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20만명 울린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시집 23년만에 재출간

등록 2021.08.26 16:37:25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정호승 시인 미발표작 더해 개정증보판

[서울=뉴시스] 정호승 시집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서울=뉴시스] 정호승 시집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서울=뉴시스]황혜정 인턴 기자 =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서정시인 정호승의 초기작 '외로우니까 사람이다'가 23년 만에 개정증보판으로 돌아왔다.

총 20만부 이상 팔려 명시 반열에 오른 이 시집은 1990~2000년대를 대표하는 베스트셀러이자 지금도 꾸준히 사랑받는 스터디셀러다.

이번 개정판은 초판(열림원 1998) 출간 무렵 쓰인 미발표작 21편과 '풀잎에도 상처가 있다'(열림원 2000)에서 선별한 4편을 더해 제4부에 수록해 재출간의 의미를 더했다.

20여년전 발화된 이 시집은 '거리두기'와 '격리'로 인해 유난히 외로움이 많은 이 시대의 독자들을 다시 한번 위안과 희망의 차원으로 이끈다. 

'외로우니까 사람이다'에는 정호승 시의 미덕 가운데 하나인 삶에 대한 긍정과 자연에서 유래한 근원적 사랑이 담겨 여전히 마음을 울린다.

 정호승은 '시인의 말'을 통해 "이 시집에는 나의 대표성을 지닌 시들이 실려 있다"며 '외로우니까 사람이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검은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 퍼진다/

이제보니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시의 제목은 '수선화에게'다.

코로나19 시대, 더욱 더 가슴에 와닿는 시귀가 선견지명까지 있어 보인다.지금 시대의 외로운 마음들이, 이 시집을 읽다보면 외로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치기보다는 그것에 순응하면서도 다른 외로운 존재를 보듬는 심상이 생겨나게 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