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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례민주당' 출현하나…與 부인에도 곳곳 "의병·민병대라면"

등록 2020.02.24 14:3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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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지도부 "위성정당 안 한다는 게 공식입장"

위기감 팽배…"미래한국당 지지율 높더라"

"위성정당 20% 이상 획득시 상당 의석 확보"

민병두 "관병 싸움에 민병대 나설 수 있어"

이인영 "의병 나오는 것 우리가 어쩔 수 있나"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0.02.24.  kmx1105@newsis.com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0.02.2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정진형 김남희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 오는 4·15 총선을 앞두고 비례대표 의석 확보를 위한 위성정당, 세칭 '비례민주당' 창당 주장이 점점 고개를 들고 있다. 보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의 기세가 만만치 않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등 정부·여당에 대형 악재까지 겹치면서 이대로는 원내 제1당을 사수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여론과 범여권 군소정당들을 의식해 위성정당에 대해선 여전히 거리를 두고 있으나 친여 성향 외곽 단체들의 '자발적' 창당에 대해선 관망하는 입장이어서 비례민주당의 향배를 놓고 귀추가 주목된다.

이근형 전략기획위원장은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누차 말한대로 당의 공식 입장은 '민주당은 위성정당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아직 논의한 적 없다"고 일축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도 전날 오찬간담회에서 비례민주당 창당에 대해 "기본적으로 우리가 할 수 없다"며 "누차 얘기하지만 작년부터 선거법 취지를 훼손하는 행동은 하지 않겠다고 했다. 기본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처럼 민주당 지도부는 비례민주당 논의와 거리를 두고 있으나 전반적인 여권 내 불안감은 심상치 않다. 미래통합당 출범으로 보수 소통합이 일단은 완료된 데다가,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도 개정 선거법 하에서 약진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서울=뉴시스] 자료 출처 = 한국갤럽 제공

[서울=뉴시스] 자료 출처 = 한국갤럽 제공

지난 21일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오는 4월 총선 정당투표(비례대표) 투표 의향을 물은 결과, 민주당 33%, 미래한국당 25%, 정의당 12%, 바른미래당 3%, 국민의당 2%, 민주평화당 1% 순으로 나타났다.

나아가 한국갤럽은 지난 2016년 20대 총선, 2018년 지방선거 성·연령대별 투표율 가중치를 적용하고 부동층 투표의향을 반영한 정당투표 결과 예측치를 내놓기도 했다. 예측치는 민주당 40%, 미래한국당 38%, 정의당 13%였다.

이와 관련,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개별 의원들 입장에서는 여러 의견들이 다양하게 존재하고 있는 것 같다"며 "특히 미래한국당에 대한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매우 높게 나오면서 자칫 비례의석에서의 불균형이 21대 국회 운영에 큰 부담이 되지 않느냐, 이런 우려를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최근에 나오는 여러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해봤을 때 위성정당이 20% 이상을 획득할 경우에는 상당한 의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우려스러운 건 사실"이라고 했다.

이해찬 대표도 지난 20일 당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이번에 처음 도입된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 창당으로 우리 당이 비례대표에서 15석 이상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며 "각 지역에서 그 이상 승리해야 하는 만만치 않은 선거"라고 말해 오는 4월 총선 판세에 대해 위기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민주당은 범여권 군소정당들과 선거법 등 패스트트랙 공조를 추진하며 미래한국당을 신랄하게 성토해온 입장에서 이제와서 비례민주당으로 급선회하긴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욱이 이미 비례대표 후보 공모를 받아 공천에 착수한 점도 위성정당 추진과 배치되는 대목이다.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민병두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장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법률안을 의결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19.10.30.  kmx1105@newsis.com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민병두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장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법률안을 의결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19.10.30. [email protected]


결국 친여 성향 외곽세력을 통한 '자발적인' 비례대표 정당 추진을 묵인하는 형태로 사실상 비례민주당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그러나 범여권 군소정당들은 사실상 비례민주당 격인 외곽 정당에 대해 날 선 반응을 보이고 있어 실제 성사될지 여부는 미지수다.

민병두 의원은 24일 YTN 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정치전문가인 '관병'들끼리 싸움인데 '민병대'가 나설 수는 있는 것"이라며 "일반 시민들이 나서서 민병대가 돼가지고 '이건 도저히 안 되겠다. 보수세력한테 원내 제1당을 넘겨주는 건 도저히 안 되겠다. 그래서 우리가 어떻게 해서든지 창당하겠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범보수연합에 원내 제1당을 뺏길 수 없다는 민병대들이 비례정당을 만드는 것은 상상할 수 있다"며 "여기서 10석을 가져가게 되면 미래통합당 위성정당의 효과가 사라지게 된다. 시민들의 자발적 논의를 거쳐 민병대가 조직되는지 지켜보고 있다"고 해 '자발적 창당'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도 지난 2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선거에서 민심이 왜곡될 우려가 있다는 걱정이 있는 것이다. 그런 비상 상황이 벌어진다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판단해야 된다"고 말해 비례정당 검토 의사를 드러냈다.

민주당 홍보위원장을 지낸 손혜원 무소속 의원 역시 같은 날 유튜브 방송을 통해 "민주당의 위성정당이 아닌 민주 시민들을 위한, 그야말로 시민이 뽑는 비례대표 정당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비례정당 창당을 시사했다.

이 원내대표는 앞서 간담회에서 비례 정당에 선을 그으면서도 "정통성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의병이라고 여기저기서 나오는 것을 우리가 어쩔 수 있겠는가"라고 말해 여운을 남기기도 했다.

한국갤럽 조사는 지난 18일에서 20일 사흘간 전국 18세 이상 성인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응답률 13.0%)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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