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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부산·경남, 닷새만에 149명…"확진자 증가세 심상치 않다"

등록 2020.02.26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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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명 증가한 수도권…지역사회 산발적 감염

48명 증가한 부산·경남…집단감염 우려 계속

전문가 "지자체 준비해야…예방수칙 철저히"

[서울=뉴시스] 박민석 기자 = 21일 오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서울 은평구 은평성모병원에 휴진을 알리는 안내문이 부착되어 있다. 2020.02.21.  mspark@newsis.com

[서울=뉴시스] 박민석 기자 = 21일 오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서울 은평구 은평성모병원에 휴진을 알리는 안내문이 부착되어 있다. 2020.02.2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정성원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대거 발생하고 있는 대구·경북 지역 외에도 수도권, 부산·경남 지역의 환자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

26일 오전 5시 30분 현재 국내 코로나19 확진 환자 총 977명 가운데 수도권(서울·경기·인천) 지역과 부산·경남 지역의 환자 수는 149명(15%)이다. 수도권 환자는 84명, 부산·경남 환자는 65명이다.

지난 20일부터 25일까지 이들 지역에서 추가된 환자는 97명에 불과하지만, 증가 규모는 점점 커지는 추세여서 주목된다.

특히 수도권 지역에서는 지역사회 내 산발적인 감염 사례가 보고되고 있으며, 부산·경남 지역에선 집단감염 사례가 발생하고 있어 대규모 확산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서울=뉴시스]박미소 기자 = 다수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서울 종로구 종로노인종합복지관 내부에 21일 오후 출입 금지 안내문이 붙어있다. 2020.02.21.  misocamera@newsis.com

[서울=뉴시스]박미소 기자 = 다수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서울 종로구 종로노인종합복지관 내부에 21일 오후 출입 금지 안내문이 붙어있다. 2020.02.21.  [email protected]

◇닷새 만에 49명 증가한 수도권…산발적 감염 우려

지난 20일 오후 4시 기준 서울 지역 확진 환자 수는 18명에 불과했지만 이후 21일 23명, 22일 26명, 23일 27명, 24일 31명으로 증가했다. 매일 1~3명씩 늘었지만, 24~25일 하루 동안 9명이 추가돼 40명으로 환자가 급격하게 늘었다.

경기 지역의 확진 환자 수는 같은 날, 같은 시간 기준 15명에서 21일 17명, 22일 23명, 23일 25명, 24일 36명으로 증가했다. 이 지역에선 23~24일 사이에 11명, 24~25일 사이에 10명의 환자가 늘어나 42명으로 증가했다.

다만 인천 지역의 환자 수는 닷새째 2명이다

수도권 지역에서는 지역사회 내에서 역학적 연관성이 없는 사례가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일 감염원을 알 수 없는 은평성모병원 관련 환자 발생이 병원 내 감염으로 이어지고 있다.

25일에는 경기 김포에서 서울 마포구로 출근하던 직장인 1명이 증상 발현 이후 받은 검사에서 양성 판정이 나와 격리치료에 들어갔다. 이처럼 감염원을 알 수 없는 환자가 발생하고, 이들의 접촉자들이 확진 판정을 받는 등 산발적인 감염 사례가 수도권 전역에서 발생하고 있다.

타 지역을 방문한 후 수도권으로 돌아와 확진 판정을 받는 경우도 있다. 이날 오후에는 청도 대남병원을 방문했던 서울 강동구 명일동 명성교회 부목사와 지인 등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특히 지난 20일 첫 환자가 발생한 은평성모병원에서는 현재까지 5명의 환자가 발생하는 등 병원 내 감염이 우려된다. 병원은 면역력이 떨어진 환자가 밀폐된 공간에 몰려 있어 감염병이 급속도로 전파되기 쉬운 환경이다.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 때에도 병원 내 감염이 주요 감염경로로 작용한 바 있다.

방역당국은 산발적으로 나타나는 지역사회 감염 사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역학적 연관성을 알 수 없는 코로나19 감염 위험성을 높게 보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25일 "코로나19 방역에서 가장 어려운 점이 발병 첫날, 둘째날부터 감염력이 상당히 높고 경증 상태에서 감염이 있기 때문에 그분들이 병원 안을 다니거나 지역사회에서 계속 활동하면서 여기저기 어느 정도의 감염자들이 발생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부산지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환자가 무더기로 발생한 23일 부산 동래구 온천교회에서 보건소 관계자들이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이날 부산의 코로나19 확진환자 수는 총 16명이며, 이 중 8명이 이 교회 신도라고 부산시는 밝혔다. 2020.02.23.  yulnetphoto@newsis.com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부산지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환자가 무더기로 발생한 23일 부산 동래구 온천교회에서 보건소 관계자들이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이날 부산의 코로나19 확진환자 수는 총 16명이며, 이 중 8명이 이 교회 신도라고 부산시는 밝혔다. 2020.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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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새 사이 48명 증가한 부산·경남…집단감염 우려

부산 지역의 확진 환자 수 증가폭은 수도권 지역보다 더 크다. 지난 20~21일 오후 4시 기준 부산 지역의 확진자 수는 4명에 불과했지만, 22일 7명으로 늘어나더니 23일 15명, 24일 30명으로 증가했다. 23~24일 하루 사이에 환자 수는 2배로 증가했고, 24~25일에도 13명이나 늘어났다.

