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피해 나온 시민들로 포천 국립수목원 '북새통'
[포천=뉴시스] 이호진 기자 =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대규모 종교행사 및 외출 자제 등을 당부한 29일 경기 포천시의 국립수목원에 다중이용시설 대산 야외로 나온 인파가 몰려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2020.02.29. [email protected]
29일 정오께 경기 포천 국립수목원.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세로 인해 이번주 대규모 종교행사와 외출 자제 등을 부탁했지만, 이 곳은 인파가 몰리는 곳을 피해 나들이 나온 시민들로 가득했다.
출발지에서 수목원까지 10여㎞를 이동하면서 목격한 사람보다 이곳에 모인 방문객이 몇 배는 많아 보였다.
방문객 대부분은 사람이 별로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행선지를 정한 듯 만차에 가까운 주차장을 보며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의정부시에서 온 김유석(44)씨는 “초등학생 아이가 너무 답답해해서 갈 수 있는 곳을 찾다가 개방된 환경의 수목원을 찾았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놀랐다”며 “예정했던 시간보다 빨리 돌아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수목원을 찾은 방문객 대부분은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해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였지만, 일부 장년층과 학생들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산책로 등을 이용해 자녀를 동반한 방문객들이 이들을 피해가는 모습도 목격됐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던 한 20대 남성은 “마스크를 안 쓴 것이 아니라 구하지 못해서 못 쓴 것뿐인데 사람들 시선이 불편해서 일찍 나왔다”며 “주말에 마스크 없이 갈 곳이 없는 상황이라 친구들과 왔다가 이제는 정말 마스크 없으면 외출도 힘든 시기라는 것을 체감했다”고 토로했다.
[포천=뉴시스] 이호진 기자 = 29일 방문객이 몰려 주차난이 벌어진 경기 포천시 국립수목원 모습. 2020.02.29. [email protected]
구리시에서 온 최유정(36)씨 부부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늘면서 계속 집에서 외출을 못해 아기의 면역력까지 떨어지는 것 같아 데리고 나왔는데 오랜만에 바람을 쐬니 잘한 것 같다”며 “다른 분들도 감염을 의식해서인지 아기 근처로 오지 않는 등 배려해주셨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국립수목원 측은 실내에서의 코로나19가 전파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방문객에게 마스크 착용을 부탁하는 한편 온실 등 인파가 몰릴 수 있는 실내시설물은 문을 닫고 산책로와 편의시설만 개방하고 있다.
국립수목원 관계자는 “날씨가 풀리면서 방문객이 늘어날 시기이기는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사태 후 눈에 띄게 늘어나는 것 같다”며 “이번 주에는 코로나19 사태가 좀 심각해지면서 방문객이 줄 것으로 예상했는데 지금도 방문 가능 여부를 묻는 문의전화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