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채널A 전 사회부장 "피고인석의 후배들…매일이 고통"(종합)

등록 2020.11.19 16:12:19수정 2020.11.19 16:12:37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이동재 전 채널A기자 등의 강요미수 재판

전 법조팀장 "특별한 정보 갖고 시작 안해"

"이철 수사 상황 대한 정보 공유 사실없다"

전 사회부장 "공익위한 취재…선처 바란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사건의 핵심 피의자로 꼽히는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지난 7월17일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출석하고 있다. 2020.07.17.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사건의 핵심 피의자로 꼽히는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지난 7월17일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출석하고 있다. 2020.07.1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옥성구 기자 = 이른바 '검·언 유착' 의혹과 관련 강요미수 혐의로 기소된 이동재 전 채널A 기자 등의 재판에 나온 이 회사 전직 법조팀장이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에 대한 취재는 특별한 정보 없이 의혹 제기 수준에서 시작됐다"고 증언했다.

또 다른 증인으로 나온 이 회사 전직 사회부장은 이 전 대표 취재에 대한 구체적인 보고는 없었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들은 후배를 제대로 지휘·감독하지 못했다며 참담한 심정을 밝혔고, 이 전 기자 등에 대한 선처를 호소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박진환 부장판사는 19일 이 전 기자와 백모 채널A 기자의 강요미수 혐의 9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오전에는 당시 채널A 법조팀장이었던 배모씨가 증인으로 나왔다. 배씨는 현재 지휘·감독 소홀로 정직 상태다.

검찰이 '이 전 대표의 취재 사실을 언제 알았나'고 묻자 배씨는 "(이 전 기자가) 지난 2월초 신라젠 사건 관련 취재를 시작하겠다는 취지로 말했다"며 "구체적으로 보고하지는 않았다"고 답했다.

배씨는 "서울남부지검에서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이 폐지되고, 라임·신라젠 사건 재배당 시점"이라며 "취재 필요성을 느껴 의혹 제기 수준에서 시작했을 것이다. 특별한 정보를 갖고 시작한 걸로 생각되지 않는다"고 증언했다.

이어 "수사팀을 어떻게 꾸렸고, 팀원이 어떻게 구성됐는지 수준의 보고였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관련이나 이 전 대표를 설득할 방법 등에 대해 이 전 기자에게 들은 적은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

검찰이 '이 전 기자가 보낸 5차례 편지를 보고받았나'고 질문하자 배씨는 "2월에 보고해 구치소에 수감된 이 전 대표에게 편지를 보낸다는 것은 알았다"며 "의미있는 내용을 확인 못 해 더 보내겠다고 해 '그렇게 해보자' 답했다"고 언급했다.

배씨는 "재배당 관련 뉴스가 나왔고 서울남부지검 공보관 내지는 검찰 관계자를 통해 수사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취재했을 수 있다"며 "이 전 대표에 대한 수사가 어떻게 돌아갈지에 대한 정보를 공유한 사실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검찰이 '취재할 때 법조팀장과 상의해야 하는 거 아닌가'라고 하자 배씨는 "상의가 기본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며 "이 전 기자는 7년 경력이 있어 다 보고받은 건 아니다. 저희팀은 통상 의미 있는 단서가 발견되면 보고하게 돼 있다"고 답했다.

이후 배씨는 MBC 취재 사실을 알게 됐고, 이 전 기자가 당황한 목소리로 '함정에 빠진 것 같다'며 공포심에 사로잡힌 모습을 보여 취재 내용을 정리해 보고하라 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배씨는 검찰 관계자와의 녹음 파일을 처음 알게 됐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배씨는 "한동훈 검사장으로 이해했다"고 말했다. 다만 이를 확인한 적은 없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배씨는 "취재 과정에서 의혹이 있었고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 보도된 것도 있었다"며 "함정에 빠졌다는데 팀장으로서 지휘·감독을 제대로 못해 함정에서 꺼내주지 못한 상황에 참담하고 무거운 책임을 느끼고 있다"고 토로했다.
채널A 전 사회부장 "피고인석의 후배들…매일이 고통"(종합)

이날 오후 증인으로 나온 이 회사 전직 사회부장 홍모씨도 이 전 기자로부터 이 사건 관련 취재에 대해 구체적인 보고를 받은 게 없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홍씨는 현재 보도본부에서 선임기자 직책을 맡고 있다.

검찰이 '이 전 대표 취재 시작을 언제 알았나'고 묻자 홍씨는 "개인 통화 과정에서 2월 정도"라며 "이 전 기자의 '신라젠 관련 검찰이 수사를 착수해 들어보려고 한다. 관련자를 접촉하려 한다'는 의사를 들었다"고 답했다.

이어 "신라젠 수사가 서울남부지검에서 시작한다고 보도가 많이 된 상황이고, 신라젠 취재를 시작한다는 걸로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검찰이 '이 전 대표 취재 관련은 전혀 보고받은 것 없나'고 질문하자 홍씨는 "네. 기억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홍씨는 이 전 기자가 이 전 대표에게 편지를 보낸 것은 사전 보고를 받지 못했고, '검·언 유착' 의혹이 불거진 후 알게 됐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편지 내용에 대해 홍씨는 "표현 자체가 거칠고 부적절한 표현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기자는 사실을 취재해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다. 편지에 다년간 법조 취재 경력 있다며 과시하는 부분이 부적절하다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홍씨는 "개별적인 취재원들이 꼭 검찰인 게 아니라 여러 가지로 퍼져 있다"면서 "'제보자X' 지모씨라는 사람조차도 취재원이 돼서 접촉한 걸로 안다. 여러 취재원을 활용하는 건 당연한 수순이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증인신문 후 마지막 말을 하고 싶다고 한 홍씨는 "제가 나름 아끼는 기자 두명이 피고인석에 앉아 있는게 고통스럽다"며 "선배로서 감독자로서 제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은 책임 때문에 요즘 매일이 고통스럽다"고 울먹였다.

아울러 "저 기자들이 누구를 해하기 위해 편지를 쓰거나 부적절한 표현을 한건 아니다"면서 "공익을 위해 한거지 사익을 위해 한 게 아니다. 선처해 주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 전 기자 등의 다음 재판은 오는 20일 오전 10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