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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 추가금·무이자 월세…정부, 등 돌린 '2030 붙잡기' 안간힘

등록 2021.06.28 16: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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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 하반기 경제 정책 방향 분석

'대기업 취업' 쉽게 인턴십 확대하고

1인 채용 시 월 75만원 장려금 지급

내일채움공제 2만 명 확충·세금 완화

"금리 인상기 코인값 하락 대비해야"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일 오후 부동산 관련 현장 방문의 일환으로 공공 전세주택인 안양 미래타운을 방문해 입주 예정자, 대학생 기자단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제공) 2021.06.03. photo@newsis.com 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음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일 오후 부동산 관련 현장 방문의 일환으로 공공 전세주택인 안양 미래타운을 방문해 입주 예정자, 대학생 기자단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제공) 2021.06.03. [email protected] 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음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 김진욱 이승재 기자 = 정부가 28일 내놓은 '하반기 경제 정책 방향'에는 2030을 위한 맞춤형 지원책이 다수 담겼다. 청년의 저축액에 나랏돈으로 추가 이자를 주고, 월세 낼 돈을 무이자로 빌려주는 등의 내용이다.

최근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에 등을 돌리고 있는 청년층을 붙잡기 위한 정책이다. 민간 경제 전문가는 "표심을 노린 정책이지만, 나쁘다고 볼 수는 없다"면서도 금리 인상기 대비책이 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코로나19발 격차와 불평등을 해소하고, 튼튼한 '청년 희망 사다리'를 구축하겠다"며 ▲취업 ▲자산 형성 ▲주거 ▲문화생활로 구성된 청년층 지원책을 다수 발표했다. 청년층의 일할 권리와 미래를 보장하고, 삶의 질을 개선하겠다는 얘기다.

우선 청년층이 더 쉽게 대·중견기업에 취업할 수 있도록 '대기업 참여 인턴십'을 확대한다. 청년을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중견·중소기업에 1인당 월 75만원씩의 장려금을 지급하고, '내일배움카드' 발급 가능 시기를 1년(대학 4→3학년) 앞당긴다.

저소득 전문대학 및 실업계 고등학교 재학생의 자격증 취득비를 지원하고, 실업계고 미취업 졸업생을 고교 실습수업 보조 강사로 쓰도록 관련 비용을 댄다. 벤처캐피털(VC)이 청년 창업 기업 등에 투자할 수 있도록 전용 모태 펀드도 결성한다.

청년층의 소득 구간을 3단계로 나눠 자산 형성을 돕는다. 소득 1구간에는 청년 저축액의 일정 비율만큼을 정부가 얹어주고, 2구간에는 이자율을 일정 수준 높여준다. 3구간에는 소득 공제 혜택을 주는 상품을 만든다.

기본 금리 5%의 군 장병 '내일준비적금'은 1%포인트(p)만큼 재정으로 보조하고, 납입액 월 40만원까지 이자 소득에 비과세 혜택을 준다. 중소기업 청년 '내일채움공제' 지원 인원은 2만 명 늘리고, 세 부담을 완화하는 방안을 마련한다.

주거 지원을 위해서는 "월세로 사는 무주택 청년을 대상으로 월 20만원씩 무이자로 빌려주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나섰다. 대학가·역세원을 중심으로 하반기 중 전세 임대주택을 5000호 더 공급한다.

이자 소득에 연 600만원 한도의 비과세 혜택을 주는 '청년 우대형 청약 통장' 가입 기간을 2023년 말까지로 2년 늘리고, 가입 요건도 연 소득 3000만원 이하에서 3600만원 이하로 완화한다.

중소기업 취업 청년에게 1억원 한도의 임차 보증금을 연 1.2%의 저리로 빌려주는 대출 제도의 일몰 기한을 2년, 2억원 이하의 전세 보증금 반환 보증 보증료를 80%까지 지원해주는 제도는 6개월 연장한다.

도서 구매·영화 관람 등에 1인당 연 10만원 한도로 쓸 수 있는 '문화누리카드'의 경우 오는 2022년부터는 저소득 청년이 신청할 경우 100% 발급받을 수 있도록 추진한다.

이는 최근 청년층의 정부·여당 비판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인천국제공항공사 일부 직원의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촉발한 청년층의 분노가 최근 박성민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청와대 청년 비서관으로 발탁되면서 극에 이른 모양새다.

[서울=뉴시스] 박미소 기자 = 인천국제공항공사 노동조합원들이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인근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손피켓을 들고 있다. 인천공항 노조는 최근 인천공항의 일방적이고 기습적인 직고용 발표에 대해 비판하며 공정한 절차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2020.06.25. misocamera@newsis.com

[서울=뉴시스] 박미소 기자 = 인천국제공항공사 노동조합원들이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인근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손피켓을 들고 있다. 인천공항 노조는 최근 인천공항의 일방적이고 기습적인 직고용 발표에 대해 비판하며 공정한 절차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2020.06.25. [email protected]


청년층은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리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고, 박성민 비서관의 사퇴를 촉구하는 웹사이트(박탈감닷컴)까지 만들며 이런 분노를 대외적으로 표출하고 있다.

아예 야당에 가입하는 청년층도 줄을 잇는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지난달 12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입당 신청서를 낸 2만3061명 중 100대는 468명, 20대는 4504명, 30대는 3986명으로 집계됐다. 신규 당원 중 38.8%가 30대 이하다.

이와 관련해 성태윤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뉴시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정부가 청년층 지원책을 패키지처럼 내놓는 것을) 나쁘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청년층의 노동 지원책은 충분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된 문제는 더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양준석 가톨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청년층 지원책을 내놓는 것은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정치적 행동으로밖에 볼 수 없다"면서 "지금 내놓은 각종 대책의 긍정적 영향은 크지 않을 것 같다. 최근 청년층이 빚을 내 암호화폐·부동산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섰는데, 금리가 올라 이들 자산의 가격이 내려갈 때를 대비할 대책이 더 필요해 보인다"고 짚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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