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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성범·양현종에 253억원…바닥 찍은 KIA, 도약 채비

등록 2021.12.24 17: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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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성범 영입으로 장타력 고민 해결

양현종 합류로 선발진도 업그레이드

KIA 타이거즈와 FA 계약 맺은 나성범. (사진 = KIA 타이거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KIA 타이거즈와 FA 계약 맺은 나성범.  (사진 = KIA 타이거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2021시즌을 9위로 마치며 바닥을 친 KIA 타이거즈가 구단 수뇌부를 모두 교체한데 이어 과감한 투자를 하며 내년 시즌 도약할 채비를 했다.

KIA에게 2019시즌은 악몽이었다. 구단 역사상 가장 낮은 9위에 머물렀다. 2020시즌을 앞두고 외국인 사령탑인 맷 윌리엄스 전 감독을 선임하며 도약을 노렸지만, 올 시즌 순위는 2020년 6위보다 더 떨어졌다.

정규시즌을 마친 뒤 KIA는 구단 수뇌부를 모두 교체했다. 이화원 전 대표이사와 조계현 전 단장이 모두 자리에서 물러났다. 윌리엄스 전 감독과 계약도 해지했다.

최준영 대표이사가 선임됐고, 장정석 단장과 김종국 감독이 각각 프런트와 선수단의 새 수장으로 임명됐다.

아울러 KIA는 전력 보강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였다. 장 단장이 선임되기 전부터 최준영 대표이사의 지휘 속에 실무진이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의 최대어로 꼽힌 나성범에 접촉하는 한편 미국에서 돌아온 양현종과 협상을 진행했다.

KIA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나성범, 양현종과 계약을 잇따라 발표하는데 성공했다. 둘을 잡는데 들인 돈은 자그만치 253억원에 달한다.

지난 23일 KIA는 나성범과 6년 총액 150억원에 FA 계약을 맺었다. 계약금 60억원, 연봉 60억원, 옵션 30억원의 조건이다.

보상 규모까지 따지면 들인 금액은 더 커진다. 올해 나성범의 연봉은 7억8000만원이다. KIA는 나성범 올해 연봉 200%(15억8000만원)과 보호선수 20명 외 보상선수 1명 또는 연봉의 300%(23억4000만원)를 내줘야 한다.

거액의 돈에 FA 협상 시작 첫날인 11월 26일 0시부터 직접 전화하는 정성까지 들여 나성범을 사로잡았다.

예상과 달리 지지부진하게 흘러가던 양현종과의 협상에도 종지부를 찍었다.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KIA는 양현종과 계약기간 4년에 계약금 30억원, 연봉 25억원, 옵션 48억원 등 총 103억원에 계약을 맺었다.

2021시즌을 미국에서 보낸 양현종이 국내 복귀를 선언한 뒤 서로 공감대를 형성한 사실을 공개해 순조로울 것으로 보였던 협상은 다소 난항을 겪었다.

양 측이 보장액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고, 좀처럼 계약 소식이 들리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양현종 측이 서운함을 표현해 팬들의 여론이 들끓기도 했다. 이에 양현종과 김 감독, 장 단장이 만나 오해를 푸는 자리를 가지기도 했다.

양현종은 지난 22일 장 단장과 직접 만나 몇 시간에 걸친 마라톤 협상을 펼쳤다. 당시에도 결론이 나지 않았지만, 끝내 24일 계약서에 사인을 마쳤다.

강력한 쇄신 의지가 253억원이라는 거액 투자로 이어졌다. 장 단장은 "KIA는 전국구 팀이다. 성적과 리빌딩이 함께 가야하는 팀이고, 이 부분에 대해 모두가 공감하는 분위기다"며 "변화에 대한 망설임이 없고, 과감하게 결단을 내려주신다"고 전했다.

KIA는 양현종, 나성범이 투타의 중심을 잡아줄 것으로 기대하고 통 큰 투자를 했다.

KIA의 올 시즌 팀 선발 평균자책점은 5.04로 10개 구단 중 8위에 그쳤다. 선발진이 합작한 승수는 불과 31승에 불과하다. 한화 이글스와 함께 전체 최하위다.

KIA 타이거즈 양현종. (사진=KIA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KIA 타이거즈 양현종. (사진=KIA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외국인 투수 애런 브룩스와 다니엘 멩덴이 각각 8승, 3승에 그치며 원투펀치 역할을 제대로 해주지 못했다.

양현종이 합류하면 토종 선발진이 구색을 갖춘다. 올해 신인왕에 오른 이의리, 성장세를 보인 임기영에 양현종이 중심을 잡아주면 토종 선발진이 완벽하게 꾸려진다.

새롭게 영입할 외국인 투수가 제 몫을 해주면 리그 최정상급 선발진을 자랑할 수 있다.

장타력 감소는 올 시즌 KIA의 최대 고민거리였다.

2021시즌 KIA의 팀 장타율은 0.336으로 10개 구단 중 최하위였다. 팀 홈런도 66개로 꼴찌였다. 9위 한화 이글스(80홈런)보다도 14개나 적었다.

이범호가 은퇴하고, 중심타선에서 힘을 더해줘야 할 나지완이 부진을 이어가면서 KIA 중심타선은 힘을 잃었다. 젊은 거포의 성장은 더뎠고, 상대 팀의 집중 견제를 받은 최형우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러나 통산 212홈런을 친 나성범의 합류로 고민을 해소했다. 나성범은 프로 2년차인 2014년부터 올해까지 부상으로 시즌을 일찍 접은 2019년을 제외하고 매년 20개 이상의 홈런을 친 거포 유형의 타자다.

최형우, 나성범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은 벌써 'CN포'라 불리며 팬들의 기대를 높이고 있다. 통산 554홈런의 중심타선이 탄생했다.

내년에 만 39세가 되는 최형우가 전성기만큼의 파괴력을 보여주기는 힘들 가능성이 있지만, 상대 팀의 집중 견제가 분산되는 등 나성범과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여기에 외국인 타자까지 힘을 내주면 KIA 중심타선은 가공할만한 위력을 자랑할 수 있게 된다.

KIA가 나성범, 양현종에게 기대하는 것은 단지 전력 강화 뿐만이 아니다. 이들의 경험이 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우상인 양현종과 함께 뛰게 되는 이의리의 한층 가파른 성장세에 기대를 품는다.

장 단장은 "양현종과 나성범 같은 선수들은 단지 실력이 뛰어날 뿐 아니라 성실하고 자기 관리가 철저하다. 야구 실력 외적인 부분으로도 거는 기대가 크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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