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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대 살해' 스포츠센터 대표, 징역 25년…"엽기적이고 잔혹"(종합)

등록 2022.06.16 11:28:55수정 2022.06.16 11:5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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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폭행하고 막대기로 살해한 혐의

재판부 "심신미약 상태로 보이지 않아"

방청석서 지켜보던 유족들, 욕설·고함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막대로 직원을 잔인하게 살해한 혐의를 받는 어린이스포츠센터 대표 A씨가 지난 1월7일 오전 서울 서대문경찰서에서 검찰로 구속 송치, 호송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2022.01.07.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막대로 직원을 잔인하게 살해한 혐의를 받는 어린이스포츠센터 대표 A씨가 지난 1월7일 오전 서울 서대문경찰서에서 검찰로 구속 송치, 호송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2022.01.0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준호 기자 = 만취 상태에서 직원을 막대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스포츠센터 대표에게 1심 재판부가 중형을 선고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안동범)는 16일 오전 살인 혐의로 기소된 스포츠센터 대표 40대 A씨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는 경찰에 세 번에 걸쳐 신고를 했고 첫 번째 신고 당시, 피해자 엉덩이를 때리고 변태가 와서 때린다고 말하는 등 이런 사정을 볼 때 폭력행위를 인식하고 있었다"며 "또 경찰이 출동했을 때 모르는 사람이 와서 행패를 부리고 도망갔다는 식으로 범행을 숨기기 위해 돌려보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사정을 종합해볼 때 음주상태였던 사실만으로 심신미약 상태라고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해 피고인 측의 심신미약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어 "살인은 사람의 존귀한 생명을 침해한 중대한 범죄"라며 "또 A씨는 매우 엽기적이고 잔혹한 범행을 저질렀다"고 중형의 이유를 설명했다.

선고가 내려지자 방청석에 있던 유족들은 재판부와 피고인을 향해 욕설을 내뱉는 등 울분을 토하는 모습을 보였다. 재판이 끝난 이후에도 자리를 떠나지 못한 채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앞서 검찰은 A씨의 결심공판에서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검찰은 "아무런 잘못도 없는 피해자를 엽기적인 방법으로 살해했다"며 "살해하는 영상은 눈 뜨고 보기 힘들 정도고 당시 피해자가 느꼈을 고통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그럼에도 피해자가 사망한 이유가 현장 출동 경찰관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또 피고인은 유족에게 사과하거나 합의하려고 노력도 안 했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반면 A씨 측은 음주로 인한 심신미약을 주장했다.

A씨 변호인은 "피고인은 음주 만취로 기억하지 못하지만 수사부터 재판까지 잘못을 시인하고 있다"며 "당시 피고인은 사건 범행을 위해 술을 마신 것도 아니고 심신미약 상태로 계획적 범죄가 아닌 우발적 범죄였다"고 밝혔다.

또 "피해자와 아무런 원한도 없고, 문제없기에 잔인하게 살해할 이유를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A씨는 지난해 12월31일 오전 스포츠센터 직원 B씨를 폭행하는 과정에서 막대를 고의로 몸 안에 찔러 넣어 장기가 손상돼 결국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음주상태의 A씨가 피해자 B씨 몸을 조르면서 주변에 있던 봉으로 여러 차례 폭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A씨는 B씨의 하의를 벗겼고, 막대기를 찔러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당일 오전 2시10분께 A씨는 "누나가 폭행당하고 있다"며 신고했지만, 출동한 경찰에는 "그런 신고를 한 적이 없다"고 둘러댔다.

현장에는 누나가 아닌 B씨가 있었고, 경찰은 별다른 범죄 정황을 발견하지 못하고 돌아선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7시간이 지난 후 "자고 일어나니 B씨가 의식이 없다"며 신고했고, 경찰에 체포됐다. 이 때문에 유족 측은 경찰의 첫 번째 출동 당시, 대응이 미흡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B씨는 태권도 유단자임에도 당시 큰 저항을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를 진행한 경찰은 "술에 취한 상태로 보이고 범행 10분 전 A씨가 B씨의 몸을 조르는 게 간헐적으로 이뤄져 탈진 상태로 이어진 게 아닌가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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