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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승무원 확진 인천공항 '비상'…"예방수칙 준수가 먼저"

등록 2020.02.26 20: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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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자 발생한 대한항공 IOC 폐쇄 후 방역

접촉 승무원 2주간 선제적 자가격리 조치

인천공항공사 지난달부터 공항 방역 강화

면세점 업계도 분주…"마스크 착용 의무화"

"특정 구역 폐쇄는 불필요…기본수칙 철저"

"보안게이트 무인화 등 줄서는 시간 줄여야"

[인천=뉴시스] 이영환 기자 = 대한항공 객실 승무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대한항공 인천승무원브리핑실(IOC)이 폐쇄된 25일 오후 인천 중구 대한항공 IOC에서 방역업체 관계자들이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2020.02.25.  20hwan@newsis.com

[인천=뉴시스] 이영환 기자 = 대한항공 객실 승무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대한항공 인천승무원브리핑실(IOC)이 폐쇄된 25일 오후 인천 중구 대한항공 IOC에서 방역업체 관계자들이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2020.02.2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정현 기자 = 이스라엘 성지순례단과 동일한 항공기에 탑승했던 승무원 1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국가관문공항인 인천국제공항 안전에 초비상이 걸렸다.

전문가들은 사람이 많이 모일 곳에서는 기본적인 예방 수칙을 준수하고, 방역물품을 찾기 쉬운 곳에 비치하라고 조언한다.

26일 인천국제공항과 항공업계, 면세장 유통업계 등은 항공업계 종사자 중에서 처음으로 코로나19 확진자 발생하자 방역활동에 분주한 모습이다.

이날 질병관리본부(질본)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지난 6일부터 16일까지 이스라엘 성지순례단을 다녀온 경북 지역 주민과 같은 대한항공 비행기를 타고 온 승무원(95년생, 여성)이 최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정부는 코로나19 진원지로 꼽히는 중국 후베이성을 통한 입국을 금지하고 있지만, 완전한 차단에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있다. 정은경 질본 방대본 본부장은 26일 "전면 입국 금지를 하더라도 입국자의 절반 정도는 내국인이라 (코로나19) 유입을 차단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인천공항이 감염 진원지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대한항공은 지난 25일 오후부터 인천공항 내 인천운영센터(IOC)를 잠정 폐쇄하고 방역 작업을 진행했다. 해당 승무원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진 승무원 다수에 대해서도 2주간 자가격리 조치를 선제적으로 시행했다.

지난 23일부터는 기존 인천 승무원 브리핑실에서 진행하던 운항·객실승무원 합동 브리핑을 항공기 옆(Shipside)에서 진행하고 있다. 임산부 직원에 대해서는 26일부터 내달 4일까지 재택근무를 실시한다.

대한항공은 확진받은 승무원과 관련, "상세 내역은 확인되는 대로 질병관리본부와 협의, 안내하겠다"라며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질병관리본부와 긴밀한 협조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질본은 코로나19 유증상자가 국내에 처음 발생한 지난달부터 검역을 강화했다. 지난달 21일부터 검역관 10여명을 추가 투입해 모든 입국자를 대상으로 확인조치를 시행하는 중이다.

방역당국은 지난 4일부터 중국 전역에서 입국하는 승객을 대상으로 전용 입국심사대를 마련하고 특별입국절차를 거치도록 하고 있다. 지난 12일부터는 대상을 마카오와 홍콩으로 확대했다.
[인천공항=뉴시스]고범준 기자= 지난달 29일 중국 광저우에서 출발한 항공기 여객들이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입국하며 발열 검사 및 검역 질의서를 제출받고 있다. 2020.01.29. photo@newsis.com

[인천공항=뉴시스]고범준 기자= 지난달 29일 중국 광저우에서 출발한 항공기 여객들이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입국하며 발열 검사 및 검역 질의서를 제출받고 있다. 2020.01.29. [email protected]

한국인 승객에는 건강상태질문서를 작성토록 하고, 외국인은 여기에 추가로 특별검역 신고서를 제출해야 입국할 수 있다. 이후 발열체크 등의 1차 검역을 진행한다. 모든 절차가 끝나면 모바일 '자가진단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해야 한다.

인천공항공사도 방역을 강화했다. 지난달 입국장 소독살균을 주1회에서 주2회로 늘린데 이어, 에스컬레이터 손잡이와 음수대, 화장실 내 기저귀 갈이대 등 하루 2회 에탄올 소독을 실시한다는 방침을 적용했다.

면세점 업계도 상시 대응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달부터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전 직원 일일 발열체크를 의무화했다. 매장 및 인도장에서 근무하는 직원은 마스크를 의무로 착용토록 했다. 신라·신세계·현대백화점 면세점 등 업체들도 유사한 조치를 시행했다.

지난달 27일 코로나19 3번째 확진자가 다녀간 편의점, 커피전문점에도 직원의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고 방역을 마쳤다. 유통업계는 영업을 마친 뒤 영업장의 소독 작업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주요 출입구에 손 소독제를 비치했다.

보건의료 전문가들은 감염이 우려된다고 특정 구역을 폐쇄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한다. 대신 이용객들이 기본적인 수칙을 잘 지키도록 돕는 데 초점을 둘 것을 강조한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장소를 없앤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며, 근본적으로 사람이 모이는 모든 곳은 전염이 일어날 수 있다"며 "비행기 승무원 뿐만 아니라 모든 직군에서 예방수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손 위생을 잘 할 수 있도록 손소독제 같은 방역물품을 공항 곳곳에 비치하도록 하면 좋다"며 "열화상카메라를 모든 출입구에 추가로 설치하는 것도 직접 체온을 재는 수고를 덜어준다는 점에서 도움은 되겠지만 믿을 만한 방책은 아니다"고 제언했다.

이재갑 한림대학교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공항에서 줄 서는 시간을 최소화 하도록 보안게이트의 무인화 시스템을 강화하는 것도 한 방법일 수 있다"며 "면세점 등 접객업무 근무자들은 마스크를 쓰고 근무하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 감염 예방행동수칙 준수라고 보건의료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대한감염학회 등 범학계 코로나19 대책위원회는 지난 22일 국민들이 지켜야 할 예방 수칙을 안내했다. 손을 자주, 비누로 30초 이상 꼼꼼히 씻고 기침예절을 지키는 것은 기본이다.

가벼운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면 외출을 자제하고 4~5일 경과를 관찰해야 한다. 특히 공항에서 출국장 내지는 면세점과 같이 길게 줄을 선 지역에서는 전염병이 확산될 우려가 큰 만큼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조언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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