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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EU 후보국 될까…절차·기간·가능성은?

등록 2022.06.16 17:41:24수정 2022.06.16 17:5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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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이우=AP/뉴시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키이우를 방문한 샤를 미셸 EU 상임의장과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EU 회원국 가입은 국가 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2022.04.21

[키이우=AP/뉴시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키이우를 방문한 샤를 미셸 EU 상임의장과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EU 회원국 가입은 국가 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2022.04.21

[서울=뉴시스] 신정원 기자 =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침공한 지 나흘 만인 지난 2월28일 유럽연합(EU) 가입을 신청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우리의 목표는 모든 유럽인들과 함께 하고 그들과 같아지는 것이다. 우린 그럴 자격이 있다"며 신속 절차를 통한 가입 승인을 요청했다.

4개월여가 지난 오는 17일 EU 집행위원회는 우크라이나에 가입 후보국 지위를 부여하는 것을 권고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27개 EU 회원국이 모두 이에 동의해야 한다. EU 정상들은 오는 23~24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정상회의를 열 예정이다.
 
우크라이나는 EU 가입을 오랫동안 열망했지만 실제 가입해야 하는가와 러시아의 대응은 수 년 동안 논쟁거리였다.

2013년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EU의 궤도로 더 끌어들이는 협정을 EU와 체결하지 않기로 전격 결정한 뒤 친유럽 시위가 벌어졌다. 대신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정권과 더 긴밀한 관계를 추구하는 것을 선택했다. 이듬해 러시아는 돈바스를 침공하고 크름반도를 강제 합병했다.

CNN은 16일(현지시간) 대다수 유럽 국가들의 우크라이나 지지에도 불구하고 EU 가입 소망이 이뤄질 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고 전망했다. 정치적, 절차적 이유로 지금 당장은 적절한 시기가 아니라고 판단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 회원국으로 고려돼야 한다는 EU 집행위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현실화하기까진 수 년, 심지어 수십 년이 걸릴 수 있다고 예상했다.

다음은 그 이유를 포함해 몇 가지 궁금증을 정리한 CNN의 '우크라이나의 오랜 EU 가입 노력이 푸틴을 화나게 할 것 같은 이유' 제하의 보도 내용이다.

EU 가입 절차는

서류상으론 비교적 간단하다. 한 국가가 신청하고 EU위원회(EC)가 판단을 내린다. EC는 새 후보국으로 받아들이기 위한 몇 가지 방법을 제시할 것이다.

우크라이나와 관련해선 2가지 선택지를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약간의 차이점은 있지만 근본적인 내용은 같다. 전쟁이 끝난 뒤에야 제대로 시작할 수 있고, EU 가입에 필요한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는 것이다. 코펜하겐 기준(Copenhagen Criteria)은 3가지 요건을 제시한다. 신청국이 자유시장 경제 체제인지, 국가 제도가 인권 및 EU 가치를 유지하기에 적합한지, 국가가 기능적이고 포용적인 민주주의를 갖고 있는지다.

이 기준을 충족하면 EU 35개에 걸친 협상을 시작할 수 있고, 그 중 마지막 3개는 코펜하겐 기준 일부 영역으로 돌아간다. 그 후 EU 회원국 지도자들이 동의하면 EU 의회 및 각 회원국 정부 입법부의 비준을 받아야 한다.

EU 회원국 입장은

여기서부터 복잡해지기 시작한다. 27개 회원국은 러시아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의 저항을 폭넓게 지지했지만 현재 전쟁 중인 국가가 가입 절차를 시도하도록 하는 것은 많은 문제를 야기한다. 실제 몇 년 동안 가입 절차를 밟고 있으며 국내 정치 불안으로 절차가 지연되고 있는 후보국들이 있다. 터키가 그 중 하나인데, 법치와 인권 후퇴 우려로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다. 전쟁 중인 국가가 절차를 시작하면 유사한 상황에서 중단된 다른 후보국의 반발이 있을 수 있다.

우크라이나가 코펜하겐 기준을 충족하려면 아직 멀었다는 현실적인 지적도 있다. 국제투명성기구의 지난해 부패인식지수에서 우크라이나는 180개국 중 122위에 그쳤다. 비교를 위해, 러시아는 136위다. 또 전쟁이 끝난 뒤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몇 년 간 개선될 지, 악화할 지 장담하기 어렵다.

이런 실질적인 문제 외에 정치적인 이유의 반대도 있다. EU 원년 멤버들은 최근 몇 년 간 법치주의가 후퇴하고 있는 동쪽 국가들로 힘의 균형이 이동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 헝가리와 폴란드가 EU 규칙을 느슨하게 처리해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한 국가가 들어와서 더 많은 것을 갖고 나갈 수 있다는 것을 배우고 있다.

돈 문제도 걸려 있다. 일부 회원국은 막대한 재건 비용 때문에 EU 예산을 대거 소진해야 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반면 다른 일부에선 가입을 놓고 길고 고통스러운 협상을 하게 하는 것은 현 시점에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최선의 방안이 아니라고 지적하고 있다.

얼마나 걸릴까

그것은 전쟁이 끝날 때 우크라이나가 어떤 상태인 지에 달렸다. 종전 후 상당 기간 동안 협상을 시작할 수 있는 기준을 거의 충족하지 못할 수도 있다. 재건 프로젝트와 별개로 다양한 수준의 계엄령과 통행금지령 하에서 운영되는 국가에서 민주주의가 작동하는 국가로 전환해야 한다.

영국 런던 싱크탱크에 따르면 한 국가가 EU에 가입하는 기간은 평균 4년 10개월이다. 불가리아, 루마니아, 폴란드, 슬로베니아 등 선례로 간주할 수 있는 회원국은 모두 평균 대기 기간을 초과했다.

우크라에 EU 가입이란

세계 최대 무역 블록인 EU의 단일 시장 및 관세 동맹의 일원이 되는 것이며, EU 재판소의 보호를 받고 EU 예산에 접근할 수 있다. 또 서방 동맹과 미국 주도의 세계 질서의 일부로 간주되는 국가들의 모임에 매우 명확하게 포함될 것이다.

러시아 반응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하는 것과 같다고 비난했었다. EU가 너무 노골적으로 지정학적으로 변하고 있는 지금 시점에서 반박하기 어려운 지점이다. 러시아는 이미 EU 회원국인 핀란드와 스웨덴의 나토 가입 신청에 대해 매우 격앙되게 반응했다. 우크라이나가 서방 세계 관련 기관에 따뜻하게 수용되는 것을 보는 것은 의심할 여지 없이 푸틴에겐 침략 행위로 보일 것이다.
[소치(러시아)=AP/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소치(러시아)=AP/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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