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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민권익위, 민간공항 이전 재검토 권고 '파장'(종합)

등록 2020.11.11 15:5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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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0명 설문, 10명 중 8명 "민간·군 공항 연계 이전"

"군공항과 상관없이 민간공항 先 이전" 11.7% 그쳐

통합될 경우 공항 명칭, 42.8% '광주무안공항' 원해

광주시, 한달 이내 실행계획 마련 권익위 보고 예정

【광주=뉴시스】류형근 기자 = 5일 오전 하늘에서 바라 본 광주 광산구 광주공항. 이곳은 군공항과 함께 이전이 추진되고 있다. 2018.11.05. hgryu77@newsis.com

【광주=뉴시스】류형근 기자 = 5일 오전 하늘에서 바라 본 광주 광산구 광주공항. 이곳은 군공항과 함께 이전이 추진되고 있다. 2018.11.05. [email protected]

[광주=뉴시스] 송창헌 기자 = 광주 민간·군(軍) 공항 이전문제로 광주시와 전남도가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광주시장 직속 시민권익위원회가 시민 여론조사결과를 토대로 "민간공항 이전 시기를 재검토할 것"을 광주시에 정책권고키로 해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시민 대다수는 '민간공항 우선 이전'에 반대하고, '군공항과 민간공항 연계 이전'에 대해선 찬성한 설문결과에 따른 것으로, '민간공항을 2021년까지 무안공항으로 조건없이 통합'하는 것을 골자로 체결한 광주시와 전남도 간 상생 협약의 전면 재조정 또는 백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광주 시민권익위원회는 11일 광주 민간공항과 군공항 이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제21차 전원위원회를 열고 광주시에 공항 이전 시기 재검토 등을 정책 권고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달 30일부터 11월8일까지 열흘간 광주시민 2500명에게 유·무선 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여론조사 전문업체인 ㈜엠브레인이 맡아 민간·군공항 이전방식과 시기, 이전사업 추진 주체, 사업비 부담 주체 등 모두 7개 문항에 걸쳐 이뤄졌다.

설문 결과, 민간공항 이전 시기에 대해 '군공항과 동시 이전' 30.1%, '군공항 이전 부지에 대해 전남도와 합의가 이뤄질 때' 49.4%라고 답했다.

반면 '군공항 이전과 상관없이 2021년까지 민간공항을 무안공항으로 통합·이전해야 한다'는 응답은 11.7%에 그쳐 시민 10명 중 8명(79.5%)는 '민간공항 이전은 군공항 이전과 맞물려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군공항 이전이 지지부진한 이유에 대해선 39.1%가 '시와 도의 소통과 협력 부족'을 꼽았고, '국방부 등 중앙 정부의 무관심과 지원 부족'(26.7%), '지역정치권의 소극적 대처와 관심 부족'(26.4%)이 뒤를 이었다.

이전 추진 주체에 대해선 과반(50.6%)이 '광주·전남 지방자치단체'를 첫손에 꼽았고, '국방부 등 중앙 정부'를 꼽은 응답자도 45.5%로 팽팽해 지자체의 소통과 협력 못잖게 정부의 관심과 지원을 중요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합 공항 명칭은 '광주무안공항'이 42.8%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무안공항'(35.1%), '무안광주공항'(13.9%) 순이다.
아울러 시민 92.4%는 공항 이전이 국책사업인 만큼 법을 개정해 사업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국방부 등 정부가 부담해야 한다고 답했다.

시민권익위는 여론조사 결과를 반영해 '시는 도와 군공항 이전 부지에 대한 합의점을 찾은 후 민간공항 이전을 추진하고,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전남도, 국방부, 국토교통부와 협의해 이전사업을 추진할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 정책권고문을 심의·의결했다.

시민소통위는 특히, 2018년 8월 이용섭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 간 '공항 이전 상생협약'에 대해 "군공항 이전에 대한 명확한 문구가 포함되지 않는 등 허술하게 만들어졌다"며 '엉성한 협약서'에 대한 문제제기도 최종 권고문에 담기로 했다.

이에 따라 민선7기 취임 후 천년공동체인 광주시와 전남도가 야심차게 맺은 공항이전 상생 협약은 2년 만에 대폭 손질 또는, 최악의 경우 백지화도 배제하기 어렵게 됐다.

일각에서는 민의를 최우선에 둔 공론화의 결과물인 만큼 시와 도가 어떤 식으로든 정책이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과 함께 '민간공항의 조건없는 이전'이라는 무리수를 둔 광주시의 출구전략으로 시민조사가 악용될 소지도 다분하다는 비판론도 만만찮다.

일부 설문 문항이 '민간공항 우선 이전'에 대한 반대 심리를 유도하는 듯한 뉘앙스를 풍겨 공정성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권고안을 제안받은 시는 시민 의견과 국방부, 국토교통부, 전남도의 의견을 종합 판단한 뒤 부서검토를 거쳐 한달 안에 시민권익위에 실행계획안을 제출하게 된다.

최영태 위원장은 "설문결과나 시민권익위 정책권고는 법적 구속력이 있는 건 아니다"면서도 "진정한 상생은 시민의 의견을 바탕으로 해법을 찾을 때 정당성을 가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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