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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반종 감독 "랑종, 100% 태국어로 제작 한국서 개봉 흥분되요"

등록 2021.07.10 07: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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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샤머니즘 호러 끝판왕' 감독으로 유명

"나홍진 감독 열렬한 팬...완벽함에 스트레스도"

"악과 원죄, 신앙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

[서울=뉴시스] 영화 '랑종'을 연출한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 (사진=쇼박스 제공) 2021.07.0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영화 '랑종'을 연출한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 (사진=쇼박스 제공) 2021.07.0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영화 '랑종'은 '곡성'의 나홍진 감독이 원안과 제작을 맡고, 태국 최고 흥행작을 만든 감독이 연출한 공포물이란 점에서 일찌감치 화제를 모았다.

더욱이 나 감독이 '랑종'에 비하면 '곡성'은 가족 코미디 영화라고 평가해 기대를 높였다.

태국 샤머니즘 호러 끝판왕이라는 평을 받는 '랑종'을 연출한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을 화상으로 만났다.

영화는 태국 동북부 이산 지역의 산골 마을을 배경으로 신내림이 대물림되는 무당 가문의 이야기를 가짜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그린다. '랑종'은 태국어를 무당을 뜻한다.

이산 지역은 숲, 산, 나무, 논밭, 집 안까지 존재하는 모든 것에 혼이 깃들어 있다고 믿는 토속 신앙이 깊게 뿌리내린 마을이다. 그리고 이곳에는 가문의 대를 이어 조상신 '바얀 신'을 모시는 랑종이 있다.

나홍진 감독은 기획과 제작은 물론 시나리오 원안을 집필하며 '랑종'의 뼈대를 완성했다. 나 감독은 실제의 날것과 같은 생생한 영화적 느낌을 잘 살릴 수 있는 적임자를 고민한 끝에 태국을 대표하는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과 손을 잡았다. '셔터'로 태국 호러 영화의 새 지평을 열고 '피막'으로 태국 역대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며 실력을 안정 받은 연출가다.

반종 감독은 나 감독과의 협업에 대해 묻자 "그의 열렬한 팬이었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셔터'와 '샴' 이후 오랜만에 호러 영화로 돌아온 그는 "'샴' 이후 호러 영화에 지루함을 느낀 와중에 '곡성'을 보게 됐다. '곡성'은 귀신이 아닌 분위기에 중점을 둬 공포심을 자아낸다"며 "이번 작품도 그동안 호러 영화와는 차별화된 새로운 공포 영화물이라 느꼈다. 평소 존경하던 감독이어서 협업을 제안했을 때 당연히 기쁜 마음으로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원안을 받았을 때 인상 깊었던 부분은 한 여성의 드라마틱 한 인생과 일생이었다. 이상 증상이 나타나며 다른 사람으로 돌변하는 이야기가 인상 깊었다"며 "무당이 되기를 원하지 않는 여자의 불안함과 인생을 리얼하게 묘사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강조했다.

나홍진 감독과의 합작품으로 부담도 컸다고. 그는 "'랑종'을 작업하면서 가장 스트레스를 받았다"며 "천재 감독인 나홍진이 지켜보고 있다는 것 때문에 압박감과 중압감을 느꼈다. 제 작업을 보내고 의견을 받다 보니 완벽함에 대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고 토로했다.
 
 나홍진은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태국 촬영 현장을 방문할 수 없었고, 이에 둘은 비대면 소통으로 작업을 함께해야 했다.

반종 감독은 "매일 촬영한 장면을 주고받으며 의견을 나눴다"며 "나홍진 감독은 내게 모든 결정 권한을 주면서, 영화의 방향에 대해 조언하고 제시해줬다"고 돌아봤다.
[서울=뉴시스] 영화 '랑종'을 연출한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 (사진=쇼박스 제공) 2021.07.0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영화 '랑종'을 연출한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 (사진=쇼박스 제공) 2021.07.09 [email protected]


반종 감독은 영화의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 약 1년간 여러 지방, 특히 태국 이산 지역의 곳곳을 다니며 무당에 대한 정보를 조사했다. 이를 통해 30여명의 무당들을 만났다.

그는 "로케이션이 중요한 과정 중 하나였다. 하나의 캐릭터와 동급이라고 생각했다"먀 "이산지역 전 지역을 운전해서 취재했다. 그렇기 때문에 원하는 그림을 구상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랑종'은 국내에서 청소년 관람 불가 판정을 받았다. 20대 여성 밍이 신내림을 거부하다 온갖 악귀에 빙의가 되면서 이야기는 극한으로 치닫는다. 오만 가지 욕구에 사로잡힌 밍은 마치 딴사람이 된 듯하고 급기야 인간성을 상실한 폭력적인 행동들을 저지른다. 반려견 및 유아 살해와 근친, 존속살해, 식인 등 잔인하고 자극적인 장면들이 몰아친다.

작품 수위에 대한 고민은 없었을까. 지난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나홍진 감독은 반종 감독를 말리는 입장이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 반종 감독은 "나홍진 감독의 농담이 섞인 발언이었다. 각 장면의 수위에 대해서는 논의를 통해서 심사숙고해서 결정했다"며 "어떤 영화라도 청소년관람불가를 받고 싶지 않을 것이다. 모두 필요한 장면이었기 때문에 넣게 됐다"고 소신을 드러냈다.

이어 "이 영화의 궁극적인 목표는 본인이 가지고 있는 악과 원죄, 신앙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나이를 먹으면서 신앙 등 믿는 것에 대해서는 점점 의구심이 더 생기지만 인간의 악행은 또렷해지고 명확해지는 것 같다. 밍의 행동은 인간의 '악'을 강조하고자 넣었다"고 덧붙였다.

"100% 태국어로 제작된 태국 영화가 한국에서 개봉하니 흥분되네요. 태국에서는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개봉이 미정인데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어요."

양화는 14일 개봉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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