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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한국음악계에 다시는 없을 모델"…보아 다큐 '202020 BoA'

등록 2020.11.13 09:5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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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네이버TV SM타운 채널서 공개

[서울=뉴시스] 보아 뮤직 다큐멘터리 '202020 BoA' 캡처. 2020.11.12. (사진 = SM엔터테인먼트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보아 뮤직 다큐멘터리 '202020 BoA' 캡처. 2020.11.12. (사진 = SM엔터테인먼트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난 아티스트 보아로서 여러 가지 선택을 하면서 살았어요. 결과를 알 수 없는 선택들을 앞에 두고, 두렵고 힘들었지만 난 항상 최선을 다했어요. 그래서 후회는 없어요. 수많은 선택 끝에 지금의 내가 있는 거니까."

'아시아의 별'로 통하는 가수 보아(34·권보아)의 20년 음악 활동을 조명한 뮤직 다큐멘터리 '202020 BoA'가 유튜브와 네이버TV SM타운 채널을 통해 12일 공개됐다.

보아의 평소 생각과 존재감을 28분짜리 다큐 영상에 잘 녹여냈다. 보아의 친 오빠인 뮤직비디오 연출가 권순욱이 감독한 만큼, 짧은 러닝 타임에도 그녀의 단면 단면이 잘 드러난다.
 
올해 데뷔 20주년을 맞은 보아는 시작 자체가 '선택'이었다. SM 그룹 '블랙비트' 출신 심재원 퍼포먼스 디렉터가 "보아는 지금까지 매번 보아다운 선택을 해왔다"고 했다. 

그런 선택 덕분에 한국 대중음악의 밀레니엄이 보아와 함께 왔다. 보아 덕분에 '갈 수 없을 것 같았던 세계'로 K팝은 뻗어나갔다. 공항에서 우리나라 돈을 엔화로 바꾸기조차 힘들었던 때, 일본으로 진출했다.

보아는 지난 1998년 초등학교 6학년 때 SM엔터테인먼트 이수만 SM 총괄 프로듀서에게 발탁됐다. 이후 혹독한 트레이닝을 거친 그녀는 만 14세이던 2000년 8월25일 데뷔 앨범 '아이디 ; 피스 비(ID; Peace B)'를 발표했다.

[서울=뉴시스] 이수만 SM 총괄 프로듀서, 보아 뮤직 다큐멘터리 '202020 BoA' 캡처. 2020.11.12. (사진 = SM엔터테인먼트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수만 SM 총괄 프로듀서, 보아 뮤직 다큐멘터리 '202020 BoA' 캡처. 2020.11.12. (사진 = SM엔터테인먼트 제공) [email protected]

애초부터 보아의 활동 영역은 한국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전역이었다. SM의 기획, 마케팅, 시장조사 노력과 맞물리면서 보아는 일본에서 크게 성공한다.

'넘버 원' '아틀란티스 소녀' '걸스온탑' '발렌티' 등의 대형 히트곡을 내며, 일본을 중심으로 한류를 개척했다. 보아 덕에 후배 가수들의 해외 진출이 수월해진 것에 대해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이수만 프로듀서는 "당시 일본에 나갈 친구를 찾고 있었어요. 1315(13~15세)에 데뷔시키고 1618(16~18세)에 유명해지는 수순을 거쳐야 일본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보고 기획을 하고 있었는데 보아가 딱 맞는 나이였죠. 운명처럼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가르치는 것도 성실히 해오고, 밤 11~12시까지 연습을 했어요. 그럼에도 초등학교 6학년을 졸업하고, 중학교에 시험을 봐서 들어갔는데 1등을 했죠. '이 아이는 보통이 아니구나 천재구나. 재능를 갖고 태어났는데, 후천적으로도 열심히 하는 아이라면 성공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죠."

보아와 '마이 네임'(My Name), '공중정원'(Garden In the Air) 등으로 호흡을 맞춘 작곡가 켄지는 "보아는 오랜 세월 동안 업앤다운이 없었다"면서 "성실이라는 단어가 인간으로 태어나면 그것이 권보아가 아닐까"라고 말했다.

