입품을 사들일 중국의 여력을 줄인다.

쉬는 "항공사가 큰 타격을 입었고 사태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단기간에 미국산 항공기를 구매할 수 없다"며 "국내 생산이 완전히 재개되지 않았기 때문에 미국산 기계, 전기, 에너지 부문에 대한 중국의 수요는 늦춰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과 세계보건기구(WHO)가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언한 게 1단계 무역합의의 불가항력 조항을 발동한다고 주장했다.

합의문은 "자연재해나 양측의 통제 범위를 벗어난 예측불가능한 다른 사건이 당사국이 합의에 따른 의무를 적시에 이행하는 걸 지연시킬 경우, 양측은 서로 협의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쉬는 SCMP와의 추가 이메일 인터뷰에서 "중국이 (이 문제를) 먼저 테이블에 올려야 한다"고 밝혔다.

1단계 합의는 미중이 지난달 공식서명한 이후 14일 발효됐다. 중국은 아직 공식적으로 연기 요청을 하지 않았다.

위춘하이 중국인민대 경제학과 교수는 "단기간 중국 경제가 받을 영향이 명백하기 때문에 미국 측이 고려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중국이) 미국의 상품을 대규모로 사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