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놔두면…50년뒤 서울은 '1년중 절반이 여름'

기상청, '이상기후 보고서발간 10주년 워크숍'

과거 대비 최근 30년…여름 6일↑, 겨울 5일↓

서울, RCP8.5일 경우 겨울 67일로 크게 감소

RCP2.6 기준으론 여름 131일·겨울 97일 전망

 

[서울=뉴시스] 이윤청 기자 =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경보가 발효되고 서울 낮 최고기온이 37도로 예보된 지난해 8월5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이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2019.08.0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창환 기자 = 온실가스 배출량이 지속될 경우 오는 2071~2100년에는 여름과 겨울이 각각 40일가량 늘고 줄어들 전망이다.

변영화 국립기상과학원 기후연구과장은 20일 오후 서울 중구 LW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이상기후 보고서 발간 10주년 기념 워크숍'에서 "과거 30년과 최근 30년을 비교했을 때 봄의 출현시기가 빨라지고, 여름이 길어진다"며 "(반면) 겨울은 짧아진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상기후 현상에 따른 영향 및 정부차원의 대응방안 수립을 위해 지난 2010년부터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간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1971~2000년 30년 간 평균 봄의 시작과 끝은 3월13일, 6월7일로 86일(23.6%) 동안이었다. 여름은 그로부터 101일(27.7%)간 이어지다가 9월16일에 끝났고, 가을이 11월25일까지 70일(19.2%)간 지속됐다. 겨울은 11월25일부터 이듬해 3월13일(봄 시작일)까지로 108일(29.6%)간이었다.

1981~2010년 20년 평균 기준으로는 ▲봄 3월11일~6월4일, 85일(23.3%), ▲여름 6월4일~9월19일, 107일(29.3%), ▲가을 9월19일~11월28일, 70일(19.2%) ▲겨울 11월28일~이듬해 3월11일(봄 시작일), 103일(28.2%)이었다.

최근 자연계절길이(계절길이)가 여름이 6일 늘고, 겨울이 5일 줄은 것으로 나타났다. 봄은 1일이 줄었고, 가을은 변화가 없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또 봄과 여름의 시작이 각각 2, 3일 빨라졌고 가을과 겨울 계절은 3일 늦어졌다.

서울 기준으로 기후값(1981~2010년)과 최근 10년(2009~2018년) 계절길이를 비교하면, 봄이 7일 줄었고 여름이 10일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가을은 6일 줄었으며, 겨울은 3일 증가했다.

변 과장은 "(WMO 기후보고서에 따라) 최근 5년이 가장 더웠던 해의 10순위 안에 포진돼 있을 만큼 최근 지구온난화의 가속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며 "계절길이와 계절 시작일이 어떻게 변할지 계산했다"고 언급했다.

변 과장은 오는 2071~2100년 서울 계절길이를 기후변화 시나리오(RCP·대표농도경로)상 ▲RCP8.5(저감 노력 없이 현재 추세로 온실가스가 배출되는 경우)와 ▲RCP2.6(강력한 온실가스 정책으로 지구 스스로가 회복 가능한 경우) 2가지로 분석·전망했다.

RCP8.5일경우 봄 74일, 여름 168일, 가을 56일, 겨울 67일로 예상된다. 반면 RCP2.6 기준으로는 봄 73일, 여름 131일, 가을 64일, 겨울 97일로 전망된다.

즉, 온실가스 저감 노력이 없을 때는 겨울이 최근 10년보다 약 40일 줄고, 여름은 40일 가량 늘어나게 된다. 반면 강력한 정책이 있을 경우엔 여름 길이의 증가폭이 줄어 비교적 최근 10년 평균과 비슷한 형태로 각 계절이 유지된다는 것이다.

변 과장은 "우리나라 전국 평균상, (과거) 3월 중순으로 해당되는 봄철의 시작이 최근에 들어선 3월 초순쪽으로 당겨지고 있다"며 "RCP8.5로 갈 경우 2월로 넘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 외에도 이날 워크숍에서는 ▲2019·2020년 겨울 이상기후 및 2020년 봄철 전망 ▲해양수온 변화 영향 ▲최근 10년 우리나라·세계 이상기후 ▲분야별 이상기후 영향 및 대응 등에 대한 발표가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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