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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A 전 법조팀장 "함정 빠진 후배, 꺼내지 못해 참담"

등록 2020.11.19 13:4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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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재 전 채널A기자 등의 강요미수 재판

전 법조팀장 "특별한 정보 갖고 시작 안해"

"이철 수사 상황 대한 정보 공유 사실없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사건의 핵심 피의자로 꼽히는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지난 7월17일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출석하고 있다. 2020.07.17.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사건의 핵심 피의자로 꼽히는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지난 7월17일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출석하고 있다. 2020.07.1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옥성구 기자 = 이른바 '검·언 유착' 의혹과 관련 강요미수 혐의로 기소된 이동재 전 채널A 기자 등의 재판에 나온 이 회사 전직 법조팀장이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에 대한 취재는 특별한 정보 없이 의혹 제기 수준에서 시작됐다"고 증언했다.

그는 후배인 이 전 기자가 '함정에 빠졌다'는 말을 나중에 전해왔고, 이를 제대로 지휘감독하지 못했던 당시 상황에 대해 스스로 참담함을 느꼈다는 심경도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박진환 부장판사는 19일 이 전 기자와 백모 채널A 기자의 강요미수 혐의 9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오전에는 당시 채널A 법조팀장이었던 배모씨가 증인으로 나왔다. 배씨는 현재 지휘·감독 소홀로 정직 상태다.

검찰이 '이 전 대표의 취재 사실을 언제 알았나'고 묻자 배씨는 "(이 전 기자가) 지난 2월초 신라젠 사건 관련 취재를 시작하겠다는 취지로 말했다"며 "구체적으로 보고하지는 않았다"고 답했다.

배씨는 "서울남부지검에서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이 폐지되고, 라임·신라젠 사건 재배당 시점"이라며 "취재 필요성을 느껴 의혹 제기 수준에서 시작했을 것이다. 특별한 정보를 갖고 시작한 걸로 생각되지 않는다"고 증언했다.

이어 "수사팀을 어떻게 꾸렸고, 팀원이 어떻게 구성됐는지 수준의 보고였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관련이나 이 전 대표를 설득할 방법 등에 대해 이 전 기자에게 들은 적은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

박 부장판사가 '당시 유 이사장 강연료가 보도됐고, 수사가 확대될 수 있어 이 전 기자가 알아보게 된 건가'라고 묻자 배씨는 "그렇다"고 답했다. 또 당시 채널A에서 통상 수준을 넘어 지시한 사람은 없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검찰이 '이 전 기자가 보낸 5차례 편지를 보고받았나'고 질문하자 배씨는 "2월에 보고해 구치소에 수감된 이 전 대표에게 편지를 보낸다는 것은 알았다"며 "의미있는 내용을 확인 못 해 더 보내겠다고 해 '그렇게 해보자' 답했다"고 언급했다.

배씨는 "재배당 관련 뉴스가 나왔고 서울남부지검 공보관 내지는 검찰 관계자를 통해 수사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취재했을 수 있다"며 "이 전 대표에 대한 수사가 어떻게 돌아갈지에 대한 정보를 공유한 사실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검찰이 '취재할 때 법조팀장과 상의해야 하는 거 아닌가'라고 하자 배씨는 "상의가 기본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며 "이 전 기자는 7년 경력이 있어 다 보고받은 건 아니다. 저희팀은 통상 의미 있는 단서가 발견되면 보고하게 돼 있다"고 답했다.

또 배씨는 이 전 대표의 가족 관련 수사 내용이나 향후 검찰 구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편지 내용에 대해서도 따로 보고받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검찰이 '만약 이 전 기자가 가족 처벌 가능성 등 내용의 편지를 보낸다는 걸 알았으면 허락했겠나'고 묻자 배씨는 "가정적 상황이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것 같다"고 대답했다.

이후 배씨는 MBC 취재 사실을 알게 됐고, 이 전 기자가 당황한 목소리로 '함정에 빠진 것 같다'며 공포심에 사로잡힌 모습을 보여 취재 내용을 정리해 보고하라 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배씨는 검찰 관계자와의 녹음 파일을 처음 알게 됐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배씨는 "한동훈 검사장으로 이해했다"고 말했다. 다만 이를 확인한 적은 없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배씨는 "취재 과정에서 의혹이 있었고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 보도된 것도 있었다"며 "함정에 빠졌다는데 팀장으로서 지휘·감독을 제대로 못해 함정에서 꺼내주지 못한 상황에 참담하고 무거운 책임을 느끼고 있다"고 토로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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