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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코로나19 확산 방지냐, 경제 발전이냐"…시진핑 메시지 갈팡질팡

등록 2020.02.27 10: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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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발전 목표 실현하라" 압박에 지역 당국 난처

일부 지역은 "검역 수준 완화해달라" 요청까지

[베이징=신화/뉴시스]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0일 중국 수도 베이징의 질병통제예방센터를 방문해 관계자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시진핑 주석은 이날 베이징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예방과 관리 작업을 점검했다. 한편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10일 0시 기준 중국 전역 신종 코로나 사망자가 908명, 누적 확진자는 4만171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2020.02.11.

[베이징=신화/뉴시스]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0일 중국 수도 베이징의 질병통제예방센터를 방문해 관계자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시진핑 주석은 이날 베이징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예방과 관리 작업을 점검했다. 한편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10일 0시 기준 중국 전역 신종 코로나 사망자가 908명, 누적 확진자는 4만171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2020.02.11.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경제적 피해가 누적되자 중국에서는 '검역 완화'의 목소리가 힘을 받고 있다.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의 기업 경영자와 일부 지역 정치인들이 공장 운영 재개를 위해 검역 규정을 완화하고, 노동자와 물자의 이동을 허가해달라며 호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여전히 다수의 고위 공직자들은 "검역 완화로 확진자가 다시 증폭할 수도 있고, 코로나19 사태가 연장될 수 있다"는 우려를 감추지 못하는 상황이다.

WSJ은 질병 확산 방지에 힘을 쏟으라면서도 동시에 생산력 정상화를 강조하는 시 주석의 혼란한 메시지가 이같은 결과를 만들었다고 꼬집었다.

시 주석은 최근 일주일 동안 수차례의 경제 성장과 생산의 압박을 이어갔다.

시 주석은 지난 23일 당과 정부, 군 지도자들과 회의를 열고 "중국 경제의 장기적 발전 추세에는 변함이 없다"며 "올해의 경제사회 발전 목표 임무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날인 22일에는"지역에 따라 등급을 나눠 단계적으로 생산을 재개해야 한다"며 전국 31개 성 가운데 3분의 1 지역의 감역 수준을 낮췄다.

그는 이어 25일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전국 춘계 농업 생산 공작 화상회의에서 "위험과 도전에 직면할수록 농업을 안정시키고 식량을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베이징=AP/뉴시스]11일 중국 베이징거리에서 한 배달원이 휴대전화를 들여다 보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방역 업무가 진행되는 현장을 찾은 가운데 중국의 하루 사망자와 누적 사망자 수가 처음으로 각각 100명과 1000명을 넘어섰다고 현지 관계자가 밝혔다. 2020.02.11.

[베이징=AP/뉴시스]11일 중국 베이징거리에서 한 배달원이 휴대전화를 들여다 보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방역 업무가 진행되는 현장을 찾은 가운데 중국의 하루 사망자와 누적 사망자 수가 처음으로 각각 100명과 1000명을 넘어섰다고 현지 관계자가 밝혔다. 2020.02.11.



관료들 사이에서는 볼멘 소리가 나온다.

음력 설을 전후로 '이동 금지'가 발령되며 각 도시의 노동자들은 고향에 발이 묶인 상황이다. 글로벌 투자사들은 "베이징, 상하이, 선전 등 대도시의 노동자들 중 일터로 돌아온 사람은 3분의 1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제조업의 경우 사실상 생산 재개가 불가능하다.

최근 중국 남동부 장시성의 한 부동산 단체는 "현재 부동산 판매는 전멸이다. 모든 거래가 중단됐다"며 "민간 개발업체들은 거대한 자금 압박에 직면했다. 사업을 다시 시작하기 힘들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중국 최대 철강 생산업체인 '바오우 철강'은 코로나19로 인해 1분기 영업 이익이 약 30억 위안(약 52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4%가 줄어든 수치다. 바오우 철강 부사장은 "시장의 수요가 큰 폭으로 줄었다"며 "재고가 예상보다 빠르게 쌓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제분석가들 사이에서는 중국의 1분기 성장률이 제로(0), 혹은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라는 예측이 압도적이다.

성장 둔화가 명백한 가운데 올해 5.5% 성장률을 달성해야 한다는 당 지도부의 압박에 지역 관료들이 검역 수준 완화라는 고육책까지 건드리는 상황에 직면했다는 게 WSJ의 설명이다.

장시 성의 한 관계자는 "국내 은행들이 자금 지원을 통해 일부 기업이 무너지지 않도록 돕고 나섰다"며 경제 위기 상황을 시인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여행과 이동 등 제한 수준을 완화하는 조치는 극도로 주의해야 한다. 아직 코로나19에 대한 불확실성은 계속되고 있고 지금까지 들여온 우리의 노력이 낭비되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장강증권의 우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전염병이 어떻게 진화(進化)할 것인가. 공장은 제 때 생산을 재개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고 경제 발전과 균형을 맞출 수 있을까. 이같은 질문은 현재 모든 중국 당국자들이 직면한 핵심적이고 모순적인 과제가 되었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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