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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아트프로젝트-다시, 평화 보고전'…"평화를 소망하다"

등록 2021.10.17 13: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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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28일까지 경기도미술관 기획전시실에서 개최

"평화 '둥글게 둘러앉아(平) 함께 밥을 먹는다(和)'는 뜻"

'Let’s DMZ 평화예술제 DMZ아트프로젝트-다시, 평화 보고전'. (사진=경기문화재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Let’s DMZ 평화예술제 DMZ아트프로젝트-다시, 평화 보고전'. (사진=경기문화재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수원=뉴시스] 이병희 기자 = 지난 5~6월 임진각 평화누리에서 성황리에 열렸던 '2021 Let’s DMZ 평화예술제 : DMZ아트프로젝트-다시, 평화전'이 경기도미술관에서 다시 펼쳐진다.

경기문화재단은 오는 11월28일까지 경기도미술관 기획전시실에서 'Let’s DMZ 평화예술제 DMZ아트프로젝트-다시, 평화 보고전'을 선보인다고 17일 밝혔다.

'DMZ아트프로젝트'는 평화와 통일을 주제로 한 작품들 중에서 상징성이 큰 작품을 전시했고, 임진각 평화누리에 전시됐던 작품 가운데 회화·조각·설치·깃발·영상 미디어·퍼포먼스 등 100여점이 경기도미술관 기획전시실에 다시 전시된다.

전시주제 '다시, 평화'는 남북에 다시 평화가 오길 바라는 마음의 표현이면서, 한반도에 완전하고도 영구적인 새로운 평화가 도래하기를 바라는 우리 민족의 뜻과 소망이 담겼다.

강익중, 꿈의 다리, 2021, 나무, 철, 기타 혼합재료, 500x350x700cm(임진각 평화누리 현장 사진). (사진=경기문화재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강익중, 꿈의 다리, 2021, 나무, 철, 기타 혼합재료, 500x350x700cm(임진각 평화누리 현장 사진). (사진=경기문화재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평화를 소망하다"…다시 만나는 평화의 상징

강익중의 '꿈의 다리'는 "남북한, 그리고 세계의 어린이의 꿈을 담은 그림으로 만든 '꿈의 다리'를 남북을 가로지르는 임진각에 만들고 싶다"는 작가의 소망이 담긴 작품이다.

그의 소망은 1999년 파주 헤이리에서 열렸던 '10만의 꿈'을 시작으로, 2001년 UN 본부 '놀라운 세계', 2016년 영국 템즈강에서 선보인 '집으로 가는 길'이라는 실향민의 꿈을 담은 작품으로 이어졌다.

강익중은 'DMZ아트프로젝트'에서 20여 년 넘게 구상해 온 '꿈의 다리'를 집의 형상에 담아낸 신작을 선보였다. 7000여 개의 꿈의 조각을 붙여 완성된 '꿈의 다리'는 임진강에 평화와 공존이 실현될 그날에 대한 염원을 담고 있다.

보고전에서는 이 작품의 기록사진을 선보이며, '꿈의 다리'는 2022년 5월까지 평화누리에 전시된다.

정현의 조각 작품 '서 있는 사람'은 오래된 철로의 폐침목으로 제작한 인간 형상의 작품이다. 남북을 다시 '침목으로 잇는' 평화적 상징이 이 형상조각을 통해 드러난다.

정전협정 68주년인 올해, 종전협정을 이루고 평화로 나아가는 상징을 더해 모두 70개의 작품이 평화누리 언덕에 설치됐다. 240m 넘게 줄지어 서 있는 이 작품은 분단의 장벽 앞에서 평화를 외치는 장엄한 연출을 보여준다.

현장의 장면이 파노라마 사진으로 전시되며, 작품의 상징성을 보여주기 위해 전시장 내에 3점이 설치된다. 

비디오아트의 대가 백남준의 '호랑이는 살아있다'도 눈에 띈다. 이 작품은 2000년 1월1일, 세계 73개국 방송사가 공동 제작한 밀레니엄 프로젝트 '2000 Today'에 MBC가 한국을 대표하는 영상으로 전 세계에 송출했다.

