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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도 생산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믿어도 될까?

등록 2020.11.26 15:2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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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게 설계된 임상시험 결과 종합해 결과 도출

美전문가들 "FDA 긴급사용 승인 어려울 듯" 전망

아스트라제네카 "전문가들 검토 받겠다" 반박

[옥스퍼드=AP/뉴시스]영국 옥스퍼드대학과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2020.11.23.

[옥스퍼드=AP/뉴시스]영국 옥스퍼드대학과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2020.11.23.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 대학이 공동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예방 효과를 놓고 미국 매체들이 연일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5일(현지시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긴급사용 승인을 받기 어려울 수도 있다며 "정확한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는 한 쉽지 않다"고 보도했다.

국내에서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영국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위탁 생산을 시작했는데 이에 따라 우리 국민들 사이에서도 백신의 정확한 효과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는 상황이다.

예방효과 평균 70%, 최대 90%?…대체 어떻게 나온 수치일까

[서울=뉴시스] 아스트라제네카는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자사가 개발한 백신 후보물질이 3상 임상시험 중간 평가에서 평균 70%의 효과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사진=아스트라제네카 홈페이지 캡처) 2020.11.26.

[서울=뉴시스] 아스트라제네카는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자사가 개발한 백신 후보물질이 3상 임상시험 중간 평가에서 평균 70%의 효과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사진=아스트라제네카 홈페이지 캡처) 2020.11.26.



아스트라제네카는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자사가 개발한 백신 후보물질이 3상 임상시험 중간 평가에서 평균 70%의 효과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제약사는 첫 번째 정량의 절반(half dose)만 투약하고 한 달 뒤 정량(full dose)을 주사한 2741명은 90%의 예방 효과를, 첫 번째 정량을 투약한 뒤 한 달 뒤에도 정량을 접종한 8895명은 62% 예방 효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사 백신의 효과는 '평균 70%'라고 설명했다.

각각 다르게 설계된 임상시험 결과를 종합해 이같은 수치를 내놓은 것이다.

아스트라제네카는 보도자료에서 영국, 브라질에서 실시한 3상 시험에 참여한 2만3000명의 정보를 분석했다고 밝혔으나 앞서 밝힌 1만1636명 외에 나머지 참가자에 대한 정확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들 중 일부는 다른 종류의 백신, 혹은 생리식염수 등 위약을 맞았다고 언급했을 뿐이다.

또 연구 참여자 중 13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면서도 이들 중 누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았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NYT는 이를 놓고 "결정적인 정보가 생략됐다"고 지적했다.

"우연한 행운"에 기대 약품 허용해도 될까?

[케임브리지=AP/뉴시스]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는 23일(현지시간) 백신 후보 물질 'AZD1222'을 놓고 두 건의 임상 3상을 분석한 결과 한 건에서는 90%의 효과를, 다른 한 건에서는 62%의 효과를 보였으며 양쪽의 데이터를 통합한 중간 분석 결과 70.4%의 예방 효과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영국 케임브리지에 위치한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 본사 전경. 2020.11.23.

[케임브리지=AP/뉴시스]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는 23일(현지시간) 백신 후보 물질 'AZD1222'을 놓고 두 건의 임상 3상을 분석한 결과 한 건에서는 90%의 효과를, 다른 한 건에서는 62%의 효과를 보였으며 양쪽의 데이터를 통합한 중간 분석 결과 70.4%의 예방 효과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영국 케임브리지에 위치한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 본사 전경. 2020.11.23.


무엇보다 큰 문제는 '최대 효능 90%'를 나타낸 접종 방식이 실수였다는 데 있다.

메네 팡갈로스 아스트라제네카 연구·개발팀 부사장은 "최초 1회 절반만 투약한 것은 '세렌디피티(serendipity)'였다"고 밝혔다. 우연히 발견한 행운이라는 뜻이다.

그는 이는 '투약 실수'였다면서도 연구를 변경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팡갈로스 부사장은 "4월 말 일부 그룹에서 피로도, 두통, 근육통 등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적은 부작용을 호소하는 것을 발견했다"며 "규제당국과 합의해 연구 분석에 이들을 포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제약사는 왜 첫 번째 접종에서 절반의 약물만 투여받은 이들이 더 나은 효능을 보였는지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절반을 투여 받은 이들에 투약한 약물의 정확한 양도 공개되지 않았다.

옥스퍼드 대학의 에이드리언 힐 수석연구원은 낮은 투약량 쪽이 왜 더 좋은 결과를 낳았는지 밝히는 데 몇 주 또는 몇 달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첫 접종에서 절반만 투약받은 참가자 모두 55세 이하라는 점도 문제다.

아스트라제네카 측은 미 정부의 백신 개발을 담당하는 몬세프 슬라위 '초고속 작전'팀 최고책임자가 이같은 사실을 공개하자 뒤늦게 이를 시인했다.

미국 투자회사 SVB 리링크(SVB Leerink)의 제프리 포지스 애널리스트는 "이같은 정보는 그들이 개발한 (백신) 프로그램 전반에 대한 신뢰를 크게 손상시켰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스트라제네카 "결과는 '신문'이 아니라 '과학자'들이"

한국서도 생산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믿어도 될까?



NYT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는 연구 발표 이후 주가가 떨어지자 보다 자세한 연구 결과 보고서를 업계 애널리스트와 일부 전문가에 공개했다.

팡갈로스 부사장은 '왜 대중에 자세한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결과를 반영할 가장 좋은 방법은 '신문'이 아닌 동료 검토를 통한 과학 논문을 통해서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스트라제네카에 대한 불신은 더욱 깊어지는 모습이다. 

코넬대학교 의과대학의 존 무어 교수는 "(아스트라제네카의) 언론 발표는 답을 내놓기보다 의문만 더해졌다"고 평가했다.

플로리다대 생물학과의 내털리 딘 박사는 "모든 정보가 어디서 왔고 어떻게 합쳐졌는지 알 수 없다"며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 시험 결과는 투명성과 정확도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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