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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오 공관위' 칼날 어디까지…불출마 행진 속 잠룡들 기싸움

등록 2020.02.23 07: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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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및 수도권 험지 확정자, 전략공천 대상 발표

TK·PK는 안갯속…대구, 코로나 사태로 면접도 미정

불출마·험지 선언 잇따라 …김형오 압박 작용했나?

이언주 '부산 전략공천' 발언…뿔난 김형오,결정은?

홍준표·김태호 경남 고수…공관위, 험지카드 만지작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공천관리위원회 회의에 참석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0.02.21. kmx1105@newsis.com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공천관리위원회 회의에 참석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0.02.2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승주 기자 = 지난 12일부터 미래통합당 공천 면접이 진행됨에 따라 서울 및 수도권 험지 출마자들이 하나둘 확정되고 있다. 반면 보수의 텃밭 TK(대구경북)·PK(부산경남)에서는 발표도 하기 전부터 불출마 선언이 잇따르는 등 공천관리위원회 칼바람이 매섭게 불고 있다.
 
앞서 통합당 공관위는 서울 및 수도권 험지의 공천 확정자를 발표했다. 동시에 전략공천 지역도 밝히면서 해당 지역 중진 의원들을 사실상 컷오프(공천배제)했다.

서울은 강북구 갑(정양석 의원)·강북구 을(안홍렬 전 당협위원장)·광진구 을(오세훈 전 서울시장)·관악구 을(오신환 의원)·구로구 갑(김재식 전 당협위원장)·도봉구 을(김선동 의원)·동대문구 갑(허용범 전 국회도서관장)·동작구 을(나경원 의원)·중구성동구 을(지상욱 의원) 을 확정했다.

수도권 공천 확정자는 인천 남동구 갑(유정복 전 인천시장), 경기 김포시 을(홍철호 의원)·남양주시 병(주광덕 의원)·동두천연천군(김성원 의원)·성남 중원(신상진 의원)·수원시 을(정미경 최고위원)·시흥시 갑(함진규 의원)·안양 동안구 을(심재철 원내대표)·이천시(송석준 의원)·안산 단원갑(김명연 의원) 등이다.

이 밖에 서울 강남구 갑·을·병과 광진구 갑, 강서구 을, 구로구 을, 은평구 을, 서초구 갑, 인천 미추홀 갑·을은 모두 전략공천 지역이 됐다. 이로써 인천 미추홀 갑 홍일표 의원(3선)과 미추홀 을 윤상현 의원(3선), 서초구 갑 이혜훈 의원(3선), 강남구 병 이은재 의원(재선) 등은 사실상 공천에서 배제됐다. 앞서 강서구 을 김성태 의원(3선)은 불출마 선언했다.

이 같은 발표 후 홍일표 의원은 "정권심판을 위해 제 출마를 버리고 공관위와 사전에 협의해 수용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혜훈 의원과 윤상현 의원 등에 대해 김형오 공관위원장은 "심도 있게 검토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향후 공관위는 이들이 빠진 자리에 영입인재 등을 전략적으로 배치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을 비롯한 공천관리위원들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 면접심사에 참석한 후보자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있다. 2020.02.20. kmx1105@newsis.com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을 비롯한 공천관리위원들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 면접심사에 참석한 후보자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있다. 2020.02.20. [email protected]


반면 TK·PK에서는 아직 공천 확정자를 발표한 곳이 한 곳도 없다. 심지어 공천 최대 격전지 대구 신청자들 면접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차일피일 미뤄지더니 여지껏 미정이다. 그럼에도 줄줄이 불출마 및 험지 출마 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앞서 대구의 정종섭·유승민 의원, 구미 장석춘 의원에 이어 지난 20일 김광림(경북 안동·3선)·최교일(영주문경예천·초선) 의원도 불출마를 선언했다. 같은 날 대구 달서구 당협위원장인 강효상 의원(비례대표)은 "대구에서 일군 모든 기반을 내려놓겠다"며 강북 험지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이들 대부분은 그 이유를 '선당후사(先黨後私·당을 위해 개인을 희생하다)'를 위해 스스로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지만 사실상 김 위원장의 압박이 어느 정도 작용했을 것으로 정치권은 보고 있다.

