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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물 폭삭' 광주 아파트, 철거·소송·입주…거센 후폭풍

등록 2022.01.12 11:44:53수정 2022.01.12 15:2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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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괴 건물 주차장 인근 3개 동과 연결돼 동시 철거 난망

주민, 입주자 피해 따른 집단소송도 배제하기 힘든 상황

부실공사, 불법 행위 발견 시 관련자 사법처리도 불가피

민노총 "중대재해 면죄부를 준 정부·국회가 가장 큰 책임"

[광주=뉴시스] 김혜인 기자 = 11일 오후 3시47분 광주 서구 화정동에서 신축 중인 고층아파트의 외벽이 무너져 내렸다. 이 사고로 현재까지 1명이 경상을 입었고, 무너져 내린 건축물 잔해물에 주변 주·정차 차량 10여대가 깔렸다. 2022.01.11. hyein0342@newsis.com

[광주=뉴시스] 김혜인 기자 = 11일 오후 3시47분 광주 서구 화정동에서 신축 중인 고층아파트의 외벽이 무너져 내렸다. 이 사고로 현재까지 1명이 경상을 입었고, 무너져 내린 건축물 잔해물에 주변 주·정차 차량 10여대가 깔렸다. 2022.01.11. [email protected]


[광주=뉴시스] 송창헌 기자 = 광주 화정동 아이파크 신축 아파트 구조물 붕괴 사고와 관련해 건물 철거여부와 집단소송, 검·경 수사, 대규모 입주 차질 등 거센 후폭풍이 예고되고 있다.

12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다수의 인명 피해를 동반한 핵심 구조물 붕괴사고로 아파트 자체 안전성에 적신호가 켜지면서 우선적으로 철거 여부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고 이튿날 안전진단 전문가들이 현장 안전진단을 마치고 구조방법을 논의 중인 가운데 사고 현장 주변에서는 일찌감치 "제2의 학동 참사"라며 건물 철거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총 39층 가운데 23층에서 38층까지 무려 16개층에서 핵심 구조물인 바닥 슬래브가 붕괴됐고, 외부 벽체가 너덜너덜 뜯겨나가 구조안전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 데 따른 판단이다. 심리적 불안도 적잖다.

 특정 세대 만의 문제가 아니라 여러 세대가 관련됐고 공동주택 특성상 철거가 결정된다면 일부가 아닌 전체 동을 철거해야 하는데, 지하주차장이 인근 3개동과 연결된 구조여서 철거 후 재시공을 결정하기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완공 단계에 이른 39층 아파트여서 철거에 최소 1∼2년, 재시공 업체 선정과 재시공까지 3∼4년이 더 소요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광주시는 이날 관계기관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일단 화정아이파크와 계림동 아이파크 SK뷰 등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이 광주에서 진행 중인 모든 건축·건설 현장에 대해 공사중지 명령을 내린 상태다. 타 건설 현장으로도 도미노 파장이 예상된다.

소송전도 예고되고 있다. 인근 주민들은 일찌감치 대책위원회를 꾸리고 나섰다.

해당 공사 현장에서는 수 개월 전부터 상층부 합판이 떨어지고 공사장에서 빠져나오던 대형 화물차에 행인이 치일 뻔 하는 등 안전사고 위험성이 늘 도사리고 있었고, 관련 민원도 끊이질 않았다. 작업시간 위반과 극심한 소음, 먼지 등 직간접 민원만 수 백건에 달했고, 일부는 개선명령과 과태료 처분까지 이뤄졌다.

당초 10월이나 11월로 예정된 입주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공산이 커지면서 입주 예정자들의 경제적 손실과 함께 집단대응도 예상된다. 화정 아이파크 분양 세대는 모두 1045세대에 이른다.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입주 예정자들이 현재 거주하는 아파트에 매수자가 이사 오면 갈 곳이 없어져 떠돌이 생활을 할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막대한 보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관련 단톡방 등에도 불안감과 원성이 뒤섞인 글과 하소연이 끊이질 않고 있다.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12일 오전 광주 서구 신축 아파트 외벽 붕괴 현장에서 유병규 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와 임직원들이 고개를 숙이고 있다. 2021.01.12. lyj2578@newsis.com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12일 오전 광주 서구 신축 아파트 외벽 붕괴 현장에서 유병규 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와 임직원들이 고개를 숙이고 있다. 2021.01.12. [email protected]


검·경 수사와 정부 조사 결과에 따라 관련자들에 대한 사법처리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시는 국토교통부, 경찰청 등과 협력해 사고 원인을 철저히 조사해 모든 법적·행정적 책임을 엄정하게 물어 안전불감증을 발본색원하겠다는 방침이다.

박남언 광주시 재난안전대책본부 총괄조정관은 "공사 과정에서 민원인들의 적법한 민원제기에 대해 행정공무원들의 해태 행위가 확인될 경우 엄정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불똥은 행정당국과 정치권으로도 튀고 있다.

민주노총 광주본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광주시민은 또 다시 발생한 건설현장의 대형 붕괴 사고를 보면서 학동 참사를 떠올렸다"며 "학동 참사 직후 정부, 광주시, HDC현대산업개발은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한다고 호언장담했으나 과연 무슨 대책을 수립했는지 묻고 싶다"고 밝혔다.

광주본부는 또 "이번 사고의 가장 큰 책임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시행령으로 중대재해 예방과 사고 책임의 당사자인 기업에게 면죄부를 준 정부와 국회에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11일 오후 3시46분 서구 화정동 현대아이파크 아파트 신축 현장에서 201동 39층 옥상 타설작업 중 23~38층 바닥과 외벽 일부 등이 무너져 내렸다.

이 사고로 현재까지 구조된 3명 중 1명이 잔해에 다쳐 병원치료를 받고 있고, 6명이 연락두절된 상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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