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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4층 지상최대 건축물로 보는 우리 민낯...SF 소설 '타워'

등록 2020.02.27 17:5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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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타워. (사진 = 문학과지성사 제공) 2020.02.27.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타워. (사진 = 문학과지성사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임종명 기자 = 674층 높이에 50만명이 살고 있는 지상 최대의 건축물이자 도시국가 빈스토크.

SF 작가 배명훈의 첫 작품집 '타워'는 빈스토크를 배경으로 하는 여섯가지 이야기를 다룬다. 가상의 초고층 타워지만 정치, 경제, 외교, 전쟁, 연애 등 우리의 일상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술에 태그를 붙여 상류사회에 유통시킨 뒤 권력 분포를 파악하는 연구소 이야기를 그린 '동원박사 세 사람', 빈스토크 경비실장이 한겨울 추위에 힘들어하던 고시원촌 시절 자신을 구해준 여자를 찾아나서는 이야기 '엘리베이터 기동연습', 시위 진압을 위해 빈스토크 내부에 코끼리를 들여왔지만 정작 토박이들이 코끼리를 무서워하자 외국인 노동자가 사육하면서 빚는 이야기 '광장의 아미타불', 이외 '자연 예찬', '타클라마칸 배달 사고', '샤리아에 부합하는' 등 6개 이야기다.

기발하다 싶은 이야기들이지만 따지고 보면 면면이 우리 소시민들과 닮아있다.

일상화된 부정부패, 권력 지향형 사고, 권력의 횡포에도 굴하지 않는 개인의 힘, 힘 없는 외국인 노동자 차별, 타인에겐 엄격하고 자신에겐 관대한 모습 등에 대한 풍자가 곳곳에 묻어난다.

용어의 선택도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영국 민담 '잭과 콩나무'에서 따온 빈스토크라는 도시국가명이나 '동방박사'를 떠오르게 하는 '동원박사', '아미타불'을 떠오르게 만드는 코끼리 '아미타브' 등이 일례다.

거대한 타워라는 도시국가에 스며들어 있는 각종 시스템이나 사회문화적 감성도 SF 소설의 매력을 한껏 더해준다.

배명훈 작가의 '타워'는 2009년 출간됐던 것이 이달 문학과지성사에서 개정 복간된 것이다. 316쪽, 문학과지성사, 1만3000원.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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