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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지역감염 번지나" 광주·전남 코로나19 중대 분수령

등록 2020.02.29 12: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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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20대 간호사, 여수 출신 대학생 잇단 확진

자율 격리 기간 중 외출 유명 식당·카페 등 방문

신천지 신도 3000명 연락두절, 유증상 400여 명

[서울=뉴시스]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밤 사이 594명이 늘어나면서 국내 누적 확진자 수가 총 2931명이 됐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밤 사이 594명이 늘어나면서 국내 누적 확진자 수가 총 2931명이 됐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광주=뉴시스] 송창헌 기자 = 전남 동부권에서 이틀 연속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환자가 발생하면서 지역사회 감염 우려가 또 다시 커지고 있다.

신천지가 제출한 신자 명단을 토대로 한 1차 전수조사 결과 고위험군을 포함해 유증상자만 400여 명에 이르고, 연락이 닿지 않는 신자도 3000여 명에 달해 코로나19 방역에도 비상이 걸렸다.

29일 전남도에 따르면 여수 출신으로 대구 모 대학을 다닌 A(22)씨가 코로나19 검체 검사에서 최종 양성판정을 받았다. 신천지 신자인 A씨는 지난 16일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열린 집회(예배)에 참석한 뒤 이튿날 여수 신기동 본가로 내려왔다.

A씨는 질병관리본부가 신천지로부터 건네 받은 신도 명단에서 '전남'이 아닌 '대구'로 분류돼 있었고, 지난 24일 대구 동구보건소로부터 자가격리 대상이라는 통보를 받았다.

대구 동구보건소는 이어 27일 전남 보건당국에 '모니터링 대상자인 A씨에 대한 코로나19 감염 진단 검사를 실시해 줄 것'을 요청했고, 28일 검체 채취 후 이날 전남도 보건환경연구원으로부터 최종 확진 판정을 받았다.앞서 A씨는 지난 21일 여수 모 병원에서 비염진료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으며, 세부 동선은 현재 파악중이다.

A씨는 현재 국가격리병상인 순천의료원에 이송돼 치료중이며, 자가격리된 할머니와 부모, 형과 여동생 등 가족 5명은 1차 검사 결과 다행히 모두 음성으로 나왔다. A씨의 아버지(53)는 여수공단에서 출퇴근 차량을 운행해온 것으로 알려져 보건 당국은 추가 감염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앞서 28일에는 인근 순천에서 확진자가 나왔다. 2월 중순 대구를 다녀온 간호사 B(25)로, 지난 27일 두통과 고열 증세로 두 차례 검사를 받은 결과, 모두 양성 판정을 받아 현재 전남대병원 음압병실에서 격리치료를 받고 있다.

B씨는 15∼16일 대구지역 최대 번화가인 동성로를 방문한 뒤 17∼21일 직장인 순천 모 병원에 정상 출근했으나, 대구지역에서 확진자가 속출하자 22일부터 (자율)격리에 들어갔다. 이후 별다른 증상은 나타나지 않았고, B씨는 확인 결과 25~26일 순천 시내 미용실·식당·술집·카페 등을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방문지 대부분인 지역 내에서 널리 알려진 이른바 '핫플레이스'들이어서 추가 감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순천시는 B씨를 상대로 신천지 교회와의 관련성을 조사하는 한편, 밀접 접촉자와 세부 동선을 파악중이다.

전남은 22번째 환자가 나주에서 발생해 지난 17일 퇴원한 이후 추가 확진 환자는 없었으나, 순천에 이어 여수까지 동부권 주요 도시에서 이틀 연속 확진환자가 나오면서 지역감염이 확산되는 건 아닌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무안=뉴시스] 박상수 기자 = 전남지역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세번째 확진자가 나온 가운데 28일 오전 전남 무안군 전남도청 브리핑룸에서 김영록 전남지사가 긴급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0.02.29.  parkss@newsis.com

[무안=뉴시스] 박상수 기자 = 전남지역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세번째 확진자가 나온 가운데 28일 오전 전남 무안군 전남도청 브리핑룸에서 김영록 전남지사가 긴급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0.02.29. [email protected]

신천지 전수조사와 사후조사, 검사도 발등의 불이다. 광주와 전남 각각 2만2880명과 1만5681명을 대상으로 1차 조사를 마친 결과, 광주에서는 351명, 전남에서는 88명이 발열과 기침, 목 통증 등 코로나19 증상을 호소했다. 상당수는 감기 증세와 유사한 상태지만 코로나19 감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특히, 유증상자들 중에는 고위험군도 700여명에 이른다. 감염병 고위험군은 의사나 간호(조무)사, 대학교수나 유·초·중·고 교사,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어린이집 교사 등 대인 접촉이 많은 직군의 종사자들을 말한다.

1차 조사 결과 연락두절된 신자만도 광주 1651명, 전남 1354명에 달한다. 상당수는 전화번호가 변경됐거나 군입대 등일 가능성이 크지만, '아픈 것은 죄'라는 신천지 교리에 따라 외부와의 연락을 끊은 채 삼삼오오 은둔 중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광주지역 신천지 첫 확진환자가 신천지 전도사로 확인되면서 교육생 감염에 빨간불이 켜진 가운데 1차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던 광주와 전남지역 교육생 4000여 명의 명단이 추가로 확보돼 2, 3차 '다단계식 감염'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보건 당국은 신천지 대구집회에 참석한 신자 가운데 신고하지 않은 경우에 대해선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형사고발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실효성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다.

전수조사 결과, 소위 '수퍼전파지'로 지목된 신천지 대구집회와 경북 청도대남병원 장례식에 다녀온 신자가 광주에서만 55명으로, 당초 알려진 11명보다 5배나 많은 것으로 드러나는 등 신천지 관련 통계상, 관리상 허점도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정부에서 통보받은 명단에 포함돼 있지 않은 신도를 찾아내기 위해 행정력과 경찰력을 총동원해 확인 중"이라며 "지금은 신속한 환자 발견과 격리만이 지역사회 감염을 막는 가장 중요하고 빠른 방법인 만큼 신천지 측의 적극적인 협조와 자발적인 신고와 검사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한편 광주·전남에서는 그동안 12명(광주 9, 전남 3)의 확진자가 발생했으며, 이 중 4명은 완치퇘 퇴원 처리됐고, 나머지 8명은 격리 치료중이다.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28일 오후 광주 남구 한 대학교 기숙사 앞에서 학부모가 자녀의 짐꾸러미를 방역하고 있다. 2020.02.28.  hgryu77@newsis.com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28일 오후 광주 남구 한 대학교 기숙사 앞에서 학부모가 자녀의 짐꾸러미를 방역하고 있다. 2020.02.28.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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