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신간] 부의 흑역사

등록 2021.10.02 08:32: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서울=뉴시스] 부의 흑역사 (사진= 부키 제공) 2021.10.0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부의 흑역사 (사진= 부키 제공) 2021.10.0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금융 부문에서 거둔 엄청난 성장으로 투자 자본이 분수처럼 뿜어져 나와 경제 체제의 다른 부문을 촉촉이 적시리라고 기대할 수 있겠지만, 결과는 정반대다.

이 금융자산은 대개 애초에 도움이 돼야 할 실물경제나 사람과 연결되지 못한 채 금융 부문 내에서 돌고 돌 뿐이다.

문제는 은행과 같은 금융기관의 지나친 비대화에 그치지 않는다. 기업도 설비에 투자하거나 일자리를 늘리기보다는 금융활동을 통해 주주에게 돌아갈 수익을 극대화하는 데 열을 올린다.

책 '부의 흑역사'(부키)는  이렇듯 금융이 본연의 역할에서 벗어나 거대한 약탈 기계로 변모하는 금융화의 역사적 과정을 추적한다.

금융화의 결과로 금융 부문이 비대해져 적정 규모를 넘어서면, 경제성장이 둔화하고 불평등이 심화하고 시장이 무력해지고 공공서비스가 와해한다.

부패가 자행되고 대체경제 부문이 설 자리를 잃고 민주주의와 사회에 막대한 폐해를 안긴다.

글로벌 경제와 정치 분야 저널리스트인 저자 니컬러스 색슨은 이 역설을 자원이 풍족한 나라가 오히려 가난에 허덕이는 ‘자원의 저주’에 빗대 ‘금융의 저주’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이 책은 금융을 지배하는 소수가 더 부유해지는 대가로 나머지 대다수가 어떤 희생을 치르는지 파헤친다. 금융이 사회에 이바지하고 부를 일군다는 전통적인 역할을 외면하고 수익을 더 보장하는 활동에 치중한다는 것은 다른 경제 부문에서 부를 약탈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 약탈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보여 주기 위해 저자는 파생상품, 신탁, 특수목적회사, 사모투자 등 첨단 금융 기법들의 작동 원리를 해부한다. 막대한 수익만 뽑아먹고 그에 따른 위험은 외부로 떠넘기는 이 수법들의 본질이 파렴치한 사기도박에 지나지 않음을 짚어낸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