경남 지역 환자 수도 지난 20일 3명, 21~22일 7명, 23일 17명, 24일 20명으로 증가했다. 22~23일에만 10명이 순 증가하는 등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부산·경남 지역에서도 지난 20일부터 25일까지 7명에서 65명으로 늘었다. 닷새 동안 48명이나 증가한 것이다.

부산·경남 지역 중 부산 지역에서 환자가 대폭 증가했다. 지난 20일 4명에 불과했던 확진자 수는 25일 오후 4시께 43명으로 증가했다. 닷새 만에 39명이 늘어난 것이다. 특히 지난 24일에 15명, 25일 13명이 증가하는 등 최근 들어 환자 수가 하루에 10명 이상 늘어났다.

지난 20일 오후 4시께 3명이었던 경남 지역의 확진자 수도 닷새 만에 22명으로 올랐다.

부산 지역 확진자의 대부분은 지난 19일 이후 집단발병 사례가 나온 부산 동래구 소재 온천교회 관련 환자로, 25일 오전 9시 기준 22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방역당국은 이 교회 확진자 상당수가 지난 15~16일 자체 수련회에 참가한 사실을 확인하고 집중 조사 중이다.

정은경 본부장은 "온천교회 종교행사인 수련회 관련 확진자가 증가 중"이라며 "해당 행사 참석 신도 중 발열 또는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관할 보건소나 1339 안내와 지시에 따라 선별진료소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또 최근 부산 연제구 소재 아시아드요양병원에서 근무한 사회복지사 1명(56세, 여성)이 확진 판정을 받자 역학조사에 나섰다. 지난 21일경 근육통 증상이 발생한 이 환자는 병원 2~9층까지 이동한 것으로 확인돼 병원 내 환자와 직원이 접촉자로 분류됐다. 현재 이 병원은 코호트 격리를 진행 중이다.

경남 지역에서도 2월 초·중순경 신천지 대구교회를 방문한 신도들과 접촉자를 중심으로 감염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보성=뉴시스] 구용희 기자 = 24일 전남 보성군 공무원들이 지역 한 경로당에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일시 사용중지 안내문을 부착하고 있다. 2020.02.24. (사진 제공 = 보성군) persevere9@newsis.com 

[보성=뉴시스] 구용희 기자 = 24일 전남 보성군 공무원들이 지역 한 경로당에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일시 사용중지 안내문을 부착하고 있다. 2020.02.24. (사진 제공 = 보성군)[email protected]

◇전문가들 "정부·지자체 선제대처 필요…개인 예방수칙 철저"

감염병 전문가들도 대구·경북 지역에 이어 수도권과 부산·경남에 대해서도 코로나19 확산세를 염려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제어될 때까지 지자체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한 대처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중이용시설 사용 제한 등의 조치도 적극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백경란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대구에서 일어나는 일이 이들 지역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며 "대구에서 하는 사례를 보면서 모든 지자체들이 필요한 역량을 미리 준비해 선제 대처하는 것이 피해를 최소화하는 완화 전략"이라고 말했다.

백 교수는 또 "하루 생활권인 우리나라는 특히 위험하다"며 "전국적으로 다중이용시설 사용 제한을 강력히 권고하는 등 코로나19 확산이 제어될 때까지 집중적으로 정부와 지자체가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태형 순천향대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환자가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각 지자체가 중심이 돼 방역 체계를 단시간에 꾸려야 한다"며 "지자체가 가용할 수 있는 자원이 얼마나 되고, 의료시설은 얼마나 되는지 확인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또 국민 협조 없이는 확산세가 줄어들 수 없다고 역설했다. 더 큰 확산을 막기 위해 개인 위생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기모란 국립암센터대학원 감염내과 교수는 "국가가 요청하는 개인위생수칙 지키기 노력에 동참해야 한다"며 "개인 일탈행위가 나타나면 지금 방역망으로 위기를 극복하기 어렵기 때문에 의료진과 방역당국의 조치에 잘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최은화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도 "대구·경북 지역처럼 이들 지역에서도 환자가 급격하게 증가할 수 있는 아주 초기 상황"이라며 "확진자, 접촉자 위주 관리만으로 증가 추세를 막을 수 없기 때문에 예방수칙을 지켜야만 폭발적 증가를 예방할 수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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