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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지만 아직 버틸만 합니다" 울산 선별진료소 사람들

등록 2020.02.26 12: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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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번 확진자 관내 중구보건소 직원들

하루 240여통 문의 전화에 몸살

"도와주는 분들 많아 힘이 나"




[울산=뉴시스]구미현 기자 = "하루에만 240통씩 상담 전화가 빗발치고 있습니다. 힘들지만 아직까지는 버틸만 합니다."

울산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느는 가운데 바이러스와 최전선에서 대치하고 있는 선별진료소 공무원들이 있다.

이들은 하루 수백 명에 달하는 의심환자들을 면대면으로 대해야 하는 업무 특성상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에도 상시 노출돼 있다. 또 비상근무 등 연이은 야근에 지칠법한데도 “아직까지는 견딜만 하다”는 반응이다.

26일 오전 울산 중구보건소 선별진료실에는 감기 증상을 호소하는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었다.

이날 새벽 추가 확진자가 1명 더 발생했다는 소식에 아침 일찍 보건소를 찾는 시민들을 확인 할 수 있었다. 

보건소 직원들은 선별진료소 입구부터 시민들 한명 한명을 대상으로 증상과 방문 경위 등을 꼼꼼히 체크했다.

검체 체취는 40분에서 1시간가량 소요됐다. 한명이 끝나자 직원들은 진료소 공간을 소독하고 다음 사람을 받았다.

현재 울산지역 각 5개 구군 보건소들은 일반업무를 중단하고 코로나19 업무에 전 인력이 투입됐다.

특히 지난 22일 대구 거주 27세 초등학교 교사가 첫 확진을 받은 뒤 두 번째 세 번째 확진자가 잇따라 중구 관내에서 발생하면서 중구보건소는 그야말로 비상 상태다.
[울산=뉴시스] 배병수 기자 = 25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울산 네번째 확진자가 다녀간 울산 중구 모 병원 입구에 방역소독 알림 문구를 붙이고 있다. 2020.02.25. bbs@newsis.com

[울산=뉴시스] 배병수 기자 = 25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울산 네번째 확진자가 다녀간 울산 중구 모 병원 입구에 방역소독 알림 문구를 붙이고 있다. 2020.02.25. [email protected]




각종 문의전화는 하루 수백통에 달하고 이 중 의심증세 대상자를 가려내 예약 스케줄을 잡는 일도 보통이 아니다.  

선별진료소 이용이 예약제로 운영되고 있는데도 이를 알지 못한 시민들이 직접 보건소를 찾았다 돌아가는 일도 잇따라 항의를 받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현재 중구보건소에는 정규직 61명과, 공무직 5명이 코로나19 업무에 전원 투입돼 있다.

이들은 상황종합반, 행정지원반, 민원대응반, 역학조사모니터링반, 검체이송반, 환자이송반 등 6개반으로 나눠 비상근무체제에 들어갔지만 폭증하는 진료 수요를 감당하기엔 역부족이다.

문의 전화는 하루 평균 240여통, 첫 확진자 발생 이후 1114통을 응대했고, 진료는 하루평균 11~13건, 총 127건 진행했다. 

중구보건소의 한 직원은 "직원들은 오전·오후로 나눠 정문출입문, 후문출입문, 지하출입문 안내 근무를 서고 선별진료반도 돌아가며 근무하고 있다"며 "기본적인 진료와 검체 채취를 하는 의사가 1명 뿐이라 힘에 부쳤는데 오늘부터 2명으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직원은 "무엇보다 제일 힘든 부분은 마스크와 보호구를 착용하고 업무를 보는 것"이라며 "1대 1 모니터링을 할 때 대상자와 대화가 힘들고, 숨쉬기도 어렵다. 어제 같은 경우는 비까지 내려 입고 벗고 하는게 불편하다"고 말했다.

유점숙 중구보건소 건강관리과장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하는 많은 사람이 있다"며 "접촉자와의 1대1 모니터링, 자가격리자 자택에 물건 배달 등은 구청 직원들이 도맡아 해주고 있다"며 "대구, 경북 등 다른 지역에 비하면 우리 일은 힘든 것도 아니다. 많은 사람들의 도움덕에 아직까지는 잘 견딜만 하다"고 말했다.

유 과장은 "직원뿐만 아니라 전 시민이 극도의 피로감에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받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어려운 시기 함께 잘 극복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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