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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 협조는 끝났다"...벼랑 끝 자영업자들, 22일 광화문 집회(종합)

등록 2021.12.15 20:15:00수정 2021.12.15 20: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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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비대위, 22일 서울 광화문 집회

"또다시 족쇄 채워…더 이상 침묵 못 해"

'회원 90만' 자영업 커뮤니티 불만 폭주

"모두 집회 나가서 우리 권리 찾아오자"

[서울=뉴시스] 김병문 기자 = 전국자영업자비대위 회원들이 지난 9월9일 새벽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에서 진행된 코로나19로 인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에 반발하는 전국동시차량시위에서 정부 방역지침을 규탄하는 손피켓을 들고 있다. 2021.09.09. dadazon@newsis.com

[서울=뉴시스] 김병문 기자 = 전국자영업자비대위 회원들이 지난 9월9일 새벽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에서 진행된 코로나19로 인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에 반발하는 전국동시차량시위에서 정부 방역지침을 규탄하는 손피켓을 들고 있다. 2021.09.0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민기 정유선 기자 = 정부가 추진한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 이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8000명대를 바라보면서 방역 당국이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다시 한 번 검토하고 있다. 이에 자영업자들이 "만만한 게 우리냐"며 반발하는 가운데 한 자영업자 단체는 "방역 협조는 이제 끝났다"며 정부를 규탄하는 대규모 시위를 예고했다.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오는 22일 오후 3시 서울 광화문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겠다고 15일 밝혔다.

비대위는 입장문에서 "왜 또다시 정부와 방역 당국의 무책임이 자영업자에게만 떠넘겨지고 있냐"며 "우리가 침묵을 깨고 다시 걸음을 옮기는 것은 오롯이 그들의 방관으로 인한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방역패스를 언급하며 "업주에게 처벌 규정이 존재하는 엄연한 영업 규제임에도 손실보상 범주에 넣을 수 없다는 주장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며 "정작 과밀집과 집단감염을 유발하는 시설엔 일일이 확인할 수 없다는 이유로 면제해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업 제한조치에 대해서도 "위드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로 일부 업종의 영업 제한을 해제해 확진자가 증가한 것처럼 또다시 우리에게 족쇄를 채우려 하는 게 아니냐"며 "확산 대유행 원인을 오롯이 자영업자에게 떠넘기는 몰염치한 행동에 우리가 언제까지 침묵하길 바라냐"고 반발했다.

앞서 이날 오전 김부겸 국무총리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추가적인 사적 모임 규모 축소와 영업시간 제한까지도 포함하는 대책을 검토 중"이라며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분들을 위해 적절한 손실보상 방안도 함께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방역 당국이 검토하는 고강도 거리두기와 관련해 현재 구체적인 안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사적모임 인원과 영업 시간 등을 다시 한 번 제한하는 등 4단계와 비슷한 수준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4단계에서는 오후 6시 전까지 4명, 오후 6시 이후부터는 2명까지만 사적모임이 허용되고 식당과 카페 등 다중이용시설의 영업 시간은 오후 9~10시로 제한된다. 사실상 위드 코로나를 일시적으로 중단하겠다는 방침이다.

김 총리는 "전국적 방역강화 조치를 시행한지 열흘째인데, 전국의 코로나 위험도는 3주 연속 '매우 높음'으로 평가될 정도로 여러 방역지표가 좀처럼 개선되지 못하고 있어 대단히 답답한 심정"이라며 "또 다시 위기와 어려움이 닥쳤지만 국민 한 분 한 분이 힘을 모아주신다면 이번 고비를 충분히 이겨내고 일상회복을 계속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한 가게에 폐업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1.08.29.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한 가게에 폐업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1.08.29. [email protected]


그러나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경제 피해를 호소해온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거센 반발이 일고 있다. 피해 업종에 대한 확실한 보상책 없는 거리두기 강화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에게 다시 일방적인 피해를 강요하는 정책이라는 것이다.

경기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한모(32)씨는 "코로나19가 발생한지 벌써 2년이고 우리는 이미 억대 단위의 손실이 났지만 영세상인이 아니라고 정부에서 보상도 제대로 안 해주고, 해줘봤자 수백만원 수준"이라며 "우리 가게는 매달 내는 월세만 2100만원 수준"이라고 토로했다.

한씨는 "지금까지 매년 세금을 수천만원씩 내고 고용한 직원도 10명이 넘었는데 정부에서는 한 푼도 보상을 안 해주니 속이 터진다"며 "국민재난지원금을 모든 국민들한테 뿌릴 게 아니라 정말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들에게 우선적으로, 선별적으로 지급하면서 버티라고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강조했다.

이어 "직장인이나 프리랜서는 수입이 없으면 그냥 '0'이지만 자영업자들은 월세나 관리비 등 매달 나가는 고정비가 만만치 않다"며 "가게 문을 닫고 싶어도 못 닫는다. 진짜 월세라도 내려고 억지로 문 열고 영업을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약 90만명의 회원들이 있는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도 정부의 거리두기 강화 방침에 불만을 쏟아내면서 22일 예정된 집회에 함께 나가자는 수백개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커뮤니티 회원들은 "위드 코로나 외치더니 겨우 이 정도로 다시 거리두기를 시작하느냐", "제일 만만한 자영업자들만 상대로 다시 시작하는구나", "합법적으로 영업신고 허가를 받고 하는 건데 왜 영업 시간 제한을 받아야 하느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 회원은 "더 이상은 참을 수도 없고 정말 인내의 한계를 느낀다"며 "'누군가 나서서 대신 해주겠지' 하다 보니 자영업자가 제일 만만해진 거다. 모두들 집회에 나가서 우리의 권리를 찾아오자"고 적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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