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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연예계 '바디프로필' 열풍이 대중에 미치는 영향

등록 2021.09.08 05:01:00수정 2021.09.08 08: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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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쁘고 건강한 몸 과시..."따라하다 골병"

"다이어트 시도 원인 스스로 불만 갖게 해"

전문가들 "과도한 운동 식단조절...정신 불안정"

"다이어트는 내면을 위해서 하는 것"

김종국 유튜브 채널 'GYM 종국'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김종국 유튜브 채널 'GYM 종국'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임하은 수습 기자 = "인생은 끊기지 않는 동영상이다. (사진 한 장이 아니라) 계속 이어가는 동영상으로 살아야 한다"

방송인 김종국의 유튜브 채널 'GYM 종국'은 나흘만에 100만 명, 4개월 만에 212만 명의 구독자를 확보할 만큼 인기가 높다. 그의 건강한 운동법 때문이다.

김종국은 최근 다시 열풍인 바디프로필에 대해 긍정적이다. 그는 "바디프로필을 향한 도전 자체가 잘못된 것이 아니다. 다만 아름다운 순간만을 위한 무리한 과정이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연예인과 스포츠 스타들의 화보용으로 제작되었던 바디프로필은 이제 일반인들도 도전하는 운동 목표다. 코로나19사태로 '확찐자'가 늘면서 다이어트를 위한 운동이 활기다.

헬스장에서는 바디프로필 챌린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바디프로필 전문 촬영 스튜디오들도 많이 생겨났다. 고강도의 운동과 식단으로 완성한 멋진 한 컷은 달콤한 보상이 된다. 팬데믹 상황에서 '확찐자'가 되지 않기 위해 건강을 챙기고 운동을 하는 것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최근 극단적인 운동과 식이로 바디프로필 촬영 이후 폭식증, 거식증, 몸무게 강박증 등 부작용을 겪는 이들이 많다. 유튜브에 '바디프로필 부작용'만 검색해도 그런 사례를 쉽게 접한다. "바디프로필 찍다가 '골병' 들었다"며 후회하는 다이어터들도 늘고 있다. 왜 그러는 것일까? 전문가들에게 이야기를 들어봤다.

◇ 연예계 바디프로필 열풍...예쁘고 건강한 몸 과시

바디프로필, 일명 '바프'의 시작점은 연예계다. 올해 들어 많은 스타들이 바디프로필에 도전하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최고의 컷을 남기기 위해 몸부림치는 과정이 영상에 담기고, 멋지게 찍은 화보가 공개되는 식이다. 

배우 유이는 지난 4월 tvN '온앤오프'에서 바디프로필에 도전하는 모습을 선보였다. 유이는 이때 체지방률이 무려 8% 감소하고 근육량은 늘어난 사실을 공개하고 운동법을 소개했다. 그는 방송에서 "바디프로필을 찍은 이유는 날 바꿔보고 싶다는 것이었다. 복근의 중요성보다는 예쁘고 건강한 몸이 좋다"고 말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마마무 솔라. (사진=솔라 SNS 캡처).2021.07.21.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마마무 솔라. (사진=솔라 SNS 캡처)[email protected]


마마무 솔라는 KBS2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서 트레이너 양치승과 함께 바디프로필을 촬영했다. 지난 7월 소셜미디어를 통해 선명한 11자 복근을 자랑했다.

방송인 이세영은 키 163㎝ 몸무게 43㎏에서 또다시 다이어트를 해 지난 8월 늘씬한 바디프로필 사진을 공개했다.

방송인 장영란은 생애 첫 바디프로필을 찍었다. "바디프로필은 내 인생에서 없는 일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실패하더라도 도전해서 더 자신감 넘치게 살고 싶었다"며 군살없는 몸매를 뽐냈다.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고 있는 김지우와 '미수다' 출신 방송인 아베 포피엘도 '바프' 대열에 동참했다. 남자스타 중에는 차인표가 tvN '불꽃미남'을 통해 100일 간 바디프로필 촬영 도전기를 공개했다.

◇ 연예인 '바프' 미디어 노출 → 일반 대중에 영향 '스스로에 대한 불만'

연예인들의 바디프로필 도전기는 대중들에게 큰 영향을 끼친다.

곽소경의 '미디어가 여성의 다이어트 행동의도에 미치는 영향(2018)' 연구에 따르면, 미디어에 노출되는 신체상은 현실과의 괴리를 일으킨다. 미디어에 등장하는 마른 몸은 여성들에게 미의 기준으로 내면화시켜 다이어트를 시도하게 하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연구에 따르면, 여성이 스스로의 신체를 향해 불만을 갖는 데에도 미디어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유현재 서강대학교 지식융합미디어학부 교수는 "한국에서 연예인의 존재감이 큰 만큼 그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 연예인들이 다이어트 업체 등을 끼고 하는 간접광고 실태도 심각하다. 이런 현상이 바디프로필 유행을 촉발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바디프로필 열풍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팬데믹 시대에 자연스레 홈트레이닝 등 운동도 늘었다. 하지만 순기능을 넘어 왜곡된 신체상을 가지고 그에 맞지 않는 자신에 실망하고 화를 낸다면, 식이장애나 폭식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며 "자신에 대한 만족은 절대평가가 아닌 상대평가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진표 삼성 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도 "건강한 바디 이미지를 가진 사람도 있지만, 왜곡된 이미지를 가진 경우가 있다. 실제 건강한 몸보다는 훨씬 마른 것이 멋지다고 생각하기에 과도한 운동과 다이어트를 하게 된다. 과도한 운동과 식단조절을 하다보면, 건강한 식습관을 잃게 되고 이는 자존감 저하로 이어진다. 신체적인 스트레스는 정신적 불안정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 "바디프로필, 최종목적지 아냐…자기효능감 최우선"

바디프로필에 집착하는 MZ세대에게 전문가들은 "바디프로필이 최종 목적지가 되어선 안된다"고 강조한다. "바디프로필 이전에 스스로의 삶을 건강하게 만들어야 하며 이 선후관계가 뒤바뀌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한창우 한양대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건전한 방법으로 삶을 바꾼 후 바디프로필을 찍는 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생리적·정신적인 부분이 교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다이어트 제제 사용, 과도한 운동과 식이는 몸과 정신을 망치는 길이다"라고 말했다.

한 교수는 "다이어트는 나의 인생의 껍데기가 아니라 내면을 위해서 하는 것이다. 다이어트를 통해 얻는 것은 멋진 몸매와 타인의 인정이 아니라 자기효능감이다. 스스로 해냈다는 확신을 통해 자기 인생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가게 된다. 바디프로필은 잠깐의 목적일 뿐 최종의 목적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병원을 찾아온 젊은 환자들 중 바디프로필을 잘 찍으려 애쓰는 경우를 많이 봤다"는 홍진표 삼성 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유명한 연예인들의 몸매에 꿰맞춘 바디프로필을 만드는 건 건강하지 못한 태도"라고 지적했다. 교과서같은 말이지만 '자존감'이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자기 나름대로의 개성적 이미지, 평소의 이미지를 받아들이고 존중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자부심을 갖고 사랑하는 태도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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