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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강상구 감독 "국악관현악곡도 언제나 들을 수 있는 음악 됐으면"

등록 2021.08.08 07:02:00수정 2021.08.08 13: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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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예대 음악학부 교수...'퓨전 국악인' 유명

세종문화회관 8월 '온쉼표'·'하루' 음악감독

[서울=뉴시스]강상구(48) 서울예대 음악학부 교수(사진=본인 제공)2021.08.0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강상구(48) 서울예대 음악학부 교수(사진=본인 제공)2021.08.0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 = 강상구(48) 서울예대 음악학부 교수는 2018 평창 동계 패럴림픽대회 개폐회식을 비롯해 2015 세계군인올림픽 개폐막식, 2015 세계시각장애인경기대회 개막식 음악감독을 역임했다. 지난해 제44회 안시 국제애니메이션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한 애니메이션 영화 '무녀도'(9월 개봉 예정)의 음악감독으로도 활약했다.

강 교수는 오는 20일부터 22일까지 3일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중 퍼포먼스·서커스 창작팀 '프로젝트 날다', 서울시청소년국악단의 합작 공연인 '하루'에 음악감독으로 참여한다.

'하루'는 세종문화회관이 시민에게 공연 문턱을 낮추기 위해 관람료를 1000원에 선보이는 '온쉼표'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8월의 '온쉼표' 프로그램, '하루'는 우리의 인생을 채우는 '하루'를 소재로 삼았다. 누구나 겪을 법한 소소한 일상의 모습과 감정을 현대적 감각의 무대 연출, 애니메이션, 영상으로 표현한다. 특히 이를 플라잉 퍼포먼스와 결합해 관객에게 색다른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이 작품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공연된다.

강 교수는 "'프로젝트 날다' 팀이 동작이나 퍼포먼스가 다양하댜. 보통은 야외에서 (공연을) 한다. 스케일이 크다. (이번엔) 공연장 안에서 하다 보니 제약이 많다. 작년보다 올해는 조금 더 관객에게 보여주려고 퍼포먼스와 극에 대한 내용을 바꾸었다"고 퍼포먼스적인 부분에 대해 설명했다.

강 교수는 작·편곡도 직접했다. 강 감독은 한국 전통음악에 현대적 색채를 더했다. 그는 이번 공연에서 동서양의 악기를 모두 사용한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국악체임버오케스트라(소규모 오케스트라)에 서양악기도 들어간다. 드럼, 기타, 피아노, 엘렉톤(오르간 형태의 전자악기, 오케스트라 음향 효과를 냄) 등을 쓴다"고 했다.

이어 "국악기가 밴드와 합쳐지면 음향 잡기가 힘들다. 잘 어우어지게끔 하려고 노력을 하고 있다. 서양밴드와 국악 합창, 오케스트라가 협연할 때 피치, 음정(맞추기가 가장 난제다.) 피치가 안 맞으면 난잡하게 들린다. 잘 맞춰 해야지 관객이 이해할 수 있다"고 작업의 어려움을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완성된 작품들에 대해 "어떤 부분은 완전 재즈같은 느낌도 있고, 팝 느낌도 있고, 어떤 부분은 판소리 느낌도 있다. 우리적인 소리가 들어가 있지만 너무 국악적인 선율만 써 창극 같은 느낌으로 흘러가지 않게 했다"고 말해 궁금증을 자아냈다.
[서울=뉴시스]강상구(48) 서울예대 음악학부 교수(사진=본인 제공)2021.08.0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강상구(48) 서울예대 음악학부 교수(사진=본인 제공)2021.08.0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그는 중앙대에서 한국음악과 작곡과를 졸업했다. 이후 동대학원에서 석사(지휘),박사(이론) 학위를 받았다. 그는 '퓨전 국악가'로 유명하지만 그의 커리어는 단순히 그를 '국악 작곡가'라 설명하지 않는다.

