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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년 이어온 서애 류성룡 가문-학봉 김성일 갈등, 호계서원 복설로 해소

등록 2020.11.20 15:3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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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뉴시스] 20일 안동 호계서원에서 '복설(復設) 고유제'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경북도 제공) 2020.11.20

[안동=뉴시스] 20일 안동 호계서원에서 '복설(復設) 고유제'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경북도 제공) 2020.11.20

  [안동=뉴시스] 류상현 기자 = 퇴계(退溪) 이황(李滉,1501~1570년) 의 제자이자 조선 중기 최고의 경세가인 서예(西厓) 류성룡(柳成龍, 1542~1607)선생 가문과 조선 중기의 문신·학자인 학봉(鶴峰) 김성일(金誠一, 1538~1593년) 선생 가문의 400년간 이어진 묵은 갈등(병호시비)이 해소됐다.

호계서원 복설추진위원회(회장 노진환)는 20일 안동 호계서원에서 '복설(復設) 고유제'를 지냈다.

'병호시비(屛虎是非)'란 퇴계 선생의 제자 서애 류성룡 선생과 학봉 김성일 선생을 퇴계를 모신 호계서원에 배향하는 과정에서 위차(서열) 문제가 불거지면서 발생한 3차례의 시비를 말한다.

그 제자인 학봉 김성일과 서애 류성룡의 위패 중 누구의 것을 상위에 놓을 것인가를 두고 문중끼리 또 제자들간 400여년간 다퉈온 것이다.

이 갈등으로 안동유림은 학봉을 모신 호계서원(虎溪書院)과 서애를 모신 병산서원(屛山書院)으로 갈라져 따로 전통을 이어왔다.

그러나 최근 경북도의 중재로 류성룡을 퇴계 위패의 동쪽에, 김성일을 서쪽에, 그 옆에 김성일의 후학인 이상정을 배향하기로 합의하면서 이 갈등이 해소됐다.

호계서원은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서원 중 하나로 1573년 여강서원으로 창건된 후 숙종 2년(1676년) 사액되면서 호계서원으로 명칭을 바꿨다.

이후 대원군의 서원철폐령으로 철거됐다가 7년 뒤 강당만 새로 지어졌다.

[안동=뉴시스] 경북 안동시 임하면 소재 호계서원 조감도. (사진=뉴시스 DB) 2020.11.20

[안동=뉴시스] 경북 안동시 임하면 소재 호계서원 조감도. (사진=뉴시스 DB) 2020.11.20

이마저도 안동댐 건설로 1973년 임하댐 아래로 옮겨졌지만 습기로 건물 훼손이 우려되자 지역유림은 다시 이건과 함께 서원의 복설을 요청했다.

경북도는 2013년부터 총사업비 65억원을 들여 도산면 서부리로 이건하고 복원도 추진해 지난해 말 안동시 도산면 한국국학진흥원 부지에 호계서원을 복설했다.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35호로 지정된 호계서원은 1만㎡의 부지에 13동 93칸으로 지어졌다.

이날 열린 고유제는 호계서원의 복설 소식을 널리 알리고 경북정신문화의 발전을 기원하는 자리로 마련돼 이철우 경북지사, 임종식 경북교육감, 윤동춘 경북경찰청장, 권영세 안동시장 등 각 기관단체장과 유림대표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초헌관으로 참석한 이철우 지사는 "이번 호계서원 복설은 영남유림의 합의로 대통합을 이룬 성과"라며 "화합, 존중, 상생의 새 시대를 여는 경북 정신문화의 상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런 화해와 대화합의 상생 메시지가 지역의 미래를 좌우할 통합신공항 건설과 대구·경북 행정통합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정신적 구심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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