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인터뷰]'결사곡' 유정준 PD "호평과 혹평사이 드라마 작법 지평 넓혔죠"

등록 2021.08.14 05:03: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서울=뉴시스]유정준 PD(사진=TV조선 제공)2021.08.1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유정준 PD(사진=TV조선 제공)2021.08.1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 = "단골 미용실의 헤어 디자이너가 20대 후반 여성인데 얼마 전에 갔더니 너무 재밌게 봤다고 하더라구요. 또 막내 아들이 8살 초등학교 1학년인데 아들 녀석의 친구와 친구 엄마가 함께 본방 사수하고 있다는 말을 전해 듣고 깜짝 놀랐던 적도 있습니다."

TV조선 '결혼작사 이혼작곡 2'(결사곡2)가 지난 8일 최종 시청률 16.6%를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종영했다. '보고 또 보고', 하늘이시여' 등으로 유명한 임성한(피비) 작가의 6년 만의 복귀작이지만 초반 시청률은 부진했다. 하지만 9회부터 두 자릿수를 돌파했고 결과적으로는 TV조선 드라마 최고 시청률, 종합편성채널 드라마 TOP3 시청률을 기록했다.

서면으로 만난 유정준 PD는 "높은 시청률은 대중예술을 하는 사람으로서 분명히 기쁜 일이면서도, 일종의 족쇄처럼 상당한 부담을 준다. 마치 항생제처럼 대중은 더 높은 시청률, 더 많은 재미를 기대하기 때문"이라고 PD로서 지닌 숙명과도 같은 시청률에 대한 부담감을 표했다.

그러면서도 "그럼에도 종편 역사상 TOP3라는 시청률은 대중의 사랑과 관심의 하나의 척도로서 대단히 감사하고 기쁘게 여기고 있다"며 이번 작품의 결과에 대한 만족감을 보였다.

그는 "이번 작품이 전 세대로부터 고루 사랑 받아 기쁘다"고 했다. 그는 "어머니와 장모님이 보통 제가 연출하거나 저와 관련된 드라마 특별히 잘 봤다고만 말씀하시지, 구체적인 인물이나 배경에 대해 관심을 갖고 이야기한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특별히 더 관심있게 봐주셨다"며 "'연출한 작품이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는 게 이런거구나'라는 걸 느꼈다"고 했다.

'결사곡'은 남편의 외도로 인해 잘나가는 30대, 40대, 50대 세 여자에게 닥친 불행을 다룬다. 진실한 사랑을 찾는 부부들의 이야기다. 일각에서는 불륜 미화라는 비판도 일었다.

이에 대해 그는 "그럴 수도 있다. 예쁘게 그렸으니. 보통 드라마가 배신 음모 욕망이 반 사랑이 반인데 우리는 기본적으로 결혼으로 발현된 사랑이야기다. 의리 같은 것에 대한 변주인데 불륜에 대한 미화보다는, 드라마는 투샷이 이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자신만의 철학을 밝혔다.

이어 "그리고 불륜이 예쁘게 나와도 시청자들은 정서적으로 소비하지 않는다. 현실 바탕 위에 판타지가 있는 것이라고 보실 것"이라고 짚었다.

[서울=뉴시스]TV조선 주말미니시리즈 '결혼작사 이혼작곡2'. (사진=㈜지담 미디어 제공) 2021.08.07.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TV조선 주말미니시리즈 '결혼작사 이혼작곡2'. (사진=㈜지담 미디어 제공) 2021.08.07. [email protected]

또 '결사곡'은 국내 드라마에서 전무후무한 70분 분량의 2인극을 선보여 큰 화제를 모았다. 호평과 혹평이 모두 있었지만 새로운 실험이라는 점에는 모두가 박수를 보냈다. 지난달 18일 12회에서 신유신(이태곤)과 사피영(박주미) 부부의 말싸움만으로 한 편을 이끈 것이다.

이에 대해 유 PD는 "어쩌면 TV드라마 대본 작법과 연출 교과서에 예외적인 사례로 기록될 만큼 특별한 경험이었다"고 평했다.

그는 "단순히 런닝타임이 길어서라기보다는 인물의 심리적인 깊이와 대사 맛만 있다면 한 편의 재밌는 연극을 안방극장으로 그대로 옮겨 놓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  같아서 나름의 의미가 있다 하겠다"고 부연했다.

이어 "그런 면에서 드라마 작법과 연출기법의 지평을 넓히지 않았나 싶다"고 축약했다.

'결사곡' 시즌2의 충격적 결말에 대해서는 더욱 궁금증을 자아내는 답변을 내놓았다. 그는 "임 작가님이 허투루 글을 쓰시는 분은 아닐 거라 생각한다. 시즌3까지 설계도가 나와 있고 그 일부분을 강력하게 제안한 것"이라고 했다.

코로나19 시대 드라마 제작에 어려움은 없었을까?

"일단 촬영 내내 마스크를 써야한다는 게 답답하기도 하고 불편한 점이 너무 많았습니다. 감독은 매 순간 계속해서 누군가에게 말로 설명하고 교정하고 그 결과에 대해서도 역시 말로써 판단하고 반응해야 하기 때문이죠. 그리고 배우들, 스태프들과 식사도 함께하고 가끔씩은 반주도 곁들이면서 서로 소통해야 하는데 거리두기 때문에 그러지 못했던 게 어려웠고 또 아쉬웠습니다."

유정준 PD는 코로나19 이후의 시대상에 대해서도 예측했다.

"지난 1년 반 동안 '집콕' 상황이 길어지면서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시장이 급성장했으니 일단 그 기조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봅니다. 드라마 시장에 자본도 더 들어오고 소재나 로케이션(촬영 장소)도 더 다양해질 것으로 봅니다. K-드라마의 글로벌화도 그만큼 병행해서 가속화되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유정준 감독은 1995년 MBC 공채 PD 출신으로 드라마 '좋은사람', '환생 - NEXT', '신데렐라맨' 등을 연출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