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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뱅 출신 '승리'의 몰락...가요계 "아이돌 시장 재점검 기회"

등록 2021.08.13 05: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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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알선 등 징역 3년 선고…법정구속

'승리 스캔들' 이후 기획사들 변화

"소속 연예인 인성 관리· 성교육 필수"

[서울=뉴시스] 박민석 기자 = 해외 투자자 성매매 알선 및 상습도박 등 의혹을 받고 있는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가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및 상습도박,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혐의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차량에 탑승해 있다. 2020.01.13.mspark@newsis.com

[서울=뉴시스] 박민석 기자 = 해외 투자자 성매매 알선 및 상습도박 등 의혹을 받고 있는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가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및 상습도박,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혐의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차량에 탑승해 있다.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그룹 '빅뱅' 출신 승리(31·이승현)의 '버닝썬 의혹'으로 촉발된 각종 논란은, K팝 아이돌 시장의 큰 변곡점 중 하나로 통한다.

승리가 지난 12일 성매매를 알선과 해외 원정도박 혐의 등으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되면서 그와 관련 논란 이후 생긴 변화들이 재조명되고 있다.

그간 K팝이 장점으로 내세운 건, 체계적인 트레이닝 시스템이다. 연습생들을 훈련시키고 또 훈련시키며 완벽한 춤과 노래를 선보일 수 있게끔 만들었다.

일부 외신이 노래와 춤을 찍어 내는 공장 같다고 비판했어도, 노래·춤·비주얼로 수준 높은 그룹을 선보이며 이런 비아냥을 일축했다.

아울러 K팝 스타가 사랑 받은 이유 중 하나는 영미권 팝스타와 비교한 깨끗한 이미지였다. 미국의 학부모들은 자녀들이 K팝 스타들의 춤과 노래를 따라한 뒤 마리화나를 끊자 앞장서 K팝 스타들을 추어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승리 논란으로 이 과정에서 인성교육이 뒷전이 됐다는 지적이 쏟아져 나왔다.

특히 AP통신, CNN 등 외신들은 승리 스캔들을 보도하며 "한국 연예계의 어두운 면을 보여준다" "K팝 아이돌이 실제 얼마나 깨끗한가라는 질문을 야기했다"고 꼬집었다.

이와 함께 인기 연예인들의 정신적 압박 등 스트레스를 풀어낼 통로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불거졌다.

인기를 누리는 아이돌들은 연습생 시절부터 극심한 경쟁을 뚫었기 때문에, 인지도를 쌓은 뒤 도취감에 사로잡힐 확률이 크다. 승리와 함께 '성 스캔들'의 장본인이었던 정준영은 아이돌 연습생은 아니지만 치열한 오디션 프로그램을 거쳤다.

이들이 스타가 된 후 그간의 고생에 대한 보상심리가 발동하는 동시에, 더 자극적인 것을 원하기에 이르렀다는 지적이 쏟아져 나왔다.

[서울=뉴시스] 박민석 기자 = 해외 투자자 성매매 알선 및 상습도박 등 의혹을 받고 있는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 왼쪽)가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및 상습도박,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혐의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2020.01.13.mspark@newsis.com

[서울=뉴시스] 박민석 기자 = 해외 투자자 성매매 알선 및 상습도박 등 의혹을 받고 있는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 왼쪽)가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및 상습도박,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혐의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email protected]

중견 기획사 관계자는 "과거엔 아이돌의 인기 확보를 위해 인성에 대한 강조나 휴식 없이 빠듯한 스케줄만 소화하는 날이 부지기수였다. 하지만 승리·정준영 사태 이후 아이돌 업계가 스스로를 많이 돌아봤다"고 전했다.

특히 아이돌 기획사들 사이에서 소속 연예인들의 인성 관리는 필요조건이 아닌 충분조건이 됐다.

삶이 대중에 공개되는 연예인이어도, 사생활까지 일일이 간섭한다면 인권에 반하는 것일 수 있다. 하지만 카톡방에서 지인들과 잡담하면서 죄책감은커녕 왜곡된 성인식을 드러낸 정준영의 예에서 보듯, 연예인으로서 책임감은 강제로라도 반복 주입해야 마땅하다는 것이 상식이 됐다.

기획사들은 노래·춤 교육 못지 않게 인성 교육 코스를 트레이닝 프로그램에 비중 있게 포함시켰다. 일부 기획사는 성 교육 강의도 한다.

승리 논란 이후 K팝계에 생긴 또 다른 변화 중 하나는, 성과 위주의 보여주기식 K팝의 화려한 이미지보다 음악 안에 담는 메시지를 중요하게 여기는 흐름이 조성됐다는 것이다. 이후 인성을 부각시킨 '인성돌'이 쏟아져 나왔다. 

아이돌 업계와 함께 예능계도 변화를 맞이했다. '나 혼자 산다' '미운 오리 새끼' 등 승리가 자신의 본질과 다르게 선한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도움을 준 TV 예능 프로그램은 반성하며 검증 시스템을 강화했다.

다행히 승리 폭탄을 넘긴 K팝 업계는 승승장구 하고 있다. 부정적 스캔들도 대폭 줄었다. 그렇다고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곪고 있는 문제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중견 아이돌 기획사 관계자는 "승리 스캔들을 개인의 문제로 한정하면 혹시 모를 K팝의 다른 고질적인 문제가 가려질 수 있다"면서 "K팝 산업이 혹시 잘못된 길로 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스스로 되돌아보게 만든 게 승리 사태가 준 교훈이다. 다른 회사 관계자들과도 단점을 계속 고쳐나가는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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