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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목요일' 뉴욕증시, 코로나19 패닉장…트럼프 시장달래기 실패

등록 2020.02.28 08:2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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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우지수 1190.95포인트 하락…사상 최대폭

나스닥, S&P500 지수, 약 9년 만에 손실 최대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미 워싱턴 백악관 기자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담반과 함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관련 한국 등에 대한 여행 제한(입국 제한) 조치 가능성에 대해 "지금은 적절한 때가 아니다"라며 제한조치를 취할 때가 올 수도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2020.02.27.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미 워싱턴 백악관 기자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담반과 함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관련 한국 등에 대한 여행 제한(입국 제한) 조치 가능성에 대해 "지금은 적절한 때가 아니다"라며 제한조치를 취할 때가 올 수도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2020.02.28.

[서울=뉴시스] 김난영 남빛나라 기자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대한 공포가 미국 증시를 강타했다.

주가 상승을 최고의 경제 성과로 내세우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백악관 브리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며 시장 달래기에 나섰지만 효과는 없었다.

27일(현지시간)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다우지수)는 하루 동안 1200포인트 가까이 폭락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장 대비 1190.95포인트(4.42%) 하락한 2만5766.64에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도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S&P500 마감지수는 전장 대비 137.63포인트(4.42%) 내린 2978.76, 나스닥 마감지수는 414.29포인트(4.61%) 하락한 8566.48이었다.

CNBC에 따르면 다우지수의 경우 포인트 기준 일일낙폭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다우지수는 24일에도 1031포인트 내렸었다. 다우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뒤 조정장에 진입하는 데는 10거래일이 걸렸다고 CNBC는 전했다. 다우지수는 최고치보다 12% 넘게 하락했다.

나스닥, S&P500 지수도 2011년 8월 이후 약 9년 만에 가장 큰 하루 손실을 기록했다. S&P500지수가 3000 아래를 맴돈 건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이다.
 
애플, 인텔, 엑손모빌은 최소 6%씩 내렸다. AMD와 엔비디아는 각각 7.3%, 5.6% 하락했다.

관광 감소로 직격탄을 맞은 주들도 낙폭이 컸다. 아메리칸 항공은 7.7%, 유나이티드 항공은 2.4% 하락했다. 한편 라스베이거스 샌즈와 MGM 리조트는 각각 1.3%, 4.5% 내렸다.

어선트 프라이빗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글로벌 투자 전략가 톰 헤인린은 "단기적으로는 극도로 조심스럽다. 코로나19에 대해 정말 전문가인 사람은 없는 것 같다"며 "우리 투자 인생에서 이런 상황은 본 적이 없다"고 CNBC에 우려했다.

짐 폴슨 리트홀트그룹 최고투자전략가(CIS)는 "우리는 공황(panic) 상태에 있다"며 "이건 사람들이 바이더딥(buy the dip·주가 하락 시 매수)을 할지 말지 고민할 때 나타나는 일시적인 후퇴 현상이 아니다. 사람들이 아예 건드리고 싶지를 않아 한다"고 FT에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미국 기업들이 "올해 수익 성장을 일으키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코스틴 수석 전략가는 "코로나19가 널리 확산할 가능성에 맞춰 우리의 수익 모델을 업데이트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가 세계적 대유행(Pandemic·팬데믹)으로 번질 수 있다는 관측에 미국 주요 증시는 이번주 들어 연일 급락세를 보여왔다.

CNBC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 같은 시장의 걱정을 누그러뜨리려 했지만 코로나19가 경제에 미칠 타격을 둘러싼 우려가 대통령의 확언을 압도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취임 후 두번째로 백악관 브리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를 둘러싼 공포를 진정시키려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주가 상승에 매우 자부심을 드러내 왔다. 주가가 최고치를 기록할 때마다 이를 기념하는 트위터를 올릴 정도다.

그는 한국과 이탈리아에 대한 입국제한 조치 가능성에 일단 선을 긋고 "우리는 매우매우 잘 준비돼 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이든지 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또 마스크 비축량을 늘렸느냐는 질문에 "많은 양의 마스크를 주문했다"면서도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에게 있어서, 주식 시장은 언제나 정치에 관한 것이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브리핑에서 "선거에서 내가 이기고 나면, 주식시장은 전에 없었던 것처럼 호황(boom)을 일으킬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낙관적인 시각과 달리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이날 '역학관계 불분명' 코로나19 확진 사례를 발표했다.

CDC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솔라노카운티 주민인 이번 확진자는 바이러스가 퍼진 나라를 여행한 적이 없으며, 확인된 감염자와 접촉한 전적도 없다. 이에 미국 내 코로나19 지역사회 전파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CNN은 주요 증시 폭락에 대해 "3대 주요 지수가 조정 영역으로 끌려들어 갔다"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한 주를 겪고 있다"고 평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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