이번 다큐가 눈에 띄는 건 평소 잘 드러나지 않던, 보아와 SM 스태프의 신뢰 관계다. 이수만 프로듀서를 비롯 프로듀서 유영진, 심재원 디렉터, 켄지와 오랜 기간 끈끈함을 다져왔다. 무엇보다 SM을 넘어 K팝을 대표하는 스태프가 된 이들의 보아에 대한 존중심이 눈길을 끈다.

[서울=뉴시스] 보아 뮤직 다큐멘터리 '202020 BoA' 캡처. 2020.11.12. (사진 = SM엔터테인먼트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보아 뮤직 다큐멘터리 '202020 BoA' 캡처. 2020.11.12. (사진 = SM엔터테인먼트 제공) [email protected]

자신이 다른 아티스트에게 준 첫 공식적인 안무작이 '아이디 ; 피스 비'라는 심 안무가는 "보아를 통해 배우기도 하고 보아에게 좋은 무대를 만들어줘야겠다는 사명감으로 무대에 임하다 보니 책임감도 남달라졌다"고 말했다.

켄지는 "스스로의 가능성을 실험해보고 성취감을 느꼈던 곡이 보아의 '마이 네임', '공중정원'"이라면서 "보아를 만났을 때 저의 변화가 시작됐다. 자신감을 느끼고, 무겁게 진중하게 생각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 스태프들은 보아의 인간적인 면을 알고 있는 이들이기도 하다. 하나 같이 걸크러시의 대표주자인 보아에 대해 "속이 여린 사람"이라고 했다. 보아도 자신이 여린 사람임을 인정했다. 하지만 "내가 상처 받은 것보다 해내야 하는 일이 많으니까"라며 강인한 면모를 보여줬다.

또 이번 다큐멘터리에서는 '넘버원(No.1)', '발렌티', '걸스 온 탑(Girls On Top)', '온리 원(Only One)' 등 보아의 히트곡 콘셉트를 재현해 새롭게 선보인 점도 눈길을 끈다. 보아는 개인적으로 가장 아까운 곡을 '키스 마이 립스(키마립)'을 꼽았다.

보아가 직접 전곡 작사, 작곡, 프로듀싱에 참여한 정규 8집 '키스 마이 립스'(2015)의 타이틀곡. 미니멀한 팝 곡이었는데 '시대를 너무 앞서 갔다'는 평을 듣늗다.

이수만 프로듀서는 "보아 같은 인물은 갈수록 중요한 인물로 부각될 것"이라면서 "역사에 계속 남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켄지도 "한국음악계에 다시는 없을 모델"이라고 했다.

[서울=뉴시스] 보아 뮤직 다큐멘터리 '202020 BoA' 캡처. 2020.11.12. (사진 = SM엔터테인먼트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보아 뮤직 다큐멘터리 '202020 BoA' 캡처. 2020.11.12. (사진 = SM엔터테인먼트 제공) [email protected]

다큐 막바지에 어릴 때 일본에서 활동 중인 보아에게 스태프는 한국에 가서 제일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묻는다. 보아는 "친구들 만나고 어머니가 해주신 밥과 찌개와 김치와 고기랑 그런 것들을"이라며 활짝 웃는다.

지금의 보아가 그때의 보아를 만나면 무슨 말을 하고 싶을까. "손을 잡아주고 싶어요. '너무 어른처럼 살지 않아도 돼. 지치지 말자. 그리고 최선을 다하자.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다큐 크레디트가 올라간 뒤 인상적인 쿠키가 나온다. 화려한 춤에 가려진 보아의 뛰어난 보컬이 부각된다. 2003년 발표한 정규 3집 '아틀란티스 프린세스'의 타이틀곡 '아틀란티스 소녀'를 어쿠스틱 기타 반주만으로 들려준다. 밝은 댄스곡이지만 보아에게는 개인적 아픔이 배어 있는 곡으로 알려졌다.

"저 하늘 속에 속삭일래 / 왜 이래 나 이제 커버린 걸까/ 뭔가 잃어버린 기억/ 이젠 나의 그 작은 소망과/ 꿈을 잃지 않기를/ 저 하늘속에 기도할래."

한편, 보아는 그간 한류와 음악·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동서양 교류·협력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아 올해 '제1회 세계문화산업포럼'(WCIF)에서 'WCIF 어워즈', '뉴시스 2020 한류엑스포'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받았다. 오는 12월1일 데뷔 20주년 기념 앨범 '베터(BETTER)'를 발표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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