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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제재 나선 공정위…다음 타깃은 '지네 발' 카카오?

등록 2021.09.14 15:5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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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 구글에 2000억 넘는 과징금 부과

카카오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도 조사 중

계열사 신고 누락…금산 분리 규정 위반

"카카오 잡자" 정치권 비판 뒤이은 조치

바짝 엎드린 카카오…"책임 강화하겠다"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조성욱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이 14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위해 단상으로 향하고 있다. 2021.09.14.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조성욱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이 14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위해 단상으로 향하고 있다. 2021.09.14.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 김진욱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플랫폼 제재에 칼을 빼 들었다. 삼성전자 등 스마트 기기 제조사에 "경쟁 운영 체제(OS)를 쓰지 말라"고 갑질한 구글에 2000억원이 넘는 과징금을 부과한 것이다.

공정위의 다음 과녁은 카카오로 향하는 모양새다. 이미 김범수 의장이 계열사 신고를 빠뜨리고 금산 분리 규정을 위반했다고 보고, 카카오 본사와 케이큐브홀딩스 등의 조사에 착수했다.

조성욱 공정위 위원장은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구글이 삼성전자 등 스마트 기기 제조사에 안드로이드(구글 자체 OS)의 경쟁 OS를 이용하지 못하게 한 행위에 시정 명령과 과징금 2074억원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구글은 각 스마트 기기 제조사와 "안드로이드 코드를 바탕으로 변형 개발한 (경쟁) OS를 쓰지 말라"는 계약을 맺고, "이를 어길 경우 애플리케이션 마켓 '플레이 스토어'를 이용하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위협했다.

그 결과 2019년 모바일 OS 분야에서 구글의 시장 점유율은 97.7%까지 높아졌다. 경쟁 OS 이용 금지 계약을 통해 스마트 기기 제조사를 강력히 통제한 덕분에 사실상 독점 사업자 지위에 오른 것이다. 같은 해 플레이 스토어의 앱 마켓 시장 점유율 또한 최대 99%에 이른 것으로 추정된다.

조성욱 위원장은 "구글은 경쟁 상품의 개발 자체를 철저히 통제했다. 이런 행위는 전례 없는 혁신 저해 행위"라면서 "공정위는 이 건 외에도 구글의 ▲앱 마켓 경쟁 제한 건 ▲인앱(In-App) 결제 강제 건 ▲광고 시장 관련 건 등 사건 3건을 더 조사하고 있다. 플랫폼의 반경쟁 행위에는 법을 엄정히 집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김범수 카카오 의장. (사진=뉴시스 DB)

[서울=뉴시스] 김범수 카카오 의장. (사진=뉴시스 DB)


공정위는 불공정 행위를 저지르는 플랫폼에 대해서는 국적을 막론하고, 철저히 책임을 묻겠다는 각오다. 주요 타깃 중 하나는 최근 '지네 발' 논란을 일으킨 카카오다.

공정위는 김범수 의장의 공정거래법(독점 규제 및 공정 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포착하고, 최근 카카오와 케이큐브홀딩스 본사를 찾아 현장 조사했다. 카카오 주식 11.22%(2020년 말 기준)를 보유한 케이큐브홀딩스는 사실상 그룹 지주사다.

공정위는 감시 대상 대기업 집단을 선정하기 위해 각 집단으로부터 매년 '지정 자료'라는 것을 받고 있는데, 카카오가 제출한 최근 5년 치 자료에서 케이큐브홀딩스 관련 자료가 누락되거나, 허위로 보고된 정황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정 자료에서는 각 대기업 집단 총수와 친족의 주주 현황을 중점적으로 본다. 총수 일가가 '일감 몰아주기' 등을 통해 사익을 편취하지 않는지 파악하기 위한 목적이다. 이 과정에서 일부 친족·회사를 빠뜨리거나, 거짓으로 알릴 경우 해당 사안의 심각성을 따져 공정위는 총수를 고발하기도 한다.

공정위는 카카오가 은행 등 금융사(금융 자본)와 기업(산업 자본)의 결합을 제한하는 공정거래법상 '금산 분리' 규정 또한 위반하지 않았는지 함께 조사하고 있다.

공정거래법은 대기업 집단 소속 금융사가 주식을 가진 계열사에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막고 있다. 케이큐브홀딩스가 올해 영위 업종을 경영 컨설팅에서 금융 투자로 바꿨는데, 이 점이 문제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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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는 각 사안에 관한 조사를 마친 뒤 이르면 연내에 전원회의(최고 의결 기구) 등을 열어 김범수 의장과 카카오의 제재 여부와 그 수위를 정할 예정이다.

이는 최근 정치권이 "카카오를 규제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인 데 따른 정부 차원의 조치로 풀이된다. 앞서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 대표는 지난 8일 교섭 단체 대표 연설에서 "20%에 이르는 플랫폼 수수료는 (소상공인이 대부분인) 입점업체와 소비자에게 큰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송갑석 의원은 전날 국회에서 '플랫폼 대기업의 불공정 거래 근절 및 골목 상권 생태계 보호 대책'이라는 이름의 토론회를 열고, "카카오 성공의 이면에는 시장 지배의 문제가 숨어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구글 갑질 방지법'으로 알려진 전기통신사업법 일부 개정안이 지난달 국회 문턱을 넘은 뒤로 민주당과 정부가 일제히 카카오를 정조준하는 모습"이라면서 "카카오 규제를 통해 현 정부의 주요 정책 중 하나인 '공정 경제 구현'을 매듭지으려는 것 같다"고 뉴시스에 전했다.

이런 움직임에 카카오는 납작 엎드리는 모습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14일 "사회적 책임을 더 강화하겠다"며 소상공인 상생안을 내놨다. ▲3000억원 규모 기금 조성 ▲택시 기사 대상 멤버십 요금 인하(9만9000원→3만9000원) ▲꽃·간식·샐러드 배달 중개 서비스 철수 ▲대리운전 기사 수수료율 변경(20%→0~20%) 등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와 별개로 오랜 기간 준비한 상장(IPO)도 미루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계열사 카카오페이는 이달 10일 그동안 서비스하던 자동차 보험료 비교 서비스를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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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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