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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달 관리비 안받습니다" 울산에도 '착한건물주' 속속 등장

등록 2020.02.27 11: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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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시장 1~2층 점포 100개 기본관리비 면제

젊음의 거리, 덕하·수암시장 건물주 '인하·동결'

자영업자들 "가뭄의 단비 같은 소식"


[울산=뉴시스] 배병수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코로나19) 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25일 오후 울산 중구 젊음의 거리에 시민들의 발길이 뚝 끊겨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0.02.25. bbs@newsis.com

[울산=뉴시스] 배병수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코로나19) 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25일 오후 울산 중구 젊음의 거리에 시민들의 발길이 뚝 끊겨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0.02.25. [email protected]


[울산=뉴시스]구미현 기자 = "이번달은 임대료 없습니다. 상인회원 여러분 이 위기 모두 잘 견뎌내시기 바랍니다."

지난 24일 울산 신정시장상인회가 상인들에게 보낸 공문 내용이다. 상인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타격을 입은 자영업자들에게 이번달 1~2층 점포 100개의 기본 관리비는 받지 않기로 결정했다.

또 1층보다 매출 타격이 더 큰 2층 점포 39개에 대한 임대료는 면제하기로 상인들과 70% 합의를 본 상태다.

이처럼 임대료를 인하해주는 '착한 건물주'들이 울산에서도 속속 등장했다.  지역 시장 상인회도 지원책 마련을 추진하는 등 힘을 보태고 나서 고통 분담과 상생을 위한 '착한 임대료 운동'이 경제 전반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27일 울산지방중소벤처기업청에 따르면 지역 주요 유통상가와 전통시장 내 점포들이 코로나19 확산 등의 요인들로 임대-임차인간 자발적으로 임대료를 낮추거나 장기간 동결하는 상생움직임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중구 젊음의거리 내 한 커피숍은 최근 어려운 경기상황 등을 감안해 내년 말까지 보증금과 월세를 각각 2000만원과 월 100만원씩 내려서 계약을 체결했다. 기존 보증금 1억원, 월세 600만원에서 보증금 8000만원, 월세 500만원으로 인하한 것이다.
[울산=뉴시스] 울산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장기화로 타격을 입은 자영업자를 위해 임대료를 낮춰주는 이른바 '착한건물주'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24일 신정시장상인회가 '이달 임대료를 받지 않겠다'는 내용이 담긴 공문을 상인들에게 전달했다. 2020.02.27. photo@newsis.com

[울산=뉴시스] 울산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장기화로 타격을 입은 자영업자를 위해 임대료를 낮춰주는 이른바 '착한건물주'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24일 신정시장상인회가 '이달 임대료를 받지 않겠다'는 내용이 담긴 공문을 상인들에게 전달했다. 2020.02.27. [email protected]



울주군 덕하시장 내 신축 건물주는 2·3층 임대 후 곧바로 닥친 코로나19 영향으로 식당 손님이 크게 줄자 임차상인의 어려움을 감안해 3개월간 월세 350만원 중 100만원씩만 받기로 계약내용을 변경했다. 또 사태가 장기화되면 기간을 연장할 계획이다. 이 건물주는 동구 방어진 식육식당건물도 어려운 동구 경기 등을 감안해 임대료(월세 100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인하)를 대폭 낮춘 바 있다.

장기간 임대료를 동결하는 움직임도 확산되고 있다.

남구 수암시장 내 슈퍼마켓은 향후 5년간 임대료를 동결하는 조건으로 재계약을 체결했고, 번개시장 내 건물주는 현재 12년간 임대료를 동결해오고 있으며 앞으로도 인상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세입자들에게는 가뭄의 단비 같은 소식이다.

신정시장에서 점포를 운영하는 A(56)씨는 "장사가 안돼 걱정이 태산이었는데 상인회의 통큰 결정에 너무 감사드린다"며 "빨리 이 상황이지나가길 바랄뿐이다"고 말했다.

이런 움직임은 최근 코로나19와 온라인 쇼핑확산 등의 상황과 맞물려 더욱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손병길 신정시장 상인회장은 "코로나19로 우리 상인들의 상심은 이루 말 할 수 없는 지경에 놓이게 됐다. 시장의 경기 상황은 최악을 경신하고 매출은 두동강, 세동강 나고 정신적, 육체적으로 느끼는 위기감은 감히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며 "상인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드리고자 면제 결정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작은 도움이지만 우리들의 소중한 생각과 행동이 울산을 비롯한 전통시장 전역에 들불처럼 번져서 위기를 겪고 있는 전통시장과 영세 상인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드릴 수 있는 훈훈한 사례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하인성 울산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은 "건물주의 자발적인 임대료 인하는 임차인의 사정을 배려한 진정한 상생공존의 사례로 이런 작은 움직임들이 연결돼 큰 힘을 발휘하게 되는 만큼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며  "지역에 이런 상생협력문화가 더욱 확산될 수 있도록 해당 건물주와 시장에는 세금감면, 지원사업 참여시 우대, 포상 등 다양한 인센티브 제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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