당시 백남준은 "나는 한 마리의 호랑이로서 서구에 진출해 예술 현장에서 저들을 이기고 있으니 우리 민족도 세계사의 유래가 없는 분단국의 처량한 신세를 청산하고 이제는 어엿한 통일국가로 나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 작품에서 백남준은 불편한 몸으로 '금강에 살어리랏다'를 직접 부른다. 오랫동안 외국에서 살아온 작가가 고국의 노랫가락을 서투르게 부르는 모습에서 통일에 대한 염원을 읽을 수 있다.

그 밖에 ▲개성공단 입주 기업의 상품으로 제작한 무늬만 커뮤니티의 'UFO'와 '샹들리에' ▲'분단미술'을 개척한 작가 송창의 '의주로를 밟다' 등 회화 작품 8점 ▲발굴조각으로 제작한 이영섭의 2.5m '미륵' 2점 ▲깃발설치 작가 최문수의 '조각보 깃발' 등도 만나볼 수 있다.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 퍼포먼스. (사진=경기문화재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 퍼포먼스. (사진=경기문화재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전시 하이라이트 '퍼포먼스 영상'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코로나19로 취소됐던 안은미컴퍼니와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의 퍼포먼스 영상이다.

안은미컴퍼니의 '북.한.춤'은 인터넷이라는 매체를 통해 기동되는 시점을 전제로 북한춤을 재구성했다. 안은미는 민족무용기본에 따라 구성된 북한춤의 미학은 교조적인 정체 상태에 빠져 있다고 봤다.

그는 "통일 한반도시대를 상상하며 생각해보면 북한춤의 미학은 우리가 함께 만들어 갈 새로운 미래의 춤 세계에서 예상치 못한 양태로 자라날 무궁한 힘을 지닌, 아시아 공통의 문화적 자산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춤'은 푸른 잔디가 펼쳐진 임진각 평화누리에서 익숙한듯 신선한 음악에 따라 형형색색의 의상과 몸짓으로 흥겨움움을 표현한다.

이번 보고전에서는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의 바디콘서트와 피버 두 작품을 한데 모아 'Body & Fever'를 선보인다.

'바디콘서트'는 인간의 몸과 춤의 한계를 뛰어넘는 전율을 관객과 함께 공유하고자 만든 콘서트 형식의 작품이다. 모두 10개의 장으로 구성된 이 작품은 우리의 귀에 익숙한 다채로운 음악을 배경으로 창작됐다.

신나는 퍼포먼스로 시작되는 도입부는 관객들에게 흥을 주체할 수 없게 만들지만, 작품이 끝나갈 때 쯤 무용수의 몸짓 하나하나에서 느껴지는 역동적인 호소력은 춤의 의미와 가치를 다시 생각할 수 있게 만든다.
 
'피버'는 '살아있는 전통'이라는 키워드를 갖고 한국의 전통예술적 요소를 앰비규어스만의 독특한 현대적 시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중독성 강한 전통음악 장단을 바탕으로 한 디제잉과 태평소 시나위, 소리꾼의 가창이 라이브로 연주되며 그에 맞춰 무용수들의 유니크한 움직임이 더해져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마치 패션쇼 런웨이를 방불케 하며 '전통적이지 않은' 최신의 익숙함으로 관객과 대화를 시도하는 이 작품은 의상과 소품에도 우리 고유의 패턴과 아이디어를 활용해 관객에게 작품 곳곳에서 전통의 향기를 물씬 느낄 수 있다.

검은 정장을 입고 익숙한 서양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바디콘서트' 무용수들, 그리고 전통의 색동옷을 입고 새롭게 해석된 전통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피버' 무용수들은 어울리지 않는 듯 하지만 조화로움을 선사한다.
 
김종길 DMZ아트프로젝트 전시예술감독은 "이번 전시는 분단과 치유가 공존하는 DMZ의 의미와 가치를 전파하기 위해 기획됐다. 한반도가 두 개의 국가로 존재하는 한, 그 사이에 DMZ라는 분단 이데올로기가 존재하는 한, 평화의 'DMZ아트프로젝트'는 지속돼야 한다"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역사적 의식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 평화(平和)는 '서로가 둥글게 둘러앉아(平) 함께 밥을 먹는다(和)'는 뜻이다. 도민들께서 전시를 둘러보며 다시 평화를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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