앞서 '공천 물갈이'설이 돌면서 TK 지역 의원들 사이에 강한 우려가 흘러나왔다. 지난 6일 TK 중진 김광림 최고위원은 이들을 대표해 최고위 회의에서 "선거철만 다가오면 근거도 설명도 없는 물갈이론에 'TK가 봉이냐'는 말이 지역언론 헤드라인 장식한다"고 볼멘소리를 냈다.

그럼에도 김 위원장은 TK지역에 공천을 신청한 일부 초재선 의원과 다선 의원들에게 불출마를 권유하는 전화를 돌리면서 사실상 컷오프(공천배제)를 암시하는 최후통첩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대구지역 의원들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 중식당에서 오찬 회동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김상훈 의원, 황 대표, 강효상, 정태옥, 김규환, 윤재옥, 주호영, 곽대훈 의원. 2020.02.04.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대구지역 의원들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 중식당에서 오찬 회동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김상훈 의원, 황 대표, 강효상, 정태옥, 김규환, 윤재옥, 주호영, 곽대훈 의원. 2020.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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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울경(부산·울산·경남) 지역 역시 불출마 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공관위 면접이 시작된 뒤 친박 핵심으로 국회부의장을 지낸 정갑윤 의원(5선), PK 4선 중진 유기준 의원이 불출마 대열에 합류했다. 이들 포함 현재까지 이곳에서 불출마를 선언한 의원은 총 10명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언주 의원(경기 광명·재선)이 '전략공천' 발언을 꺼내면서 논란이 됐다. 미래를향한전진4.0(전진당) 출신 이언주 의원은 지난 18일 언론에 김 위원장이 자신의 부산 전략공천을 고려하고 있다는 식으로 밝히면서 자유한국당 출신 의원들과 마찰을 빚었다.

이에 해당 지역구(부산 영도) 현역 김무성 의원은 "다른 예비 후보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고 지적했고, 장제원 의원도 "경거망동을 삼가고 자중하라"고 쏘아붙였다. 여기에 새로운보수당 출신 이혜훈 의원이 유승민 의원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이언주나 새보수당이나 통합은 마찬가지인데 이언주는 험지인 경기광명 피해 부산으로 단수공천 받고"라며 공천 컷오프에 대한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이 같은 불협화음이 통합 후유증 논란으로 확대되자 공관위에서 진화에 나섰다. 김 위원장은 이를 염두에 둔 듯 "일부의 일탈행위에 대해 엄중하게 경고하며 다시 반복될 시 단호히 대처한다"고 말한 만큼, 이 의원 거취도 안갯속에 싸였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국회의원선거 후보자 면접에 참가하고 있다. 2020.02.20.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국회의원선거 후보자 면접에 참가하고 있다. 2020.02.20. [email protected]


한편 공관위 측과 두 잠룡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 사이 기싸움은 진행형이다.

애초 홍 전 대표는 고향인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지역 출마를 고수해왔지만 공관위의 계속된 권유에 못이긴듯 경남 양산을로 지역구를 바꿔 면접에 임했다. 김 전 지사는 정치적 신념을 들며 고향인 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지역 출마 하겠단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공관위는 지난 20일 면접에서 이들에게 험지 출마 의사를 재차 물었지만 끝까지 해당 지역 출마를 고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홍 전 대표는 면접 후 기자들에게 "컷오프를 두 번 당하면 정계 은퇴나 무소속 출마 중 선택할 수밖에 없겠죠"라고 말했고, 김 전 지사는 "(공관위원 중) 좀 더 숙고해달라는 얘기도 있었지만 저는 확고하다"고 잘라 말했다.

김 위원장이 거침없이 개혁공천의 칼날을 휘두르고 있는 만큼, 이들 잠룡들을 최종 어떻게 배치할지 주목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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