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安 밀월, 제1야당 상대로 협상력 높이나
윤석열·안철수 회동 "선의의 경쟁자이자 협력자"
야권 지평 중도로 확장하고 실용 정치 추구 공감대
尹 '조기 입당', 安 '흡수 합당' 압박 피해 국힘 견제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윤석열(왼쪽) 전 검찰총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 중식당에서 오찬 회동을 마친 뒤 취재진들의 질문에 각각 답하고 있다. 2021.07.07. [email protected]
윤 전 총장과 안 대표는 전날 회동에서 정권 교체를 위해 야권의 지평을 중도로 확장하고 이에 기반을 둔 실용 정치 시대를 열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즉, 보수나 진보 이념에 국한하지 않고 진영 논리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는 야권에서 '빅 플레이트(큰 접시)'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가진 윤 전 총장의 구상과 제3지대를 추구하는 안 대표의 지론과도 일치한다.
양측이 회동 직후 낸 입장문에서 "정권교체를 위한 선의의 경쟁자이자 협력자"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필요한 경우 언제든지 서로 만나기로 했고 정치적 정책적 연대와 협력을 위해 필요한 논의를 계속 이어 나가기로 했다"고 명시한 점도 윤 전 총장과 안 대표가 단순한 교감을 넘어 대선정국에서 서로 윈윈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손을 잡을 수 있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는 윤 전 총장이국민의힘 권영세 대외협력위원장과 회동 직후 '국민의힘 입당이 급물살을 타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지는 않다. 제가 29일(정치참여 선언) 말씀드린 기조는 그대로 유지된다"며 입당 가능성에 선을 그은 것과도 대비되는 모습이다.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7일 서울 종로구 한 식당에서 오찬 회동을 하고 있다. 2021.07.07. [email protected]
국민의힘은 '대선 버스 정시 출발론'을 고수하며 8월부터 대선 경선을 실시해 대선 모드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짜고 있다. 이렇게 되면 정국의 무게추는 제1야당의 대선 경선으로 쏠릴 수밖에 없어 국민의힘 경선에 불참할 경우 윤 전 총장으로선 장외에서 존재감을 내기 쉽지 않을 수도 있다.
안 대표는 국민의힘으로부터 '흡수 합당' 압박을 받고 있는 만큼 윤 전 총장과 정책을 고리로 한 전략적 연대가 '몸값'을 높이는데 유리하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가 '소 값은 잘 쳐주겠다'며 당명 변경을 거부한 채 사실상 '헐값'에 국민의당을 인수하겠다고 나선 상황에서 안 대표로서는 윤 전 총장과 접촉면을 차츰 늘려나갈 경우 군소정당의 한계를 딛고 대선정국에서 상당한 목소리를 낼 수도 있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김재원 최고위원이 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7.08. [email protected]
현실적으로 정권교체를 위해 야권분열은 필패카드라는 점에서 윤 전 총장과 안 대표에게 국민의힘 입당 혹은 합당 압박은 지속될 수밖에 없고 이에 비례해서 피로감이 가중될 수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한 돌파구로 윤 전 총장과 안 대표가 중도 실용 연대로 보수 색채가 짙은 국민의힘과 차별화에 나서면서 경쟁하는 구도를 만들어 입당과 합당 이슈를 비켜감으로써 제1야당을 상대로 협상력을 높이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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