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PO]6년 기다린 삼성의 가을…이틀 만에 끝났다

등록 2021.11.10 22:23:07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시즌 막판까지 정규시즌 우승 경쟁…1위 결정전서 KT에 석패

암흑기 탈출에는 성공, 가을야구 무대에서는 '미러클 두산'의 제물로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1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의 2차전 경기, 삼성 허삼영 감독이 1-10으로 뒤진 7회초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2021.11.10. xconfind@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1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의 2차전 경기, 삼성 허삼영 감독이 1-10으로 뒤진 7회초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2021.11.1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삼성 라이온즈가 6년의 기다림 끝에 선 가을야구 무대에서 퇴장하는데 걸린 시간은 단 이틀이었다.

5년 간의 암흑기와는 작별했지만, 한국시리즈(KS)까지 올라 왕조 재건의 초석을 다지겠다는 꿈까지는 이룰 수 없었다.

삼성은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쏠 KBO리그 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 두산 베어스에 3-11로 패했다.

정규시즌 2위를 차지해 PO에 직행했지만, 삼성은 2연패를 당하면서 KS 진출에 실패했다.

삼성은 2011~2014년 4년 연속 통합 우승을 달성하며 왕조를 구축했다. 2015년에도 정규시즌 우승은 삼성의 차지였다.

왕조 시절의 영광은 2015년까지였다. 삼성은 2016년부터 암흑기를 보냈다. 9위, 9위, 6위, 8위, 8위가 지난 5년 간 삼성의 정규시즌 순위다.

그러나 삼성은 올해 정규시즌에 1위와 다름없는 2위를 차지하며 암흑기와 작별했다. 1위 결정전에서 KT에 0-1로 석패해 2위가 됐지만, 시즌 성적은 76승 9무 59패로 1위 KT와 똑같았다.

원태인, 최채흥, 최지광, 김지찬 등 삼성의 암흑기 때 입단한 선수들이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삼성이 인내심을 가지고 공들여 키운 원태인은 올해 정규시즌에 14승 7패 평균자책점 3.06을 기록하며 팀의 토종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내부 육성과 더불어 '맞춤 투자'가 조화를 이뤘다.

지난해 거포 보강의 필요성을 절감한 삼성은 2020시즌을 마친 뒤 두산 베어스에서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 거포 1루수 오재일에 적극적인 구애를 펼쳤고, 4년간 50억원을 투자해 붙잡는데 성공했다.

여기에 지난해 15승을 거둔 데이비드 뷰캐넌과 최대 150만달러에 재계약했다. 일본프로야구를 경험한 외국인 타자 호세 피렐라도 영입했다.

오재일은 119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5 25홈런 97타점으로 활약했다. 장타율 0.512, OPS(출루율+장타율) 0.878의 성적을 거두며 삼성의 '왼손 거포 갈증'을 풀어줬다.

피렐라도 타율 0.286 29홈런 97타점에 OPS 0.854를 기록하면서 삼성 중심타선에 힘을 더했다.

뷰캐넌은 올해 팀의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주며 16승을 수확, 다승왕에 등극했다.

뷰캐넌, 원태인이 중심을 잡아준 가운데 뒤늦게 기량이 만개한 백정현이 14승 5패 평균자책점 2.63으로 활약하면서 삼성은 안정적으로 선발진을 운용할 수 있었다.

'뉴 타입 인센티브 제도'라는 신연봉제를 도입해 선수들의 동기부여를 높인 것도 삼성이 올 시즌 암흑기를 깰 수 있었던 원동력 중 하나로 꼽힌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1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의 2차전 경기, 삼성 선발투수 백정현이 두산 2회말 공격 1사 주자 2루서 김재호에게 1타점 3루타를 허용한 뒤 강판당하고 있다. 2021.11.10. xconfind@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1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의 2차전 경기, 삼성 선발투수 백정현이 두산 2회말 공격 1사 주자 2루서 김재호에게 1타점 3루타를 허용한 뒤 강판당하고 있다. 2021.11.10. [email protected]

시즌 내내 선두권 싸움을 벌이던 삼성은 후반기에 외국인 투수 마이크 몽고메리의 로진백 투척으로 인한 징계, 박해민과 피렐라, 김지찬, 백정현의 부상 등 숱한 악재 속에서도 상승세를 자랑했다.

후반기 64경기에서 31승 8무 25패를 기록하면서 선두 자리를 위협한 삼성은 결국 정규시즌 우승 싸움을 1위 결정전까지 몰고 갔다.

삼성은 1위 결정전에서 KT에 0-1로 석패하는 아픔을 겪었고, PO부터 가을야구를 시작했다.

두산과의 PO에서 삼성은 전력상 여러모로 우세였다.

삼성은 지난달 31일 1위 결정전 이후 8일 동안 휴식을 취했다. 외국인 투수 2명을 모두 뺀 채로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치른 두산이 투수진 소모가 컸던 반면 삼성은 충분히 휴식을 취한 1~3선발을 모두 가동할 수 있었다. 선발 자원 몽고메리, 최채흥을 불펜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여유까지 있었다.

8일 휴식으로 인한 타자들의 타격감에 우려가 쏠렸지만, 타선만 놓고 봤을 때는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다. 부상 선수들도 모두 복귀해 '완전체'였다.

하지만 삼성은 PO 1차전에서 외국인 에이스 데이비드 뷰캐넌을 투입하고도 4-6으로 패배했다.

타격감이 떨어졌을 우려와는 달리 1회 먼저 2점을 냈지만, 2회 곧바로 3점을 내주고 역전당한 뒤 따라잡지 못했다. 따라가야한다는 압박감에 눌린 타자들은 5, 6회 두 차례 만루 찬스에서 한 점도 뽑지 못하는 등 찬스 상황마다 얼어붙었다.

뷰캐넌의 7이닝 3실점(2자책점) 역투도 빛이 바랬다.

벼랑 끝에 몰린 삼성은 PO 2차전에서 선발로 백정현을 내세우고, 토종 원투펀치를 이루는 원태인까지 대기시키는 초강수를 뒀다.

그러나 기세가 잔뜩 오른 두산 타선을 누구도 당해내지 못했다. 선발로 나선 백정현이 1⅓이닝 5피안타 4실점으로 무너졌고, 원태인과 최채흥도 각각 1⅓이닝 2실점하며 흔들렸다.

2차전에서 백정현이 1회부터 선취점을 내주면서 삼성 타선은 1차전과 마찬가지로 쫓기는 모습이 역력했다. 해결사로 기대를 건 오재일은 9타수 1안타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1차전에서 4번, 2차전에서 5번으로 나선 강민호도 2경기 연속 무안타로 침묵했다.

결과는 충격의 2연패였다. '미러클 두산'을 넘지 못한 삼성은 쓸쓸히 가을야구 무대에서 짐을 쌌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