그는 수많은 국악관현악곡을 썼지만, 무대에 처음 올린 작품은 퓨전 국악 작품인 '바위나리와 아기별'이었다. 마해송이 쓴 우리나라 최초의 창작동화를 발레와 국악이 만나는 무대로 변신시킨 작품이었다. 이후 해금 퓨전음악 '세상에서 아름다운 것들'로 그는 이름을 알렸다. KTX 열차 각 노선의 종착역 도착을 알리는 배경음악은 그가 2006년 발표한 퓨전 가야금 연주곡 'Happiness'(해피니스, 행복)다.

이후 국악계, 공연계, 언론은 그를 '퓨전 국악인'으로 불렀다.

하지만 그는 앞서 언급한 세계 스포츠 대회 음악감독을 비롯해 뮤지컬 '화성에서 꿈꾸다', '이순신', 연극 '햄릿', '왕의 남자-공길전', 드라마 '브라보 마이 라이프'에 음악감독으로 활약했다. '화성에서 꿈꾸다'로는 2006년 한국뮤지컬대상 음악상을 수상했다.

애니메이션 영화에는 '무녀도' 외에도 '살아오름'과 '아가미'에 음악감독으로 참여했다. 비보이 퍼포먼스 '브레이크 아웃'(피크닉)에도 음악감독으로 활약했다. 이 작품은 세계 최대의 퍼포먼스 축제인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 참여했고, 미국에서 순회 공연을 하기도 했다.

'퓨전 국악인'이라는 수식어가 아쉽지 않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강 교수는 "어렸을 때부터 모든 음악을 하는 게 꿈이었다. 삼수를 하면서 예체능으로 바꾼게" 음악 인생의 길을 걷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8월 온쉼표_국악 플라잉 퍼포먼스 하루_포스터(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2021.08.0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8월 온쉼표_국악 플라잉 퍼포먼스 하루_포스터(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2021.08.0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전방위 작곡가', '융합창작 작곡가'로 뷸리는 그는 "한국음악과 작곡과를 졸업했기에 현재의 자신이 존재할 수 있었다"며 감사함을 표했다.

"국악은 공부를 안 하면 못 해요. 모든 음악이 공부를 해야겠지만 다른 장르는 우리가 어렸을 때부터 배경 지식이 있어요. 그니까 노력을 하면 곡을 쓸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국악은 교육 자체가 초등학교부터 안 배우기 때문에 정말 전문적으로 배우지 않으면 못 하죠. 제가 대학교에서 국악을 배웠기 덕분에 모든 장르르 하게 될 수 있었죠."

"요즘 공연은 융합으로 가고 있어요. 특히 뮤지컬을 하더라도 사극 장르가 있고, 뭘 하더라도 국악이 포함된 작품들이 저한테 많이 와요. 제가 서양 음악도 하고 믹스해서 곡을 쓰다보니 많이 오는 거 같습니다."

다(多) 장르를 하지만 자신의 뿌리인 국악에 대한 고집은 대단했고 고민은 치열했다.

그는 "국악관현악의 해답을 찾는 게 제 목표"라고 말했다. 강 교수는 "국악관현악곡이 누구나 듣고 싶을 때 들을 수 있는 음악, 자기가 표를 사서 공연장을 사서 갈 수 있는 음악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바람을 이렇게 밝혔다. "지금 이 시대는 국악관현악곡이 해답을 찾아서, 국악관현악도 모차르트, 베토벤처럼 사라들이 가볍게 생각하지 않지만 익숙하면서 듣고 싶어하는 음악이 돼야 한다. 가볍지 않으면서도 대중음악하고는 다른 장르, 그런 음악으로 탄생해야 한다. 극소수만 듣는 게 아니고…세계적으로 뻗어갈 수 있는 음악이어야 한다."

그는 자신이 책임교수(학과장)으로 있는 서울예대에 이를 반영해 올해 하반기부터 입시 요강을 바꿨다고 공개했다.

"저희 학교가 9월부터 입시요강을 바꿨습니다. 국악과인데 국악기가 아닌 모든 어쿠스틱 악기도 뽑을 예정입니다. 바이올린, 플루트, 전 세계 민속악기를 다 뽑습니다. 국악 창작을 하더라도 융합 창작을 많이 하니까요. 바뀌어 나가는 게 순리인 것 같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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