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종이학사모·마스크 쓰고 한 컷" 코로나19가 바꾼 대학 졸업식

등록 2020.02.26 15:47:41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학과 사무실에서 학위증서 받아 씁쓸하게 귀가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d으로 인해 졸업식 등 공식행사 마저 취소된 가운데 26일 오전 광주 동구 조선대학교 단과대학 건물 앞에서 종이학사모를 쓴 졸업생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2020.02.26. hgryu77@newsis.com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d으로 인해 졸업식 등 공식행사 마저 취소된 가운데 26일 오전 광주 동구 조선대학교 단과대학 건물 앞에서 종이학사모를 쓴 졸업생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2020.02.26. [email protected]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취업은 하지 못했어도 졸업식에서 친구들을 만나 4년동안의 추억을 되새기며 교정을 떠나려 했는데 취소돼 씁쓸해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대학가 졸업식 풍경 마저 바꿔버렸다.

26일 오전 졸업식이 취소된 광주 동구 조선대학교 교정.졸업생들은 학위증서라도 찾아가기 위해 학과 사무실을 찾았다.

다시는 사용할 일 없는 학번을 마지막으로 말하고 조교가 전달해 준 학위증서를 챙겼지만 서운한 마음이 더 컸다.

옆에 있는 여자친구가 축하 꽃다발을 전해줬지만 기쁨보다는 씁쓸함이 앞섰다.

4년동안 몸담았던 교정을 조금 걷다보니 친구들이 하나둘씩 보였다.

면접 때 입을 정장을 입고 나타난 친구부터 자취방에서 자다가 꼬임에 못이겨 마지못해 학교를 찾은 친구 5명이 모였다.

졸업식 기분이라도 내보자며 친구들끼리 학위 수여식을 했다. 다른 졸업생의 친구가 종이로 제작한 학사모를 돌려쓰며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d으로 인해 졸업식 등 공식행사 마저 취소된 가운데 26일 오전 광주 동구 조선대학교 단과대학 건물에서 졸업생들끼리 학위증서 수여식을 하고 있다. 2020.02.26. hgryu77@newsis.com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d으로 인해 졸업식 등 공식행사 마저 취소된 가운데 26일 오전 광주 동구 조선대학교 단과대학 건물에서 졸업생들끼리 학위증서 수여식을 하고 있다. 2020.02.26. [email protected]

지난해 졸업가운을 입고 머리에 쓴 학사모를 하늘 높이 던지며 기념사진을 찍고 학교를 떠난 선배들이 부러웠다.

취업도 하지 못해 졸업을 하면 학생이 아니기 때문에 사회에서 불러주는 취업준비생으로 살아가야 하는데 이날의 졸업식이 앞날 같아 더욱 슬펐다.

조선대 교정 입구에 유일하게 꽃다발을 펼쳐놓은 한 상인은 오전 6시부터 기다렸는데 오전 11시까지 1만원 꽃다발 1개 팔았을 정도였다.

공과대학 졸업생 김모(26)씨는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모든 학사일정이 취소될 줄 알고 있었음에도 직접 겪으니까 아쉬운 마음이 크다"며 "기분이라도 내기 위해 학교 건물 앞에서 사진만 찍었다"고 말했다.

무용학과 졸업생 이모(25)씨는 "예전같으면 졸업생과 가족들로 학교가 떠들썩했는데 올해는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 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친구들과 카페에서 만나 마지막 수다를 떨고 학교를 떠날 생각이다"고 이야기했다.

상인은 "졸업식이 취소된 줄은 알고 있었지만 학위증서를 받기 위해 학교를 찾는 졸업생들이 꽃을 사지 않을까 싶어 나왔는데 이정도로 썰렁할 줄 몰랐다"며 "남은 꽃들을 어떻게 처분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한편 광주지역 주요대학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졸업식을 취소했으며, 입학식도 3월2일에서 9일로 연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