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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주가뭄' 해양플랜트 올해도 막막…조선업계 고심

등록 2020.02.23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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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브라우즈 발주 연기, 로즈뱅크 프로젝트는 개조 검토

코로나19 사태로 원유 수요 증가 전망치, 국제유가 하향 조정

'수주가뭄' 해양플랜트 올해도 막막…조선업계 고심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수년째 수주 가뭄이 이어진 해양플랜트(원유 및 가스 생산·시추 설비) 시장이 올해도 조선업계의 실적을 가르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연초이기는 하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투자심리는 좋지 않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23일 하이투자증권과 조선업계 등에 따르면 호주 최대 석유개발회사 우드사이드가 진행하는 호주 브라우즈 LNG 프로젝트의 투자결정(FID)이 2021년 말로 6개월 연기됐다. 기본설계(FEED)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미국의 오일메이저 셰브론이 2018년 노르웨이 국영 석유회사인 에퀴노르(Equinor)로 지분을 매각해 새로 진행 중인 로즈뱅크(Rosebank) 프로젝트는 기존 부유식 원유생산 저장 및 하역설비(FPSO)를 재활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광식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일단 호주 브라우즈 프로젝트는 올해 해양 발주목록에서는 제외해야 할 것"이라며 "해양은 여러 지연, 개조 등의 뉴스 등으로 투자심리가 좋지 않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국내 대형 조선 3사(현대중공업그룹·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모두 수주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했다. 미·중 무역 갈등으로 인한 세계 교역 축소 여파로 조선 발주량이 40% 가까이 급감한 탓이 크지만 해양 시장이 좀처럼 활기를 띄지 못한 요인도 주효했다.

실제 국내 조선사가 수주한 해양플랜트는 단 2건에 불과했다. 삼성중공업이 작년 4월 계약을 체결한 인도 릴라이언스의 부유식 원유생산 저장 및 하역설비(FPSO)와 대우조선해양이 미국 셰브런으로부터 수주한 반잠수식 원유생산설비 선체 1기 등이다.삼성중공업은 2년여 만에 일감을 따냈고, 대우조선해양은 5년 만에 신규 물량을 확보했다.

2018년 10월 해양플랜트 일감을 4년 만에 수주하며 물꼬를 튼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화공플랜트 설비를 수주하기는 했지만 해양 물량은 전무했다.

올해 전망도 밝지만은 않다.해양플랜트는 설비에만 조 단위 예산이 투입되기 때문에 국제유가가 상대적으로 높을 때 발주가 나오는 편이다. 금액이 크고 기간이 오래 걸리는 프로젝트의 특성상 안정적인 유가 수준에 대한 확신이 없으면 발주가 나오기 힘들다는 진단이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코로나19 사태를 반영해 올해 글로벌 원유 수요 증가 전망치를 낮췄고, 국제유가도 하향 조정이 잇따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해양프로젝트는 규모가 조 단위로 크고 유가 불확실성이 커 발주를 예단하기 어렵다"며 "올해도 긴장감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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